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지나간 강정앞바다..."오탁방지망 어디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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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지나간 강정앞바다..."오탁방지망 어디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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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메아리 상륙에 강정앞바다 오탁방지망 대부분 파손
강정주민 "태풍 한번도 못견뎌...해군, 제주바다 제대로 모른다"

지난 주말 제주를 강타했던 제5호 태풍 메아리의 영향으로 서귀포시 강정마을 앞바다에 설치된 오탁방지망이 대부분이 파손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군기지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해양오염을 방지하는 역할을 해야하는 해군의 오탁방지망이 한 차례의 태풍에 파손된 상황에서 애초에 해군의 오탁방지망 설치가 허술했던 것이 아니었는지 논란이 일고 있다.

태풍 메아리가 제주를 강타한 지난 26일 강정앞바다에 설치됐던 노란색 오탁방지망의 부표부분이 파손된 상태로 강정해안가로 밀려들었다.

오탁방지망의 부표만 파손된 것은 아니다. 강정마을 주민들과 해군기지 반대단체 관계자들이 직접 입수해 확인한 결과 수중에 설치된 오탁방지망 역시 여기저기 파손된 것이 확인됐다.

지난 주말 제주를 강타한 제5호 태풍 메아리의 영향으로 파손된 강정앞바다 오탁방지망. <사진제공 강정마을회. 헤드라인제주>
지난 주말 제주를 강타한 제5호 태풍 메아리의 영향으로 파손된 강정앞바다 오탁방지망. <사진제공 강정마을회. 헤드라인제주>
강정앞바다에 설치된 오탁방지망은 길이 2030m로 공사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유물질 등의 오염원이 공사현장 외해로 빠져나가 해양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도록 하는 안전장치이다.

그러나 이번 단 한번의 태풍으로 인해 파손되면서 오탁방지망으로서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해버렸다.

다행히 지금까지 주민들의 반대로 강정앞바다 준설공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환경오염 등의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만약 나중에 해군기지 준설공사가 진행된 후 다시 이번과 같은 사례가 발생하게 되면 심각한 해양환경오염이 발생할 수 있다.

이번 오탁방지망 파손에 대해서는 해군측도 상당히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태풍에 대한 영향까지 고려해 설치된 오탁방지망이지만 태풍 한번에 제구실을 못할 정도로 파손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해군측에서는 우선 현재 설치된 오탁방지망을 다음달 초까지 전량 회수한 후 재설치키로 했다. 그러나 아직 재설치계획이 수립되지 않아 빨라도 다음달 말에나 오탁방지망의 재설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오탁방지망이 재설치될 때까지 해군기지 공사는 일시 중단될 수 밖에 없다.

해군 관계자는 "우선 오탁방지망이 어느정도 파손된 것인지 정확하게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다음달 4일까지 설치된 오탁방지망을 전량 회수할 계획"이라면서 "오탁방지망 재설치는 지금부터 계획을 세워야 하기 때문에 빨라야 다음달 말쯤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태풍때문에 현재 공사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오탁방지망까지 파손되면서 결국 해군기지 공사를 일시 중단하게 됐다.

지난 주말 제주를 강타한 제5호 태풍 메아리의 영향으로 파손된 강정앞바다 오탁방지망. <사진제공 강정마을회. 헤드라인제주>
지난 주말 제주를 강타한 제5호 태풍 메아리의 영향으로 파손된 강정앞바다 오탁방지망. <사진제공 강정마을회. 헤드라인제주>
# 고권일 "태풍 한번에 사라진 오탁방지망...공사 제대로 하겠나?"

강정마을 주민들과 해군기지 반대단체 관계자들은 태풍 한번에 사라져버린 오탁방지망이 해군이 제주바다에 대해 얼마나 모르고 있는지는 보여주는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고권일 제주해군기지 강정마을 반대대책위원장은 "태풍 한번에 강정앞바다에 설치된 오탁방지망에 대부분 파손됐다"면서 "해군의 기술력이 이것밖에 안되는 것이냐"며 어처구니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 위원장은 "솔직히 얼마 전 바지선이 들어오기 전부터 오탁방지망 곳곳이 파손돼 문제를 제기한 바 있는데 해군은 이를 모른척하다 이번의 사태가 발생했다"면서 "또 강정앞바다 오탁방지망은 2중으로 설치키로 했지만 하나만 설치한 것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즉 해양오염 방지를 위한 오탁방지망 설치를 해군측이 허술하게 해 문제가 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환경보전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에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것은 환경보전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해군의 태도가 얼마나 가식적인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고 위원장은 오탁방지망 뿐만 아니라 현재 해군이 기지건설을 위해 도입한 공법 역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 위원장은 "현재 해군은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사각 콘크리트 구조물을 바다에 가라 앉힌뒤 그 안에 사석을 채워 연결하는 케이슨 공법을 도입했는데 이 공법이 제주바다에 맞지 않는다는 조사결과가 이미 1998년에 나온바 있다"고 말했다.

당시 화순항 방파제 건설공사에 케이슨 공법이 도입된 바 있는데 건설교통부(현재 국토해양부) 중앙설계심의위원회가 이의를 제기한 바 있고, 제주지방해양수산청(현재 제주해양관리단)이 농어촌진흥공사(현재 한국농어촌공사)에 의뢰해 모형실험을 벌였다.

실험결과 케이슨 공법은 파도가 방파제를 넘는 월파량이 많아 바다가 거친 제주해역에는 부적합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지난 주말 제주를 강타한 제5호 태풍 메아리의 영향으로 파손된 강정앞바다 오탁방지망. <사진제공 강정마을회. 헤드라인제주>
고 위원장은 "케이슨 공법이 제주바다와 맞지 않는다는 결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군이 케이슨 공법으로 해군기지를 건설하는 것은 사전조사가 미흡했다는 것을 설명하는 대목"이라며 "지금이라도 해군은 강정마을 해군기지 공사를 중단하고 입지선정부터 전면 재검토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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