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흐리지 마!"...'시장님' 발언 적절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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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 흐리지 마!"...'시장님' 발언 적절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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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문화의 거리' 반발에 김병립 시장 '쓴소리'
홍보없이 추진된 거리 활성화 사업...자성의 목소리는?

제주시가 제주시 삼도1동 옛 제주대학교 병원 인근의 상권을 살리기 위해 '문화예술의 거리'를 카드로 꺼내들었다.

'문화예술의 거리'란 지역주민과 건물주 등이 동참해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이 상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건물 임대를 싸게 내주고, 간판을 새로 달아주는 등의 지원을 통해 예술인들이 모여들게 한다는 것이다.

7일 오전 간부회의를 주재하는 김병립 제주시장. <헤드라인제주>

이로 인해 거리의 볼거리가 자연스레 늘어나게 되고, 결과적으로 관광객의 발걸음도 이어질 것이라는게 제주시의 구상이다.

제주시의 희망찬 바람과는 달리 일부 지역주민들은 이를 마뜩치않게 생각하고 있었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게 주 이유였다.

지난 4일 오후 만난 한 지역상인은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지금 중요한 것은 옛 제주대병원 건물의 활용방안을 찾아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도 "지금 비어있는 건물은 제주대병원 건물 활용방안만 마련되면 자연스럽게 메워질 것"이라고 단언하며 "근본적 원인만 해결되면 될 일을 제주시가 헛돈을 쓴다"고 꼬집었다. (관련기사 <'문화예술의 거리' 조성?..."정작 중요한건 몰라?">)

그런데, 이 같은 주민들의 반응에 대해 김병립 제주시장은 '쓴소리'를 던지며 불쾌함을 토로했다. 잘 해보려는 사업인데 분위기를 흐린다는 것이다.

김 시장은 7일 오전 확대간부회의 자리에서 "옛 제주대학 병원의 활용대책이 없기에 문화의 거리라도 만들어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켜보려는데, 일부 시민들이 분위기를 흐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해서라도 노력해 보려는 것 아니냐"며 "시민들이 재정낭비 등을 이유로 비꼬듯이 말하는데 관계 공무원들이 더욱 홍보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주민들에 대한 섭섭한 감정을 여실히 드러낸 발언이었다. '문화예술의 거리' 아이디어가 김 시장 본인에게서 나온 시책이라는 점도 섭섭함을 키웠을 것으로 보여진다. (관련기사 <옛 제주대병원 주변에 '전통 특화거리' 들어서나? >)

그러나, 결과적으로 봤을때 이 발언이 적절했는지는 고개를 갸웃거릴수 밖에 없다.

옛 제주대병원 문제를 해결짓는 것이 우선이라는 시민들의 의견도 충분한 일리가 있을 뿐더러, 문화예술의 거리에 대한 홍보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주시가 두 차례에 걸쳐 주민설명회를 거쳤다고 했지만, 많은 지역 주민들은 관련 내용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인근 15개 업소 중에서 4곳의 영업주만 관련내용의 대략적인 부분만 겨우 알고있을 뿐이었다.

주민설명회에는 지역 상인들은 거의 없었고 빈 건물의 건물주나 지역 자생단체장만 참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거리가 바뀌면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이들이 상인들임에도 이들은 초대받지 못했다.

이러한 와중에 "주민들이 분위기를 흐리고 있다"는 발언이 나온 것은 적절한 것이었을까.

이 발언에 앞서 "왜 주민들을 대상으로 충분히 홍보가 되지 않았냐"는 자성의 목소리가 먼저 나왔어야 했던 것은 아닐까.

'문화예술의 거리' 조성과 관련해 우려를 표하고 있는 지역주민들. <헤드라인제주>

마음먹고 도와주려는데 불만을 터뜨리는 주민들을 보면 제주시도 답답하기는 했겠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행정의 입장일 뿐이다.

주민들의 입장에서 새로운 사업은 그냥 한번 시도해보고 안되면 어쩔 수 없는 식의 사업이 아니라 자신들의 생계를 담보로 내건 사업이다.

주민들에 대한 섭섭함은 주민들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과정을 충분히 거친 후에 털어놨어도 충분했다. 그때도 주민들이 반발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현 상황은 앞뒤가 뒤바뀐 모양새다.

이제야 첫 걸음을 뗀 '문화예술의 거리'가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사업이 성공을 하건 실패를 하건 지역주민들을 위해 시행하는 사업이라는 사실은 잊지말아야 하지 않을까.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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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두마 2011-10-09 14:55:27 | 112.***.***.75
이 인간도 불통이구만!!
대체 이 병신같은 것들은 왜 섬안에선 큰소리만 치고,
나가면 입도 뻥긋 못하는건데??
니 대가리에서 나온 게 오죽하겠냐.
머리 딸리면 지역민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지...
병신꼴깝을 하고 자빠졌구만!


시민 2011-10-09 09:15:50 | 220.***.***.89
일부시민은 제주시민 아닌가요 ? 시장님 말씀이 어찌 ㅠㅠ

이거야 원 2011-10-07 18:48:30 | 211.***.***.169
김병립 시장님 말씀이 갈수록 개념없어지네요
무기계약직도 그렇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