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증인 줄줄이 '불참'...의혹 제대로 규명될까
상태바
핵심증인 줄줄이 '불참'...의혹 제대로 규명될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초점] 해군기지 의혹규명 행정사무조사 23일 첫 증인신문
'이중협약-크루즈 동시접안' 중점조사...증인 20명 중 6명 불참

제주해군기지 문제와 관련해 제기되는 일련의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행정사무조사의 첫 증인신문이 23일 이뤄진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주요 증인들이 잇따라 불참할 것으로 보이면서, 제대로운 의혹규명이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행정사무조사를 수행하는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위성곤)는 23일 회의를 열고 해군기지 관련 의혹과 관련한 증인들을 차례로 불러 질의답변을 갖는다.

이날 회의에서 중점 점검할 조사대상은 2009년 4월 제주특별자치도와 국방부, 국토해양부 3자간 체결된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기본협약서'가 왜 제목을 달리하는 방법으로 이중으로 체결됐는가 하는 문제다.

여기에 기본협약서 내용에 포함된 크루즈 2척 동시접안이 가능한지 여부에 대한 조사도 이뤄진다.

이 조사에 증인으로 채택된 사람은 모두 20명.

그러나 실제 6명이 불참하게 되면서 14명만이 참여한다.

그것도 이중협약 체결과 직접적 관련이 있는 김태환 전 제주지사를 비롯해 정종환 전 국토해양부 장관, 이상희 전 국방부 장관은 출석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정종환 전 장관과 이상희 전 장관은 사유서 마저도 제출하지 않고 불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는 박용현 제주특별자치도 도시디자인본부장과 허삼영 전 항만개발과장은 국정감사 출석 등의 문제로 참석하지 못한다고 사유서를 제출했다.

결국 해군측이나 정부측 관계자는 전혀 참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우근민 제주지사를 비롯해 제주도의 관계 공무원을 중심으로 한 증인 조사가 이뤄지게 된 것이다.

사진은 21일 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가 해군기지 사업현장에서 해군기지사업단으로부터 현황 보고를 받는 모습. <헤드라인제주DB>

#기본협약서 이중 체결, '의도성' 밝혀낼까?

문제는 출석하는 증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오전에는 '이중협약'의 문제가, 오후에는 '크루즈 동시접안' 논란이 중점 조사된다.

그런데 이중협약 체결 문제의 경우 '민군복합형 관광미항'과 '제주해군기지(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란 두가지 제목으로 작성된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의도성'을 밝혀내야 하는데, 서명한 당사자 3명(김태환 전 지사, 이상희 전 장관, 정종환 전 장관)이 모두 불참하면서 '경위'를 확인하는데 그칠 공산이 크다.

김태환 전 지사는 이날 불참을 통보하면서, "지난 기자회견에서 밝혔듯이, 여론을 호도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제주도는 '민군복합항'을, 국방부는 '제주해군기지'를 고수하면서 불가피하게 국무총리실 주재로 2가지 제목의 협약서를 체결했다"면서 "더욱이 제주특별법을 통해 '민군복합항'을 명시하면서 법적지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박영부 전 서귀포시장과 김대훈 전 자치행정과장을 대상으로 조사를 하더라도 김 전 지사의 답변과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증인을 대상으로 한 질의답변이 자칫 겉돌기를 할 경우 '소명'을 듣는 차원에서 마무리될 공산도 없지 않다.

'뻔한 결론'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기본협약서를 이중으로 체결하게 한 목적이 '도민의 여론을 호도하기 위한 기만책'의 목적이었다는 것을 밝혀낸다면 정부에 도덕성 문제를 제기하며 강하게 압박하는 기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크루즈 동시접안 허구성, '결정적 근거' 내밀까?

오후 회의에서는 '크루즈 동시접안' 문제가 중점 조사된다.

기본협약서에서는 15만톤급 크루즈 2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세계적 규모의 크루즈항을 건설한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으나, 설계상 나타난 실제 접안시설의 선회장 규모는 직경 520m로 돼 있기 때문이다.

이는 8만톤급 크루즈 1척이 접안하는 것을 목표로 한 제주외항 크루즈항의 선회장 직경 510m와 비슷한 규모다.

이 논란은 현재 우근민 지사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의구심을 표하면서 '자체검증 TF팀'까지 구성해 가동하고 있어, 증인으로 채택된 우 지사와 도의회의 입장은 크게 엇갈리는 부분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도의회가 자체적으로 분석하거나 조사한 결과의 데이터를 제시하거나, 동시접안이 '허구'라는 결정적 단서를 내놓을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이의 결론이 진전된 내용으로 귀착되기 위해서는 도의회가 추가적인 근거를 제시할 수 있느냐 여부가 관건이다.

크루즈항 선회장 규모의 적절성 논란에 있어서도 도의회가 결정적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이미 국토해양부와 국방부에서는 지난 16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주해군기지 소위원회 회의에서 "가능하다"는 내용의 설명을 한 상황이다.

막연히 "불가능할 것"이라는 주장보다는, 정부가 제시한 시뮬레이션 자료 검토 등을 통해 '결정적 에러'를 잡아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이 논란 역시 공허한 주장만으로 끝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중 협약 체결이나 크루즈 동시접안 문제는 모두 중요한 사안이지만, 행정사무조사를 통해 이 부분을 명확히 밝혀내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크루즈 동시접안 문제는 단순히 증인신문으로 결과를 도출해내기는 어렵고, 면밀한 기술적 검토가 뒤따라야 할 사안이기 때문이다.

'심증은 가되, 결정적 물증을 확보하지 못하는' 것으로 끝나버릴 수도 있는 상황에서, 도의회의 첫 행정사무조사 증인신문에 이목은 집중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