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키는 대로만 한다?" 멀고 먼 야간관광
상태바
"시키는 대로만 한다?" 멀고 먼 야간관광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취재수첩] 경관조명 사업 '엇박자'...아쉬운 유연성

관광차 제주를 방문한 이들은 대개 비슷한 하소연을 한다. "밤에는 할 게 없네요."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관광객들을 유혹하는 제주지만, 별다른 야간관광 거리가 부족한 현실은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그나마 최근 몇년 사이에 별빛누리공원 등의 관광지가 생기기 시작했다고는 해도 원체 야간관광 인프라가 취약한지라 선행 주자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형국.

이를 타개하기 위해 행정은 물론 각 지역마다 아이디어를 짜내며 야간관광 활성화를 위한 갖가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삼양동 해안변을 중심으로 설치된 경관조명이나 용연 구름다리, 산지천 음악분수, 고마로 테마거리 등은 이 같은 맥락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제주시를 '빛의 거리'로 만들기 위해 모두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의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사업들이다.

그러나, 막상 만들어진 시설조차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자 지역 주민들로부터 원성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구도심을 대표하는 야간관광명소로 만들겠다는 포부로 20억여원이 투입돼 지어진 산치천 음악분수대는 한참 여름철이 다가왔지만, 고장이 났다는 이유로 빛과 소리를 잃어버렸다. (관련기사 <"음악은? 조명은?"...빛 잃은 '산지천 음악분수'>)

고마로 테마거리의 조랑말들은 에너지 절약 시책때문에 약 6억원 가량의 사업비를 무색케 하며 빛을 내지 못했다. (관련기사 <빛 잃은 조랑말...9억원짜리 '애물단지'?>) 삼양동 해안가의 조명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불이 꺼진 제주시 산지천 음악분수. <헤드라인제주>
불이 꺼진 제주시 일도지구 고마로 테마거리. <헤드라인제주>
최근 LED조명이 정비된 제주시 용연 구름다리. <헤드라인제주>

재미있는 사실은 이 시설들의 불이 꺼져 제 구실을 못하고 있는 동안에도 용담2동의 용연 구름다리의 LED조명 재정비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2005년 시설된 용연다리의 경우 조명시설이 낡아 고장이 잦다는 이유에서 올해 1700만원을 들여 전구를 새롭게 갈았다.

차량을 이용하면 채 10분도 걸리지 않은 곳의 조명은 전기세가 많이 나온다는 이유로 꺼놓았는데, 한 곳은 전구의 고장으로 전면교체 작업을 벌이는 광경은 왠지 모르게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이쯤되니 제주시의 '경직된 사업추진'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용연다리 정비사업은 예산이 편성된 사업이기에 현행대로 추진하고, 고마로의 조명은 정부에서 에너지 절약시책이 떨어지자 마자 전원을 내려버린 것은 유연성에 문제가 있지 않았나 싶다.

제주시 관계자는 삼양동과 일도지구 고마로의 LED 조명은 문제점이 보도되자 다시 불을 켜놓았다고 전해왔다. 단 하루만에 가동할 수 있는 시설이었다면 미리부터 유연성있는 대처가 가능하지 않았을까.

또 지역주민들의 목소리에 조금만 더 신경을 썼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안타까움도 크다.

취재과정에서 알게된 사실이지만 고마로나 산지천에 사는 인근 주민들은 모두 이미 제주시에 불을 다시 켜달라며 수 차례의 민원을 제기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제주시는 "검토하겠다"는 방침만을 고수하며 별다른 행보를 보이지 않아왔다는 것이다.

뒤늦게나마 문제점을 대처한 것은 잘한일로 여겨진다.

다만 문제가 공론화되기 전에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더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수정
댓글 1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민원인 2011-07-26 23:20:02 | 1.***.***.38
행정은 써비스인데.. 승진을 위하여 시민보다 상급자 눈치보기를 하는 일부 공무원들의 문제 이며, 그저 있는동안만 안전하게 있다 승진하길 기대하는 공무원들 탓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