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쾌한' 마라도 여행길..."선착장 이래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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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쾌한' 마라도 여행길..."선착장 이래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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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의식 부재 '모슬포항'...부족한 편의시설 '눈살'
직원 불친절도 볼멘소리 이어져..."분통 터지네요"

대한민국 최남단에 위치한 마라도.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키고 있을뿐더러 최근 인기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새롭게 소개되면서 하루가 다르게 방문객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을 수용하기 위해 갖춰진 선착장 시설과 인력 등이 크게 미흡한 모습을 보이며 방문객들의 눈살을 절로 찌푸리게 만들고 있는 모습이다.

모처럼의 연휴를 맞이한 13일 서귀포시 모슬포항에는 마라도로 떠나기 위해 모여든 제주도민들과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수 많은 방문객들이 얼굴 가득 웃음을 머금고 뱃길 여행을 기대하고 있었다.

북적대는 서귀포시 모슬포항 선착장. <김환철 사진기자 ⓒ 헤드라인제주 >
안전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모슬포 선착장. <김환철 사진기자 ⓒ 헤드라인제주>
햇볕을 피할길이 없어 그늘을 찾아 쪼그려 앉은 관광객들. <김환철 사진기자 ⓒ 헤드라인제주>
안전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모슬포 선착장. <김환철 사진기자 ⓒ 헤드라인제주>

그런데 대합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선착장에는 많은 인파를 수용하는 시설이라고는 두평(6.6㎡) 남짓한 차양막이 고작이었다.

무더운 날씨 햇볕을 피할길이 없는 방문객들은 그늘이 있는 곳이라면 맨바닥에 쪼그려 앉는 것도 마다치 않았다. 심지어 선박에 오르내리는 계단 밑에까지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선착장에 앉아서 쉴 수 있도록 별도로 마련된 공간은 없었다. 이들이 앉아있는 곳은 드럼통이나 철제 계단 위가 전부였다.

한 방문객은 "선착장을 운영하는 회사가 돈 벌기에만 급급해 편의시설은 고사하고 앉아있을 의자 하나조차 제대로 갖춰놓지 않고있다"고 꼬집었다.

안전사고의 위험성도 다분했다.

최근들어 방파제 추락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착장에는 안전펜스나 추락위험을 알리는 표지판 등은 찾아볼 수 없었다.

배를 기다리는 관광객들이 방파제 바깥에 바짝붙어 있어 불안한 모습을 연출했지만 통제요원 한 사람도 없는 무방비 상태였다.

선박을 오르내리는 높다란 철제 계단도 발을 헛디뎌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시설이 없어 위태위태해 보였다. 선박과 계단을 잇는 고정장치가 없어 직원이 손으로 배를 잡고 있는 모습도 불안함을 안겼다.

거기다 안전의식에 대한 선착장 직원의 안일함은 혀를 내두르게 만들었다.

한 직원에게 평소 이곳에 근무하면서 위험한 것을 느끼지 못하냐고 질문을 던지자 "아무렇지 않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사무실 내부에서 근무하는 과장급 직원에게 같은 질문을 했는데 "안전에 대해서는 문제될 것이 없다"고 답하며 "기자라 그렇게 느끼는 것 아니냐"고 되물어올 뿐이었다.

관할 해양경찰 파출소에 선박입출항시 안전관리를 하지 않냐고 물어보니 "내부 인력이 세명밖에 없어서 관내 순찰을 나가던가 출동을 나가면 배치할 인력이 없다"고 말했다.

북적대는 서귀포시 모슬포항 선착장. 쉴 수 있는 곳이라고는 좁은 차양막 뿐이다. <김환철 사진기자 ⓒ 헤드라인제주>
안전장치가 설치되지 않은 철제계단을 조심조심 내려오는 승객들. <김환철 사진기자 ⓒ 헤드라인제주>
안전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모슬포 선착장. <김환철 사진기자 ⓒ 헤드라인제주>

또 현장에서는 직원의 불친절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도 일었다.

관광객 이모씨는 "배를 타고 출발하면서 배에 타고 있던 직원에게 마라도 상황에 대해 두 번씩 질문을 해지만 시큰둥하게 제대로 답해주지 않았다"고 하소연했다.

이씨는 "직원들이 명찰도 제대로 갖추지 않아 누가 직원인지도 몰랐다"면서 불쾌함을 털어놨다.

제주도민 고모씨는 "마라도에서 모슬포항으로 돌아올때 생긴 일이 가관이었다"면서 "미리 예약한 배시간보다 급하게 돌아와야할 일이 생겨 빈 자리에 탑승하려 했는데, 선장이 탑승객들이 질서를 지키지 않는다는 이유로 소리를 지르며 태워주지 말라더라"고 말했다.

그는 "지역주민에게 물어보니 선착장에 가면 나가는 배 정원이 남으면 나 갈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결국 검표직원에게 한참을 사정해서야 배를 탈 수 있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한껏 들뜬 마음으로 여행길에 오른 관광객들이 부족한 준비로 인해 불쾌함만을 안고 돌아가는 것은 아닌지 안타까움이 일고있다. <헤드라인제주>

<김환철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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