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시티투어 버스' 첫 발..."타보니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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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시티투어 버스' 첫 발..."타보니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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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관광자원' 대체로 반색...개선 제안도 '속속'
낡은 버스 승차감 '툴툴'..."식사할 곳 없어요" 하소연

제주시내 곳곳의 관광지를 한 장의 승차권으로 둘러볼 수 있는 '시티투어 버스'.

이미 서울과 부산 등의 대도시는 물론 경주, 삼척 등의 관광도시에서도 운행되고 있는 '시티투어 버스'가 제주에도 도입됐다.

그동안 패키지 여행이 아닌 개별적으로 방문한 관광객들을 대상으로는 정형화된 관광코스가 없었던 터라 뒤늦게나마 버스를 도입한 데 대해서는 대부분 반색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시범적으로 운행되고 있는 시티투어 버스는 앞으로 개선해야 할 여지를 남기고 있는 모습이다.

이달부터 제주시내 관광지를 둘러보는 '시티투어 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 시티투어 버스' 정류장 표식. <헤드라인제주>
'제주 시티투어 버스'를 이용하는 탑승객들. <헤드라인제주>

# 첫 출발 '제주 시티투어 버스'는?

휴일인 3일 오전 많은 시민들이 시티투어 버스에 몸을 실었다. 아직 대외적인 홍보는 활발히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 이날 탑승객들은 제주시민들이 대다수였다.

시티투어 버스는 오전 9시 첫차를 시작으로 오후 6시까지 매시각 제주시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해 하루 10회 운행된다.

운행코스는 별빛누리공원, 한라생태숲, 사려니숲길입구, 돌문화공원, 절물자연휴양림, 노루생태공원, 제주항 부두, 동문시장과 서문시장, 용두암, 제주공항 등 총 16개소.

이 곳을 둘러보는데 드는 비용은 성인 1인당 단돈 5000원이다. 1시간 간격으로 각 정류장을 도는 버스는 한장의 승차권을 구입하면 하루종일 탑승이 가능하다.

가령, 돌문화공원을 방문하고 싶은 관광객은 버스에서 내려 1시간 내지 2시간 공원을 둘러본 후, 다음 버스를 타고 시내로 내려오면 된다. 초.중.고교생이나 장애인 등은 3000원이면 승차권을 구매할 수 있다.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버스에 탑승한 시민들도 시티투어 버스 운행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제주시민 김영자씨(71)는 "이미 가봤던 관광지들이지만 버스표 한장에 갈 수 있게끔 만들어놓은 것을 보면 생각을 참 잘 한것 같다"며 "돈도 적게들어 제주에 처음 오는 관광객들이 더 좋아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부천에서 왔다는 강영애씨(32)도 "제주라는 이름에 비해 너무 늦게 시작된 것 같다"며 "지금이라도 시도하려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 부족한 관광지 설명..."여기는 뭐하는 곳?"

그런데, 일부 시민들은 시티투어 버스의 운행을 반기면서도 '그러나'라는 접속어를 달았다.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들이 많다는 지적이다.

먼저 각 관광지를 안내해주는 시스템이 너무 부족하다고 하소연했다. 16곳을 돌지만 이곳이 어떤 곳인지에 대한 설명은 너무 부족하다는 평이다.

버스의 입구에는 조그마한 안내팜플렛이 비치돼 있다. 이 팜플렛에는 버스의 운행코스와 도착예정시간, 각 관광지의 관람시간 등이 기재돼 있다.

하지만, 해당 관광지가 어떤 곳인지 설명하는 내용은 없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관광객들은 관광지의 이름만 보고 '이런 곳이겠거니' 예상할 수밖에 없게된다.

이날 부인과 함께 버스에 오른 제주시민 김영철씨(63)는 첫 코스인 별빛누리공원을 보며 "이 곳은 뭐하는 곳이냐"고 되물었다.

그는 "공원이름에 별빛이라고 써져있는 것을 보면 밤에 별을 보거나 하는 곳 같기는 한데, 설명이 없으니 알 수가 없다"며 "관광객들을 위해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관광지에 도착하기 직전에는 버스내 방송을 통해 해당 관광지의 간략한 정보가 소개된다. 이 방송은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4개 국어가 차례차례 흘러나온다.

문제는 버스의 엔진 소리에 묻혀 방송의 내용도 뚜렷하게 들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조용히 귀를 기울여야 어렴풋이 내용을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다.

'제주 시티투어 버스' 안내 팜플렛과 일일 승차권. <헤드라인제주>
3일 오전 많은 관광객들이 '제주 시티투어 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 시티투어 버스' 창 밖으로 보이는 '사려니숲길'. <헤드라인제주>
이달부터 제주시내 관광지를 둘러보는 '시티투어 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 낡은 버스...승차감은 '글쎄'

버스가 다소 낡아 승차감이 좋지 않다는 점도 문제시됐다.

현재 시티투어 버스는 예비용 공영버스 2대를 이용해 운행되고 있는데, 이 버스의 연식이 만만치 않은 것이다. 승차감은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시내버스와 거의 비슷하다.

안내방송이 버스 엔진 소리에 묻히는 것도 이와 연결된다.

특히, 다른 도시의 시티투어 버스는 고급형 리무진 버스나 독특함을 살리기 위한 2층 버스를 도입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비교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강영애씨는 "처음 시티투어 버스를 만들었다길래 고급 버스 이미지를 생각했었는데 조금 의외였다"며 "구불구불 산길을 올라가는데 버스가 편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제주시민 강태수씨(28)는 "버스의 외관을 조금 더 신경썼다면 좋았을 것 같다"며 "버스를 예쁘게 꾸민다면 사람들의 관심을 더 끌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 중산간 청정 관광지..."식사할 곳이 없네"

코스의 변경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현재의 코스는 대부분 야외활동을 위주로 구성돼 있어 겨울철이나 비가 오는 날씨에는 탑승객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해진다.

또 첫 정거장인 별빛누리공원, 중산간 지역의 한라생태숲, 사려니 숲길, 돌문화공원, 절물자연휴양림, 노루생태관찰원, 4.3평화공원까지 식사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은 큰 약점이다.

아침일찍 나와 버스에 올라타도 점심시간이 되면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제주시내권으로 내려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4.3평화공원의 다음 정거장은 제주항이다.

이날 돌문화공원을 방문했던 김영자씨 일행도 공원 관람 후 바로 종점으로 내려왔다. 점심을 해결하기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 이유였다.

하다못해 거꾸로 돌아가는 노선 하나만 추가돼도 훨씬 이용이 편리하지 않겠냐는 제안도 이어졌다.

한 시민은 "버스를 타고 봉개쪽까지만 내려와도 점심을 해결하고 다시 올라갈 수 있지 않겠나"라며 "오후 3시부터 개장하는 별빛누리공원도 코스상 첫번째 관광지로 돼 있는데, 버스가 거꾸로 돌면 이용하기 편해질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제주시 관계자는 "아직 시범운행 중이라 분명 개선되는 부분은 있을 것"이라며 "오는 11월까지 1차 시범운영하고, 내년 3월부터 5월까지 2차 시범운영기간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제 막 첫발을 뗀 '시티투어 버스'. 제주를 대표하는 관광자원이 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지적사항을 새겨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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