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버스'는 아깝고, 2000억 '트램'은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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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버스'는 아깝고, 2000억 '트램'은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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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버스증차에 '인색 트램도입은 '펑펑'..."기준이 뭐죠?"

제주도민들이 대중교통에 대한 불편함을 호소하는 것은 하루 이틀일이 아니다. 버스의 순환 노선이 한정돼 있고 배차간격이 너무 길기 때문이다.

버스운수 업체는 나름대로 운영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시민들이 모두 자가용을 끌고 다니기 때문에 버스를 타는 이들이 적어 도저히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제주지역 대중교통 문제.

시민들은 경제적 여유가 넘쳐서가 아니라 교통이 불편해 어쩔 수 없이 차량을 구입하고 있고, 이로 인해 제주의 자가용 보유량은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대중교통 시스템 개편'을 계획중에 있다. 교통체계 개편 TF팀을 별도로 꾸리고, 27일 그 방안을 제안했다.

TF팀이 버스의 증차와 노선 개편을 골자로 제안한 개편방안은 총 세가지다. 그런데, 제주도는 세가지 안 모두 '재정상의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버스의 막차시간을 늘리고 공영버스를 증차하는 첫번째 안에서도, 버스를 간선과 지선 도로로 나누는 두번째 안에서도, 시내.외버스를 '준공영제'로 변경하자는 세번째 안에서도 모두 '재정부담'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정확한 수치가 제시되지는 않았지만 첫번째 안과 두번째 안은 약 100억내외, 세번째 안은 280억 내외의 재정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빚더미에 올라있는 제주의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금액일 수 있으나 당초 '획기적인 교통체계 개편'을 시사했던 것에 비해 다소 움츠려든 방안이 제시됐다.

여기서 제주도가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신교통수단 '트램(Tram)'을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올해 중순까지만 해도 경제적 타당성이 없다는 이유로 '폐기'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됐던 트램은 최종용역 보고에서 가까스로 경제적 타당성을 확보해 사업 추진의 명분을 마련했다.

노선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으나 트램이 도입되는데 소요되는 예상 비용은 2000억원 내외다. 국비 지원을 받는다 해도 제주도가 져야 할 부담은 700~800억원 가량이다.

아직 도입 여부에 대한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행보를 봤을때 제주도는 사업에 '의지'를 갖고 트램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100억원을 들여 버스노선을 개편하는데 재정상의 부담을 표한 것과는 다소 상반된 모습이다.

'버스'는 제주 대중교통의 현실이다. 자가용으로 가면 20분이면 갈 거리를 버스를 타면 1시간이 넘게 걸린다는 시민들의 하소연은 괜한 소리가 아니다.

이에 반해 '트램'은 제주 대중교통의 미래라고 볼 수 있다. 도입이 결정된다 하더라도 트램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시기는 4~5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제주도는 현재 도민들이 불편함을 겪고있는 문제의 해결에는 인색함을 보이면서, 불확실한 미래에는 '거한 배팅'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램이 제주도에 경제적인 숨통을 틔워준다면 모를까, 간신히 경제성을 확보한 트램도 적자난의 우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기준없는 변화를 시도하는 제주의 대중교통. 과연 미래의 모습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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