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고소고발 "강정주민 모두 범법자 만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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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고소고발 "강정주민 모두 범법자 만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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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주민-시민운동가 14명에 업무방해 혐의 고소장 접수
"해경, 해군의 불법적인 공사 방조하며 강정주민만 고발"

지난달 말부터 서귀포시 강정마을 주민들에게 서귀포해경으로부터 잇따라 고소장과 출석요구서가 날아오기 시작했다.

혐의는 업무방해. 강정해안가 준설공사를 하고 있는 해군기지 공사관계자를 막았다는 이유이다.

고발장을 받아든 강정마을 주민들은 해군이 불법적인 공사를 강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경이 이를 묵인하고 강정마을 주민들에게만 혐의를 적용하고 있다고 격분했다.

강정해안가에 설치된 일명 '구럼비 하우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강정마을 주민들과 해군기지 반대단체 관계자들. <헤드라인제주>
강정해안가에 설치된 일명 '구럼비 하우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강정마을 주민들과 해군기지 반대단체 관계자들. <헤드라인제주>
강정마을 주민들을 비롯해 제주군사기지 저지 범도민대책위원회, 생명평화결사, 개척자들,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등 해군기지 반대단체들은 6일 오전 11시 강정해안가에 설치된 천막, 일명 '구럼비 하우스'에서 해군의 불법적인 공사강행과 마을주민들에 대한 고소고발 남발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은 오전부터 서귀포시 강정마을에는 시원하게 장마비가 쏟아졌지만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강정마을 주민들의 마음을 식혀주진 못했다. 강정주민들은 모두 머리 끝까지 화가난 모습으로 구럼비 하우스를 방문, 기자회견에 참가했다.

# "해군, 오탁방지망 훼손된 상태서 불법공사 강행"

기자회견은 해군의 불법적인 공사강행 과정에 대한 브리핑과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의 입장발표 등으로 진행됐다.

불법공사 강행과정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한 고유기 군사기지 범대위 집행위원장은 "강정앞바다에 설치된 오탁방지망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미 파손된 것으로 확인됐는데, 태풍으로 인해 현재 파손상태가 더욱 심해진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해군 측은 이에 대한 보수는 하지 않고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며 "이는 환경영향평가나 문화재 현상변경허가 조건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 위원장에 따르면, 강정주민들과 반대단체 관계자들은 지난 5월 25일부터 강정앞바다에 설치된 오탁방지망의 훼손상태를 확인해왔는데, 이때부터 이미 오탁방지망 곳곳의 연결이 끊어진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지난달 25일 제5호 태풍 '메아리'가 제주지역에 상륙했을 당시 거친파도 등으로 인해 오탁방지망 대부분이 파손돼 강정해안가로 밀려 들거나, 강정앞바다 곳곳에 떠 있는 상태이다.

고유기 군사기지 범대위 집행위원장이 해군의 불법적인 해상 준설작업에 대한 브리핑을 갖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브리핑을 지켜보고 있는 강정마을 주민들. <헤드라인제주>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해군은 파손된 오탁방지망에 대한 수리나 회수조치를 하지 않고 지난달 9일과 20일 두차례에 걸쳐 바지선을 투입해 해안가 준설공사를 강행했다. 이달 5일에는 준설공사 추진을 위한 사전측량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대해 강정주민들은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불법적인 공사강행을 막겠다는 이유로 해군측에 즉각적인 철수를 요구하는 해상시위를 벌였으나, 해군기지 공사관계자들은 당시 시위에 나섰던 주민들과 시민운동가들을 모두 업무방해로 고소했다.

브리핑이 진행되는 동안 이를 지켜보던 강정주민들은 "이건 대체 뭐하는 짓이냐", "해군은 미친거 아니냐?"며 격분했다.

# 강동균 회장 "해군의 불법적인 공사강행 방치하고 마을주민 무더기 고소고발"

강 회장은 "불법적인 공사강행을 막겠다고 나선 주민들을 모두 범법자로 만들려는 것은 정말 파렴치하고 비겁한 행위"라고 성토했다.

