일자리 부족하니까 창업해라?..."그걸 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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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부족하니까 창업해라?..."그걸 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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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사회통합수석실, 제주지역 대학생 대표와 간담회
일자리 문제에 '시각차', 박인주 청와대 수석 "뾰족한 수 없어 아쉽다"

청년실업 60만 시대, 대학생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단연 '일자리 문제'였다. 그러나, 제주지역 대학생과 정부 관계관은 일자리 문제에 대해 시각차를 보였다.

청와대 사회통합수석실은 19일 오전 11시 제주대학교 국제교류회관에서 제주지역 대학 학생회 대표와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청와대에서 박인주 사회통합수석을 비롯해 이강성 고용노사비서관, 김석원 국민소통비서관, 임재현 국정홍보비서관, 이상복.주일택 행정관, 국무총리실 김영수 사회정책총괄과장, 교육과학기술부 김영곤 대학선진화과장, 황판식 대학장학과장, 중소기업청 이병권 창업진흥과장 등이 참석했다.

제주지역 대학측에서는 정준호 제주대 총학생회장와 정재우 총학생회 부회장, 제주대 각 단과대학 회장, 제주관광대 고나영 회장과 이계준 부회장, 제주한라대 김보림 부회장 등 20여 명도 자리를 함께 했다.

청와대 사회통합수석실과 제주지역 대학생들이 간담회를 갖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정재우 제주대 총학생회장 부회장이 등록금 인하 방안을 주문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이날 대화는 정해진 규칙 없이 학생이 질문하면, 청와대 및 정부 부처 관계관이 답하는 형식으로 해 진행됐다.

제주지역 대학생들은 '등록금 완화 방안', 그리고 '일자리 창출 및 청년실업 해결'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 "청년실업 문제 심각...일자리 부족하니 창업하라고요?"

먼저 정재우 제주대 총학생회 부회장은 "요즘 대학교 진학은 초.중학교와 같이 의무교육처럼 돼 버렸다"며 "취직을 위해 대학생활을 하고 있지만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고결 학생도 "모 교향악단의 경우 티오가 없어서 예산 편성이 안되고, 그러다보니 객원 연주자를 구해서 공연을 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예술 분야 일자리 구하기가 어려움을 토로했다.

정준호 총학생회장은 "청년실업을 호소하는 의견이 많은데, 청년실업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이강성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은 "근본적인 이유는 일자리가 많지 않다는 것"이라며 "대학 졸업생이 한해 56만명인데 학생들이 원하는 일자리는 17만개 정도다. 30만명 정도는 원하는 곳에 가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강성 비서관은 "청년 구직자들이 눈높이를 맞출 필요가 있겠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눈높이를 낮추라는 것은 아니"라며 "정부에서도 미스매치를 줄이려 노력하고 있고, 창업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권 중소기업청 창업진흥과장은 창업을 적극 장려했다. 이 과장은 "학생들이 취직만을 생각하고 있는데, 창업을 생각해 보라"며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진취적 고민이 창의적 사고와 접목됐을 때 새로운 기업이 탄생돼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고 고용효과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에 창업에 적극 나서라는 주문이었지만, 학생들의 공감을 얻기는 어려웠다.

차가운 제주대 인문대학 회장은 "창업한 뒤 대기업에 흡수되거나 대기업 횡포로 망하는 사례가 많다"며 "단순히 걸음마를 떼라는 게 아니라, 그 이후에도 창업 기업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인주 사회통합수석은 "해결방안을 떡하니 꺼내 주지 못하는 게 아쉽고 안타깝다"면서 "정부에서는 문제 해결을 위한 멘토링 시스템을 도입,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서울지역 대학생들과 성공한 어른이 멘티-멘토 관계를 형성해 창업이나, 일자리, 진로, 장학금 문제 등에 대해 컨설팅과 상담을 하고 있다"며 "제주에도 멘토링 시스템을 가동하는 것을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사회통합수석실과 제주지역 대학생 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차가운 학생. <헤드라인제주>
청와대 사회통합수석실과 제주지역 대학생 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임재현 국정홍보비서관. <헤드라인제주>
청와대 사회통합수석실과 제주지역 대학생들이 간담회를 갖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박인주 사회통합수석. <헤드라인제주>

# "등록금 낮춰주면 안되나요? 국가장학금 내년에도 줘요?"

대학 등록금과 관련해 학생들은 이를 낮출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며, 국가장학금이 지속적으로 지원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재우 제주대 총학생회 부회장은 "등록금이 단연 이슈다. 제주대의 경우 올해 인하하기로 해 어느정도 해결됐지만, 근본적인 등록금 완화 방안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에 황판식 교과부 대학장학과장은 "정부에서는 등록금 산정시 학생대표가 30% 이상 참여하게 한다든지, 회의록을 공개하도록 하는 등의 방안을 유도하고 있다"며 "앞으로 등록금이 투명하게 산정되는 절차를 거치게 되면 좋은 방향으로 갈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정준호 총학생회장은 "올해 국가장학금 1조7000억원 정도가 지원돼 다행이지만, 내년이나 내후년에도 계속 지원될 수 있을지, 이 제도가 포퓰리즘이 되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우려에 황 과장은 "국가장학금 뿐만 아니라 정부에서는 국가우수장학생 사업이나 학자금 대출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는 말로 갈음했다.
 
한편 제주대 국제교류회관에서 간담회를 마친 이들은 사려니숲길로 자리를 옮겨 대화 시간을 가졌다. <헤드라인제주>

청와대 사회통합수석실과 제주지역 대학생들이 간담회를 갖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청와대 사회통합수석실과 제주지역 대학생 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최영현 보건복지보좌관. <헤드라인제주>

<조승원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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