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창출 '담판'..."그냥 구걸하는게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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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창출 '담판'..."그냥 구걸하는게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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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지사, 일자리 창출 모색 '다음서비스' 방문..."공생합시다"
심각한 청년 고용시장..."직원채용 늘리고 윈-윈 전략 찾자"

올해안에 제주지역 청년취업자를 4만5000명 수준으로 확대하겠다고 공언한 제주도정이 새해 벽두부터 승부수를 띄웠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기업의 관계자를 일일이 방문하며 일자리 창출 방안을 모색하는 계획을 세운 것.

6일 오후 2시 30분 제주시 노형동 소재 (주)다음서비스를 방문해 업체 대표자들과의 간담회를 가진 우근민 제주지사는 다소 정제되지 않은 표현을 사용하면서 일자리 창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우 지사는 "다음서비스가 더욱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줘야한다"고 당부하며 "거지가 된 기분으로 '제발 도와주십시오' 하는 마음에서 왔으니 꼭 도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듣기에 따라 다소 거북스런 어감일 수 있지만, 그만큼 일자리를 늘리는데 대한 절박함을 드러낸 것이다.

6일 다음서비스를 방문한 우근민 제주지사와 청년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6일 다음서비스를 방문한 우근민 제주지사와 청년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6일 다음서비스를 방문한 우근민 제주지사가 기업 대표자들과 간담회를 갖고있다. <헤드라인제주>
이날 간담회에는 박대영 다음서비스 대표를 비롯해 양영오 제주발전연구원장, 공영민 제주도 지식경제국장, 취직준비 청년 등이 함께 자리해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구체적인 논의가 오갔다.

(주)다음서비스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의 인터넷검색 품질을 관리하고, 검색 콘텐츠 제작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업체로, 지난 2007년 본사인 (주)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보다 세부적인 업무 분담을 위해 별도로 마련된 회사다.

특히 지역 인력을 채용하는데 있어서 앞장서고 있는 기업으로 눈길을 끈다. 현재 다음서비스의 직원 400명 중 제주 출신은 361명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지난해에도 106명의 제주출신 직원을 신규로 채용한 바 있다.

우 지사는 "(주)다음이 제주지역에는 정말 많은 도움을 주고있다"며 "지난번에 도지사 취임하고 제일 먼저 찾아간 곳도 다음커뮤니케이션이었다"며 애정을 과시했다.

그러면서 "직접 이 자리에 찾아온 것은 직원을 많이 뽑아달라고 부탁하기 위해서다"라며 "그래도 직접 찾아왔는데, 올해 10명 모집하려던 것을 15명 정도로 해줘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우 지사는 "거지가 된 기분으로, 도와주십시오 하는 마음에서 왔다"며 "밥 한 숟가락 못 줄지언정 거지 쪽박을 깨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간담회 자리에서는 웃음이 터져나왔지만, 우 지사는 청년 고용시장의 심각성을 재차 설명했다.

그는 "학생들이 취직을 못하고 집에 있으면 학비를 타 쓰는 아이들의 심정이나 이를 바라보는 부모의 심정이 얼마나 답답하겠나"라며 "올해는 청년들의 취직에 올인하려 한다"고 밝혔다.

우 지사는 "청년이 취직을 못하면 장가나 시집을 가지 못할 것이고, 결혼을 해도 마땅한 일자리가 없으면 아이를 낳는게 부담스러울 것"이라면서 청년 실업의 문제가 사회 전반적인 악영향을 끼친다고 강조했다.

다음서비스를 방문한 우근민 제주지사. <헤드라인제주>
6일 다음서비스를 방문한 우근민 제주지사가 기업 대표자들과 간담회를 갖고있다. <헤드라인제주>
간담회에 참석한 다음서비스 관계자들. <헤드라인제주>
6일 다음서비스를 방문한 우근민 제주지사와 청년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이어 우 지사는 "다음에서 직원을 많이 뽑아달라"고 거듭 당부하며 "직원을 많이 뽑되 그냥 뽑아달라는 것이 아니라 윈-윈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이 인원을 더 뽑고 싶어도 못 뽑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시설이 부족하다던가, 임대료가 부족하다던가 하는 문제가 있는데 행정이 이런 지원을 해주면 일자리를 더 만들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일전에 방문했던 쑥 공장의 예를 들면서 '공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 지사는 "작년에 외도에 가니까 쑥을 뜯어다가 떡을 만들어 진공포장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업체가 있더라"며 "그런데,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이 70~80대 노인들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업체 입장에서는 사람들을 얼마든지 더 뽑아서 쓰고 싶어했지만, 시설이 너무 좁아서 사람을 더 못쓴다고 했다"며 "이런 것을 행정이 도와주면 그게 윈-윈이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우 지사는 "우리는 다음을 돕는게 아니라 공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업이 제주도 식구를 써주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우리의 도리를 다 하겠다는 생각을 갖고있다"고 피력했다.

이에 다음서비스 관계자는 "올해 6월달쯤에 본사가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로 이전할 계획을 갖고있다"며 "본사가 이전되면 간접적인 채용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본사를 이전하게 되면 오등동에 있는 사무실에는 250명 정도가 근무하고, 과학기술단지에는 450명이 근무하게 된다"며 "또 사옥을 짓게 되는데, 이를 위해 셔틀버스 운전자, 건물 관리자 등의 충원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음이 제주로 내려온 것은 앞으로의 제주가 지닌 가치가 컸기 때문"이라며 "올해 회사가 10% 성장하면 10%의 인력도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답변에 우 지사는 "실질적으로 몇 명의 채용 인원이 늘어나게 되겠나"라고 보챘고, 다음 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몇명이라고 잘라 말하지는 못하겠지만, 계획보다 많은 인원이 채용될 것 같다"고 답했다.

우 지사는 40여분간의 간담회를 마친 후 자리를 뜨면서도 기업 관계자들에게 "굳이 배웅나오지 않아도 좋으니 대신 채용 인원을 1명 더 늘려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한편, 우 지사는 이날 다음서비스 방문을 시작으로 이달 중에 제주도내 청년 선호기업 12개소를 방문하게 된다. <헤드라인제주>

6일 다음서비스를 방문한 우근민 제주지사. <헤드라인제주>
6일 다음서비스를 방문한 우근민 제주지사와 청년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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