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 하소연, "이러다 학교 문닫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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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 하소연, "이러다 학교 문닫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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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언 교육감 도민대화, 학부모들 '농촌학교 육성' 방안 주문
"기간제 대신 정규직 교사 보내줘요"...교육감 "사기진작 추진"

제주시 조천읍과 구좌읍, 우도면 지역의 학부모들.

이들이 농촌지역 학교의 '설움'을 호소하고 나섰다. 학생수 감소로 학교가 문닫을 위기에 처했는데, 농어촌지역 학교에 대한 지원책은 미미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23일 오후 2시 제주시 구좌읍 동녘도서관에서 열린 양성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의 '도민과의 열린 대화, 제주교육에 바란다'에서는 인근 지역 학부모들이 교육에 대해 느끼고 있는 문제점들이 제기됐다.

양성언 교육감의 도민 대화에 참석한 학부모들이 교육청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양성언 교육감의 도민 대화가 진행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제주>
이날 도민 대화는 조천읍, 구좌읍, 우도면 내 학교의 교장과 운영위원장, 학부모들이 참석한 가운데, 양 교육감에게 정책을 제안하고 질의 응답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방과후학교 활성화, 특성화고등학생 인성교육 강화, 동아리 활동 다양화 등 여러가지 요구사항이 나왔지만, 특히 '농어촌 학교 살리기'에 무게가 쏠렸다.

# 학부모 "농촌학교 위기...기간제 교사 대신 정규교사 보내주세요"

발언에 나선 고정식 세화중학교 운영위원장은 이 지역 학교가 겪고 있는 현실을 전달함과 동시에 교육청 당국에 대책 마련에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그는 "해마다 농산어촌 인구가 도시로 유입되면서 농산어촌 학교는 커다란 위기를 맞고 있다"며 "그 예로 그동안 초등학교 아동 수 감소만 걱정하면 됐었지만, 이제는 중학교 학생 수 감소마저 걱정할 처지가 됐다"고 말했다.

그가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세화중학교만 해도 올해 1학년 학급수가 3학급에서 2학급으로 줄었다. 구좌읍 내 초등학교 6학년 학생 수로는 내년에도 2학급을 넘지 못할 것이란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는 "이처럼 농산어촌 교육이 침체되어 간다면 이 지역 경제 또한 침체될 수 밖에 없다"며 "교육과 지역 경제는 더욱 더 침체의 늪으로 빠져드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고 성토했다.

이은숙씨가 교육청에 대해 정책 제안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그러면서 그 나름대로의 농산어촌 교육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농산어촌 학교에 우수 교사를 배치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간제 교사 채용 공고를 내도 교통편이 불편하고 거리가 멀어 지원자를 구하기가 힘들다"며 "앞으로 정기 인사 때는 기간제 교사 배정을 금지시켜 정규교사를 배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농산어촌 교사의 사기를 높이는 방안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작은 규모에 근무하는 교사들은 과중한 업무 때문에 2년 정도의 근무 기간을 채우면 제주시내로 전근을 희망한다"며 "농산어촌 학교에 대해서도 벽지 학교 근무 교사에 준하는 인사와 승진상의 혜택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력 최고의 제주 학생을 기르기 위해서는 도내 읍.면지역을 묵묵히 지키는 농산어촌 학교의 교육 경쟁력을 키우지 않고는 불가능하다고 본다"며 양 교육감이 이같은 방안을 실현하는데 적극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이은숙 대흘초등학교 어머니회 부회장도 "미래에는 분명히 아이들 수가 점점 모자라게 될 것"이라며 "따라서 소규모 학교를 보다 육성해야 하는데, 제주시 학교는 면적이나 규모가 커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 외의 지역에 육성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 방안으로는, 지역별로 육성할 학교를 선발하고 초.중.고교를 연계해 일류 학교로 발전할 수 있도록 행.재정적으로 지원해줄 것을 주문했다.

# 교육청 "농촌학교에 기간제 교사 배치 않겠다"

이에 대해 양성언 교육감을 대신해 답변에 나선 고영희 제주도교육청 교원지원과장은 정규교사 배정 주문과 관련, "기간제 교사는 정규교사 못지 않은 자질을 가졌고, 의욕적으로 교육활동에 임하고 있어 학교 측에서도 선호하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라고 말했다.

양성언 제주도교육감이 학부모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양성언 제주도교육감이 학부모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고 과장은 이어 "그러나 세화중은 예외인 것 같아 충격적"이라며 "앞으로 기간제 교사를 농어촌 학교에 배치할 경우 학교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고, 보내지 않도록 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농산어촌 학교 교사 사기 진작 방안을 마련해 달라는 주문에 대해서는, "지금도 농어촌 학교 초빙교사에게는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고, 배정할 때는 동(洞)지역보다 2-4시간을 줄여서 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격적으로 우대하려면 인사 관리규정을 개정해야 한다"며 당장 추진에는 난색을 표했다.

# "특성화고 인성함양 위해 효(孝) 교과목 개설해야"

특성화고등학교 학생들의 인성함양을 위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원보 함덕고 운영위원장은 "흡연이나 폭력, 비행, 가출 등 문제행동을 제재의 대상으로만 보는 시각도 없어져야겠지만, 문제행동을 개선시킬 방안이 모호한 것도 문제"라며 그 나름대로의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어른 공경에 대한 의식 부재나 도덕적 소양의 결여는 요즘 청소년들의 대표적인 특징적 행동 중의 하나"라며 제주만의 삼무(三無) 정신을 계승하고, 효(孝)를 실천할 수 있는 교과목을 신설해줄 것을 요구했다.

교육청 간부들이 학부모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이에 대해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는 "교과목 신설은 학교장에게 위임된 사항"이라면서 "삼무정신과 효 실천 교과목의 경우는 인정 교과서에 해당하기 때문에 학교장이 교과서를 개발한 뒤, 교육청 인정도서심의위원회와 교육감 승인을 얻으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양성언 교육감은 오는 28일 한림공업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제주시 애월읍, 한림읍, 한경면의 학교장,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도민과의 대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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