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 없는 날? 오늘이 그 날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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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용차 없는 날? 오늘이 그 날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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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본 적 없는데요?"...'차 없는 날' 미진한 홍보
차단된 주차장에 혼잡한 골목..."미리 알았더라면"

매년 9월 22일 에너지 절약과 환경보호를 위해 시행되는 캠페인 '세계 차 없는 날'.

프랑스 '라로쉐'라는 도시에서 시작된 캠페인은 현재 전 세계 30개국 1300개 도시가 참여하고 있으며, 제주도 '승용차 없는 날(Car Free Day)'을 운영하며 캠페인에 동참했다.

제주도는 '승용차 없는 날' 운영계획을 밝히면서 국가기관과 공기업, 시민들을 대상으로 행사의 취지를 알려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겠다고 전했다.

또 시민단체와 각 행정시 주관으로 자전거대행진, 그린스타트 운동 홍보 캠페인, 가족이 함께 하는 기후변화 영화 상영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시민들의 동참을 이끌어 내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작 '승용차 없는 날' 당일에도 많은 시민들이 이 같은 내용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 "승용차 없는 날? 오늘이 그 날이었어?"

직장인 강경훈씨(27)는 "승용차 없는 날에 대해서는 따로 들어본 적이 없었다"며 "같이 근무하는 사무실의 직원들도 오늘 다 차량을 몰고 왔다"고 말했다.

제주시민 이현건씨(36)도 "그런 캠페인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지는 못했다"며 "미리 알고 있었다면 하루쯤은 참여할 의향도 있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제주시청사 인근 골목길에 빼곡히 들어서 있는 차량들. <헤드라인제주>
차량이 줄을 짓고 있는 제주시청사 앞 도로. <헤드라인제주>

제주시청을 경유하는 시내버스를 운행하는 한 운전자는 "승용차 없는 날을 한다는 이야기는 들었었는데 오늘이 그 날이었냐"고 되물어왔다.

이어 그는 "차 없는 날이라고 해서 오늘 버스를 타는 손님들이 특별히 많아지거나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제주시청 앞을 지나는 다수의 차량들은 주차장이 막혀있는 것을 보고 어리둥절해하며 "오늘이 무슨 날이냐"고 경비 직원에게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 문 잠근 주차장...골목길만 '빙빙'

제주도내 각 공공청사는 이날 '승용차 없는 날'을 활성화하기 위해 청사내 주차장을 걸어 잠궜다. 일부 업무용 차량이나 장애인 차량을 제외하고는 주차장 이용이 허용되지 않았다.

그런데,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주차장이 차단되니 웃지 못할 부작용이 발생했다. 차단된 주차장을 중심으로 일대의 주차난이 벌어진 것.

이날 오전께 주차장이 막힌 제주시청사 앞 도로는 주춤거리는 차량들이 길게 줄을 지었다. 주차장이 차단된 것을 확인한 차량들은 인근 골목길을 맴돌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각 골목길은 사정이 비슷한 차량들로 가득 메워져 있었다. 가뜩이나 좁은 골목길이었지만 차 한대가 통과할 수 있는 틈만 남기고 빼곡히 차량들이 주차돼 있었다.

업무차 제주시청을 방문했다는 한영진씨(44)는 "한참을 돌다가 동부경찰서 뒤쪽에 차를 겨우 세웠다"면서 "승용차 없는 날을 하는 것도 좋지만 일방적으로 주차장을 차단한다면 그 피해가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는 사실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 미진한 홍보..."동참 여부? 알아야 결정하죠"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승용차 없는 날'에 대해 알리는 홍보방법이 미진했다는 지적이 인다.

제주시는 공영주차장을 출입하는 승용차에 홍보 안내분을 배부하고, 제주시내 기업체 등을 방문해 캠페인에 참여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또 전날인 21일에는 제주시내 주요도로변을 경유하는 자전거 퍼레이드를 실시해 승용차 없는 날에 대한 홍보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출입이 차단된 주차장. <헤드라인제주>
차량이 줄을 짓고 있는 제주시청사 앞 도로. <헤드라인제주>

그 외 별다른 홍보가 이뤄지지는 없었다. 시민들이 승용차 없는 날에 대한 소식을 듣는 경우는 간간히 언론을 통해 소개됐을때 뿐이었다.

제주시는 지난 20일에는 자동차 배출가스 무료점검 행사를 진행하고, 22일 환경전시회, 24일 기후변화 영화 상영 등의 프로그램을 병행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는 부대행사로서의 의미는 있을지 몰라도 시민들의 동참을 이끌어내는데는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지적에 직면한다.

시민 이현건씨는 "이런 캠페인을 할때마다 시민들이 동참해 달라고 이야기 하는데, 동참 여부는 일단 무슨 내용인지 알아야 결정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그는 "충분히 의미있는 캠페인이기에 제대로 알려졌다면 참여하는 시민들은 더 늘어났을 것"이라면서 "행정적으로 얼마만큼의 노력을 기울였는지 아쉽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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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 2011-09-23 13:07:15 | 113.***.***.103
차없는 날?
난 아예 몰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