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의원에 '명예도민증', 그 생각이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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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의원에 '명예도민증', 그 생각이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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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논단] 김무성 의원의 '색깔론 독설'의 해악

한나라당 김무성 의원(부산 남구).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3년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과 내무부 차관을 거쳐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을 시작으로 해 제16대, 제17대, 그리고 현 제18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4선 의원이다.

올해 5월까지는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지냈다. 그야말로 국정운영에 책임이 있는 여당의 중진 정치인이다.

그런 그가 해군기지 문제와 관련한 독설로 공분을 사고있다. 단순한 말의 실수라고 하기에는 정도가 지나쳐도 한참 지나치다. 그것도 한나라당의 중진의원들이 모여있는 최고중진연석회의 석상에서 이뤄진 발언이기에 더욱 그렇다.

제주해군기지 건설논란과 관련한 그의 발언요지는 이렇다.

"공사 저지세력은 입으로는 평화를 외치지만 사실상 북한 김정일의 꼭두각시 종북세력이 대부분이다. 조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강력한 공권력이 즉각 투입돼야 한다. 노무현 정권에서 결정된 국책사업으로 1000억 원 이상 투입됐는데 종북주의자 30여명 때문에 중단되고 있다. 북한에 불리한 것은 하지 말자는 것은 종북적 행동이다."

그의 색깔론은 강정마을 주민과 함께 하고자 모인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을 북한 김정일을 추종하는 종북주의자, 즉 '빨갱이'로 매도하고 있는 것이다.

수많은 양민들이 무고하게 학살당한 한국 현대사의 최대 비극인 4.3의 아픈 기억을 갖고 있는 제주도민들에게 있어 그의 발언은 또다시 몸서리치는 공포정치의 전율을 느끼게 한다.

물론 해군기지에 대한 찬반의견은 가치관에 따라 시각을 달리할 수 있다. 해군기지 건설 당위성을 역설하는 그 자체를 탓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의견과 맞지 않은 측의 사람들을 '빨갱이'로 몰아세워 공격하려는 그 의도가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여당의 중진의원의 입에서 어떻게 이런 무서운 말이 나올 수 있는지,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다.
망언 중에서도 이런 망언은 없다. 제주도민들에게 대못을 박는 '독설'에 다름없다.

4.3의 양민학살이 행해질 때도 그랬고, 그후 60여년간 4.3을 조용히 덮으려는 정권에서 행해진 수법도 이런 색깔론이었다. 4.3이란 말 자체를 꺼내는 것을 금기시했던 과거 정권에서는 4.3의 진상을 규명하려는 시도조차도 색깔론으로 탄압해왔다.

과거 색깔론으로 재미를 본 세력들은 툭하면 북한을 들먹이거나 색깔론으로 몰아 선거를 혼탁하게 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른바 메카시즘(McCarthyism)을 통한 통치를 하려는 수작이다.

본질은 도외시한채 색깔론으로 공격하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자질과 철학을 의심케 하는 비열한 행동이다.

이번 해군기지 관련 발언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은 '종북주의'였다. 공권력 투입 당위성이야 해군이나 경찰 등이 시시각각 벼르고 있는 문제여서 보수적 시각에서 나올 법 한 말이라도 치자.

그렇지만 해군기지 반대측 사람들을 한데 묶어 '북한 김정일의 꼭두각시 종북세력'으로 표현한 것은 국민을 매도하는 광기어린 도발이다.

자신의 생각과 다른 사람들은 모두 '북한 추종세력'으로 매도해 가슴에 대못을 박는 잔인한 독설이다. 국회의원으로서, 중진 정치인의 자질을 의심케 한다.

이런 위험한 생각을 가진 중진 의원에게 제주를 위해 열심히 도와줄 것이라고 믿고 '명예 제주특별자치도민' 증서를 수여하려 했던 제주도의 손이 부끄럽기만 하다. 아무리 제주가 중앙정치권과의 연결고리가 약하다고 하더라도, 이런 비상식적인 의원을 명예도민으로 위촉해서 도움을 받고자 하는 것은 도민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이 명예도민증 수여 동의안에 제동을 건 것은 잘한 일이다. 단순히 심의보류 차원이 아니라, 부결시켜야 옳다. 이 동의안이 제출됐다는 것만으로도 부끄러운 일이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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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판 2011-07-31 20:45:57 | 211.***.***.82
내년 5선이 되고 친박이 정국주도하면 나랏꼴이 어떻게 될지 개탄스럽도다
여당 중진이 이 모양이니 조국의 앞날이 참으로 암울하구려

폭포수 2011-07-31 18:46:38 | 119.***.***.72
맞습니다. 맞고요. 폭포수를 맞은 것처럼 시원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