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장으로 변한 성산항..."행정은 책임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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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장으로 변한 성산항..."행정은 책임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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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항 쓰레기 처리, 행정기관 싸움에 주민들 불편

지난 8월경 버려진 쓰레기가 아직까지도 처리되지 않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포항에 무단 투기된 불법 쓰레기가 제때 수거되지 않으면서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해안 방파제와 부둣가 등에서는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가 쉽게 발견되고 있다. 또 모래 하역 후에 청소을 하지 않아 성산항이 모래 먼지와 흙탕물로 뒤덮였다.

정박된 어선 앞에는 각종 생활쓰레기와 어선에서 사용하는 어업 도구 및 해양 쓰레기가 버려져 있었다.

지난 8월 수협 염장 탱크 주변 쓰레기는 처리 됐지만, 오일집하장 창고 옆 쓰레기는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성산항 이용자가 한해 100만 명을 넘고 있는데도 쓰레기로 넘쳐나고 있는 것이다.

관광객 이상하씨(42.포항)는 "성산포항 주변 환경이 너무 지저분하고 산만해 배에서 내릴 때까지 상상했던 제주의 청정이미지가 싹 달아나 절로 눈살이 찌푸려졌다"며 "관광객이 대거 유입되는 길목인데도 불구하고 항구에는 모래 먼지와 모래 웅덩이가 있어 항만 관리와 정비가 너무 소홀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주변에서 상가를 운영하는 이모씨(45)는 "쓰레기 문제의 근본적 해결과제는 어민들의 버리는 습관에 있다"며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 몰래 내다버리는 심리상태부터가 범죄 차원과 다르지 않다는 점을 일깨우고, 버리는 습관부터 바로 세우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지방자치단체 및 관할청에서는 업무영역 밖, 인력부족 등의 이유로 쓰레기 수거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서 성산항이 쓰레기장으로 변해가고 있다.

서귀포지역 쓰레기 수거를 담당하고 있는 관계자는 "해안 방파제 등은 항만부지여서 소관부서가 아닌 만큼 쓰레기 수거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해양 쓰레기 방치에 대해서는 처리 책임에 대한 관련법이나 규정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행 폐기물 관리법은 가정생활 쓰레기는 지방자치 단체장이 의무적으로 수거해 운반하도록 하고 있지만, 해양 쓰레기의 처리에 대해서는 규정하지 않고 있다.

쓰레기장을 방불케하는 성산항의 모습은 사소한 행위가 발생했을 때 이를 처리하지 않으면 더 큰 행위로 발전한다는 내용의 '깨진 유리창 이론'으로 설명된다.

공중 화장실이 더러워졌을 때 속히 청소하면 다른 이용자도 깨끗하게 사용하지만, 이를 방치하면 다른 이용자들도 같이 더럽게 사용하게 된다는 뜻이다.

공터에 작은 쓰레기가 돌아다니면 그곳은 금방 쓰레기장이 된다. <헤드라인제주>

어선 앞 생활 쓰레기 등이 방치돼 있다. <헤드라인제주>
모래 하역후에 청소을 하지 않아 모래 먼지 및 흙탕물이 된 성산항. <헤드라인제주>

<고기봉 시민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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