최근 해군측으로부터 해상준설공사와 관련해 업무방해 혐의 고소장과 출석요구서를 받은 마을주민과 시민운동가들은 총 14명. 이 중에는 당시 해상시위에 참여하지 않고 주민들의 요청에 따라 선박운항만 도와준 이들도 포함돼 있었다.

강동균 강정마을회장. <헤드라인제주>
강 회장은 "최근 3일간격으로 잇따라 고소장이 날아들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14명만 고소된 상태지만 지금 상황으로 볼 때 추가로 많은 주민들이 고소장을 받을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불법적인 공사강행을 막는 것도 업무방해에 해당되느냐"고 반문했다.

또 "지금 강정앞바다에는 오탁방지망이 대부분 파손됐고, 이 파손된 오탁방지망이 인근지역에서 어업을 하는 어선들의 스크류에 감기며 안전사고가 2건이나 발생하기도 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는 준설공사를 준비하는 것보다 오탁방지망을 수거하는 것이 우선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과 같이 해군측의 명분을 상실하고 관련법조차 위반한 공사강행은 사실상의 명백한 범죄행위"라며 "환경부와 문화재청, 우근민 제주도정은 해군의 환경영향평가 위반 및 문화재 현상변경허가 위반사항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강 회장은 5일 해군측의 준설작업 사전측량에 출동한 해경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강 회장은 "해군측이 측량을 위해 1척의 어선을 띄웠는데 해경측은 보트 등을 포함해 총 5척의 선박을 띄워 이들을 호위했다"면서 "해군을 막기위해 주민들이 어선을 띄우려고 하자 해경 측은 갖가지 말도 안되는 이유를 들며 주민들을 막았다"고 성토했다.

강동균 회장이 주민들에게 날아온 고소장과 출석요구서 등을 보여주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이어 "혹시나 있을지 모를 해상 충돌과정의 안전은 물론, 훼손된 오탁방지막으로 주민안전을 우선 고려해야 하는 해경측의 이러한 처사는 중립의 의무를 저버린 것이고, 해군측의 불법 공사강행을 방치하는 것은 직무유기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해경은 해군의 불법적인 공사강행을 방조할 뿐만 아니라 크고작은 사건에 조금이라도 관련된 주민들에게 사유조차 불분명한 출석요구서를 무더기로 연일 발송하는 등 사실상 해군측을 노골적으로 옹호하고 주민과 시민들을 범법자로 모는 행위를 서슴치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강 회장은 "해경은 해군측의 불법적인 공사강행에 들러리 서는 식의 편파적인 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보다 엄정중립의 자세로 주민의 안전과 해군의 불법적인 해상활동에 대한 대응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 회장과 마을주민들은 해경측이 보내온 출석요구서에 절대로 응할 수 없고 강정주민들이 모두 연행되는 한이 있어도 끝까지 대항하겠다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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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인1 2011-07-07 10:23:08 | 14.***.***.25
국가방위사업은 도지가사 하는 것도 아니고 대통령이 하는 것도 아니다. 국민의 안전을위해 나라가 하는 것을 강정일부 동민은 왜 모르고 해경, 해군만 트집잡는지 모르겠다. 시야를 넓게 보아라. 세계는 군 현대화, 첨단화를 하는데, 강정은 옛날 같이 보리타작하는 소리만 들리니 정말 답답하다. 환경영향도 국가가 알아서 할 일이니, 강정민은 좀쫌허민 다 되는 일을 콩나라 팥나라 하면서 시위 하니 감옥갈 일덜을 하고 있다는 것을 왜 모르는가? 국가허는 일 제발 이젠 놓앙 내붑센게. 지치지도 아니 허연 잘도 들럭퀴염신게.

제주인 2011-07-06 13:30:38 | 117.***.***.82
우근민 도지사는 강정주민들 다 범법자가 되도 눈 하나 깜짝 하지 않을 생각인가? 환경영향평가협의사항 위반으로 공사중단명령 내리면 강정주민들은 감옥 갈 일도 없을 터인데... 도지사라는 작자가 도민이 당하든 말든 해군을 계속 감싸고 돌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