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단속반 위에 나는 운전자", '얌체' 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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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단속반 위에 나는 운전자", '얌체' 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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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속 카메라 장착 시내버스 피하려 트렁크 열어놓기도
자치경찰대, "고의로 번호판 가리면 형사입건해 처벌"

지난해 10월부터 제주시 주요도로에는 불법 주.정차를 단속하기 위해 카메라를 장착한 시내버스가 운행되는 등 단속 시스템이 '지능화'되고 있다.

제주시 자치경찰대의 제도 시행 이후 불법 주.정차가 눈에 띄게 줄어 들었다는 평을 얻고 있다.

하지만 '뛰는 단속반' 위에 '나는 운전자'도 있다. 카메라 장착 시내버스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차량 번호판을 보이지 않게 하는 등 '얌체 수법'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단속을 피하려 트렁크를 열어 놓고 있는 차량. <헤드라인제주>

10일 오전 제주시 연동 번화가.

카메라를 장착한 100번 버스노선이 지나는 길이다. 100번 버스는 제주한라대학부터 신제주로터리, 제주공항, 시외버스터미널, 동문로터리, 삼양동까지 운행하는 제주시의 핵심 노선이다.

100번 버스는 9분에서 12분 간격으로 이 구간을 지나며 불법 주.정차한 차량을 카메라에 담는다. 카메라를 장착한 버스는 현재 13대가 운행되고 있다.

이 구간에서 불법 주.정차한 차량을 앞서 가는 버스가 찍고, 바로 뒤에 오는 버스가 또 다시 찍게 되면 승용차 기준 과태료 4만원이 부과된다.

즉, 100번 버스가 다니는 길 중 같은 지점에 최대 12분 이상 주.정차할 경우 불법 주.정차로 처리된다.

이 제도가 처음 시행됐을 때만 하더라도, 연동 일대에는 그 효과가 나타나는 듯 불법 주.정차 문제가 다소나마 해소됐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불법 주.정차가 다시 성행하고 있다.

단속을 피하려 트렁크를 열어 놓고 있는 차량. <헤드라인제주>
단속을 피하려 트렁크를 열어 놓고 있는 차량. <헤드라인제주>
단속을 피하려 트렁크를 열어 놓고 있는 차량. <헤드라인제주>

버스 구간 곳곳에서는 트렁크를 열어 놓고 있는 차량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버스가 오는 방향에서 자신 차량의 번호판이 보이지 않게 하려는 것.

2차선 도로에 트렁크를 열어둔 차량으로 한 개 차선이 막히자, 교통 체증이 일었고 경적소리가 터져 나왔다.

현장을 지나던 현재훈씨(28)는 "자기 혼자 편하려고 저렇게 해서는 안 된다. 더 강력한 단속이 이뤄져야 한다"고 성토했다.

뿐만 아니라, 의자나 수건 등으로 번호판 가리기, 번호판 보이기 않게 뒷 차와 바싹 붙이기 등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

때문에 단속을 맡고 있는 제주시 자치경찰대가 애를 먹고 있다.

자치경찰대는 시내버스가 전송하는 영상을 모니터링하다가, 만약 이같은 사례가 발견되면 현장으로 단속반을 출동시키고 있다.

번호판을 가린 행위에서 고의성이 보인다면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바로 형사입건된다.

실제 지난해 12월에는 고의로 번호판을 가린 운전자 강모씨와 양모씨가 입건되는 등 지난해 10월부터 8명 정도가 입건됐다.

자치경찰대 관계자는 "물건 배송 등을 위해 트렁크를 열어두고 있는 경우에는 현장 지도로 끝내지만, 고의로 가리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히 처벌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치경찰대는 앞으로도 불법 주.정차를 지속적으로 단속하겠다고는 하지만, 날로 교묘해지는 얌체 운전자들의 수법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헤드라인제주>

<조승원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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