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치는 시민들..."공사장 먼지에 숨이 막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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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치는 시민들..."공사장 먼지에 숨이 막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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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택지개발지구 비산먼지에 잇따른 주민들 '분통'
"할 만큼 한다"는 제주시..."그래도 소용 없어" 하소연

"일년 내내 황사 바람이 부는 것 같다니까요?"

대규모 도시개발공사가 추진되고 있는 제주시 아라택지개발지구. 92만㎡의 면적에 약 75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 1만1000여명의 인구를 수용하기 위한 공사가 진행중이다.

현재 각 구역별로 지반을 다지는 토목공사와 건물의 골조를 쌓는 공사 등이 한창이다.

그런데, 바람이 조금만 강하게 부는 날에는 흙먼지가 흩날리는 통에 지역주민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공사의 규모가 워낙 크다보니 비산먼지가 발생하는 범위도 원체 넓어 불편을 겪는 주민들의 수도 만만치 않은 모습이다.

인근지역 주민들은 "소음도 소음이지만 하늘을 뿌옇게 만드는 먼지 때문에 숨을 쉴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제주시 아라동 도시개발지구. 먼지 차단막이 쳐진 주택. <헤드라인제주>
제주시 아라동 도시개발지구. 먼지 차단막이 쳐진 주택. <헤드라인제주>

# "기관지에 이상 생겨서 병원 신세졌어요"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인근 지역에서 만난 주민들의 목소리는 한결 같았다. 먼지가 발생하는 상황이 해도 심하다는 것.

아라동 개발지구와 바로 맞닿은 주택에 사는 P씨. 그는 "일년 내내 황사 바람이 부는 것 같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P씨는 "바람이 조금 강한 날에는 베란다 창문을 열면 하늘이 노랗다"며 "베란다에 쌓아 둔 물건위에는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흙먼지가 소복히 쌓인다"고 토로했다.

그는 "지난 봄에도 먼지가 날리는게 너무 심해서 시청에 민원도 제기해봤다"면서 "흙 위에 검은막을 깔아주는 것 같았지만, 상황은 별반 나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먼지 때문인지 소나무들이 없어지면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이전까지 보이지 않던 벌떼들이 먼지가 심하게 이는 날이면 집안으로 계속 들어오려는 바람에 여간 신경쓰이는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제주시 아라동 도시개발지구. <헤드라인제주>
제주시 아라동 도시개발지구. <헤드라인제주>

택지개발 지구 남쪽에 위치한 원신아파트에 살고있는 K씨도 같은 어려움을 호소했다.

K씨는 "공사장 먼지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지난 봄에는 아이의 기관지에 이상이 생기면서 병원신세를 지기도 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다른 곳은 공사를 할때 먼지 차단막 같은 것을 설치하기도 하는데, 이 곳은 그런 시설도 설치하지 않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당장에 다가오는 여름이 문제"라고 토로한 그는 "에어컨도 없는데 아무리 더워도 창문은 도저히 열 수가 없겠다"며 무더운 여름나기를 고심했다.

얼마전까지 아라동 인근에 살았다는 C씨도 "바로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흙먼지가 날리는 것을 보고나니 공사현장 근처로는 걷기도 싫더라"라고 털어놨다.

# 제주시 "먼지방지 할 만큼 하고있다"

제주시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할 만큼 하고있다'는 입장이다.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집 주변에는 먼지를 막을 수 있는 차단막을 설치하고, 시간이 날때마다 살수차를 가동한다는 것이다.

제주시 건설과 관계자는 "현장을 둘러보면 알겠지만 먼지가 날릴 것을 대비해 토사 위에도 막을 덮어두고, 인근 주택마다 먼지를 막을 수 있는 차단막을 설치해 놓았다"고 밝혔다.

또 "수시로 살수차를 가동해 물을 뿌리면서 먼지가 날리는 것을 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위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최대한 동원하고 있지만, 아라동 지역이 원래 바람이 강하게 부는 동네고 공사 면적도 워낙 넓다보니 모든 먼지를 막을 수는 없는 것 같다"고 피력했다.

공사현장 남쪽의 원신아파트 인근에 차단막이 설치되지 않은 상황에 대해서는 "그 일대가 현재 4.3성지로 지정돼 있어 공사를 할 수가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차단막 설치가 말처럼 간단한게 아니"라며 "강풍 등을 견뎌내려면 적어도 4m이상의 깊이로 땅을 파야하는데, 이 곳에서는 공사를 진행할 수가 없어 차단막을 설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파트 주민들의 민원이 계속 들어오고 있어서 조만간 먼지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제주시 아라동 도시개발지구. <헤드라인제주>

# "낮은 차단막 아무런 소용 없어"

하지만 이러한 제주시의 주장에도 주민들의 불만은 누그러지지 않았다.

앞서 어려움을 토로했던 P씨는 "차단막 같은 것이 설치돼 있기는 한데, 2층인 우리집에는 아무런 효과가 없는 막"이라고 꼬집었다.

분진 차단막의 높이가 높지 않다보니 집안으로 들어오는 먼지에 대한 방비가 전혀 되고있지 않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주민은 꾸준히 가동되고 있다는 살수차를 제대로 본적도 없다는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살수차는 구경해본 적도 없는 것 같은데 하루종일 가동한다는 것에 대한 의문이 든다"며 "가동한다고 해도 우리집 창문에 들러붙은 먼지를 본다면 효과가 없다고 봐야하지 않겠나"라고 힐난했다.

현재 차단막이 설치되지 않은 아파트 주민 K씨는 "차단막을 설치할 수 없다고 하는데 그런 사실은 공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이미 알고 있었을 것 아닌가"라고 비꼬았다.

그는 "그렇다면 마땅한 다른 방법을 마련해야지 무작정 안된다고만 하면 어쩌라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할 만큼 한다"는 행정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불편은 여전한 상황, 해결방법을 무엇일까.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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