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농사꾼의 눈물..."한미FTA 막아내자"
상태바
젊은 농사꾼의 눈물..."한미FTA 막아내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미FTA 철회 촉구 제주시민 촛불문화제

주말을 맞아 많은 이들이 모이는 제주시의 중심가이자 만남의 거리인 제주시청에 촛불을 손에 든 시민들이 한미FTA 철회를 외치며 하나 둘 모여들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의장 김장택)을 비롯한 제주 농민들과 한미FTA를 반대하는 제주도내 시민사회단체들은 17일 오후 7시 제주시청 조형물 앞에서 한미FTA 비준안 철회를 촉구하는 제주시민 촛불문화제를 가졌다.

제주 농민들과 한미FTA를 반대하는 제주도내 시민사회단체들이 17일 제주시청 조형물 앞에서 한미FTA 철회를 촉구하는 촛불문화제를 갖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제주시민들이 손에 촛불을 들고 자리를 함께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김장택 전국농민회 제주연맹 의장을 비롯해 제주 곳곳에서 몰려온 농민들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 그리고 제주시민 등 100여명이 손에 촛불을 들고 자리를 함께했다.

노래꾼 최상돈의 노래로 막을 올린 촛불문화제에는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의 공연 등으로 진행됐다.

이어 장하나 해군기지 백지화 읍면동 대책위 사무처장은 김광규 시인의 '생각의 사이'라는 시를 낭독하기도 했다.

장 사무처장의 시 낭독이 끝난 후 문화제의 열기가 뜨거워져갈 무렵 한미FTA 철회를 촉구하는 참가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첫 발언에 나선 양지호 민주노총 제주본부 도립예술단지회 사무처장은 "한미FTA에 반대하는 지금의 촛불을 모아 정부에 우리의 뜻을 알리고 시민들에게 나아갈 길을 밝혀주는 횃불을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 지회장은 "지금 이 자리에 모인 시민들과 거리를 걸어가는 시민들 모두 촛불의 의미를 잘 알고 있지만 국회와 청와대에 계신 분들은 촛불의 의미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면서 "그 촛불의 의미를 모르는 정치인들이 지금의 문제를 만들어 낸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제 촛불의 의미를 아는 사람들이 99%의 농민과 국민의 뜻을 펼쳐나갈 수 있도록 우리가 힘을 모아야 한다"면서 "비록 작은 촛불이지만, 이들이 모이게 된다면 모든 이들에게 가야할 길을 알려줄 수 있는 횃불을 만들 수 있다"면서 많은 이들이 한미FTA 반대와 한나라당 심판을 위해 함께 해 줄 것을 촉구했다.

손에 촛불을 들고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어린이. <헤드라인제주>
한미FTA철회 촉구 제주시민 촛불문화제가 진행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촛불문화제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 노래꾼 최상돈. <헤드라인제주>
# "한미FTA가 젊은 농사꾼의 미래와 꿈을 앗아가"

양 지회장에 이어 남원에서 감귤농사를 짓고 있는 남원농민회 회원 고용규씨(36)가 발언에 나섰다.

올해로 5년째 감귤농사를 짓고 있다는 젊은 농사꾼인 고씨는 "한미FTA가 젊은 농사꾼의 미래와 꿈을 앗아가버렸다"면서 강한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

고씨는 "한나라당이 기습적으로 한미FTA를 통과시켰다는 내용을 들으면서 정치인들은 우리 농민들을 버려도 되는 사람들로 여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면서 "그렇지 않고서야 우리 농민들을 모두 죽음으로 내모는 한미FTA를 통과시켰을 리 없다"고 피력했다.

이어 "지난 몇년간 정부는 21조원을 풀어 한미FTA에 대응할 수 있는 농업경쟁력을 갖추라고 했다"며 "하지만 과연 우리나라 농민들이 죽을 듯이 노력한다고 해서 미국의 농산물과 경쟁할 수 있겠느냐"역설했다.

고씨는 "미국의 농사 경작지가 대한민국의 98배에 이르고 미국농민 1인당 경지가 우리나라 농민의 58배에 이른다"면서 "현재 관세를 304%나 매기고 있는 미국 감자는 우리나라 감자 가격의 절반도 안되고 50%의 관세를 받는 미국 콩은 우리나라 콩 가격의 8.8%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미국 오랜지 역시 50%의 관세를 받지만 우리 감귤 가격의 76%정도밖에 되지 않는 상황에서 미국 캘리포니아에선 지금 우리나라 시장을 노리고 우리 감귤과 비슷한 품종을 전략적으로 재배하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농가가 경쟁이 되겠느냐. 경쟁을 하라는 것은 우리 농민들을 죽이라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고씨는 "올해 36의 젊은 농사꾼에게 한미FTA는 미래를, 그리고 꿈을 앗아가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면고 성토하면서 격해진 감정으로 인해 말끝을 흐렸다.

한동안 심호흡을 하면서 감정을 가라앉힌 고씨는 "비가 오기 위해서는 구름이 모여야 하듯이 농민들을 모조리 죽음의 벼랑 끝으로 내모는 위정자들을 심판하는 벼락이 치기 위해서는 비구름이 몰려들어야 한다"며 "지금 이자리에 모인 분들과 전국에서 한미FTA에 반대하며 목소리를 내고 있는 분들이 바로 비구름들로, 우리의 힘을 모아 반드시 한미FTA를 막아내자"고 호소했다.

한편, 이날 농민들과 제주시민들은 한미FTA를 반드시 막아낼 것을 결의하고 노래 '아침이슬'을 부르며 촛불문화제를 마무리했다. <헤드라인제주>

장하나 해군기지 백지화 읍면동 대책위 사무처장은 김광규 시인의 '생각의 사이'라는 시를 낭독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젊은 농사꾼 고용규씨가 한미FTA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김두영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수정
댓글 1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외국품 안 쓰기 운동 부터 2011-12-18 10:02:31 | 14.***.***.79
외국농산물 안 사먹기, 외국상품 안 쓰기 캠페인을 벌여야 할 것 같은데.
그러면 FTA는 형식적인 것으로 되어 자연적으로 무산 되는 것이 않일까?
일본 나까소네 수상은 "외국물건 삽시다." 라고 켐페인 벌여도 안 사먹으니 미국대통령은 "나까소네는 쑈를 한다"고 했다. 나까소네 수상은 "내가 소를 물가고 이끌고 갔는데 소가 물을 안 먹는 걸 나보고 어쩌라고" 했던 일이 몇년전에 있었는데, 국민정신부터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