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중단 물 건너갔다' 발언의 파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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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중단 물 건너갔다' 발언의 파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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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우 지사의 '경제적 실리' 현실론 발언, 왜 갑자기?

제주해군기지 문제와 관련한, '일시적 공사중단' 요구가 사실상 물건너갔다.

"물 건너갔다"는 표현은 우근민 제주지사가 1일 서귀포시 대륜동 주민과의 대화에서 나온 얘기다.

그 역시 "해군기지 문제는 도지사로서도 참 어려운 상황"이라며 공사중단은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이유는 강정마을이 이미 해군기지가 들어서는 것으로 결정이 됐고, 해녀들에 대한 보상도 이뤄졌으며, 공사도 진행이 한참 진행되고 있는 만큼 되돌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땅을 살 수 있는 것은 모두 사서 돈까지 받아갔고, 살 수 없는 것은 국토해양부에서 땅을 수용했고, 공사할 사람까지 지정돼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 시점에서 할 수 있는것이 무엇이겠나?"

그러면서 '현실론'을 들며, 지금 상황에서는 '경제적 실리'를 찾는 것이 최선임을 강조했다.

이러한 우 지사의 입장은 이미 5월31일 동홍동 주민과의 대화에서 예견됐다.

그날 대화에서도 해군기지가 되면 크루즈터미널이 생기는데, 이곳에 365일 내내 하루에 한대씩 크루즈가 올 수 있고, 또 이곳에 면세점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실질적으로 경제적 도움을 주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제 내 욕심은 어차피 줄꺼면 도민들을 위해 뭐라도 하나 챙겨와야겠다는 욕심밖에 없다. 크루즈를 통해 관광객들을 많이 내리게 하면, 면세점을 이용할 수 있게끔 해서 취직자리도 만들고, 실속도 차리는 것을 연구하자는 차원에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현 상황은 '실속'의 문제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왜 우 지사는 이러한 생각을 지금에야 밝힌 것일까.

지난달 야5당으로 구성된 국회 해군기지 진상조사단이 제주에 내려와 면담을 할 때만 하더라도 "얼마정도 중단하면 되겠느냐"고 반문하며, 최소 '일시적 공사중단'은 가능할 것 처럼 말해왔다.

야5당은 물론 제주지역 교수들, 그리고 심지어 제주도의회도 '일시적 공사중단'을 강력히 촉구해왔다. 몇년간 멈춰달라는 것도 아니고 '일시적'이라도 공사를 중단해달라는 요청이다.

도의회는 만약 공사중단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해군기지 주변지역 발전계획 수립 불참 △해군기지 주변지역 지원 등에 관한 조례 제정 거부 △크루즈 터미널 및 함상공원 추진에 있어 도의회 권한을 최대한 행사하겠다고 공식적으로 경고했다.

서귀포시 강정 해안가의 절대보전지역 해제 취소의결에 대해서도 '재의결'로 정면돌파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다.

그러나 불과 한달도 지나지 않아 "물 건너갔다"는 표현으로 현실적으로 공사 중단은 어렵다는 뜻을 밝히면서, 제주도정과 도의회 간 관계가 또다시 급속도로 냉각될 상황에 놓여있다.

우 지사가 갑자기 '실리' 쪽으로 선회한 것은 크게 두가지로 보인다. 하나는 지난달 말 국무총리실에서 열린 해군기지 지원협의회에서 공사중단을 요청했으나 국방부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하나는 김황식 국무총리가 연말까지 해군기지 주변지역발전계획을 수립하겠다며 그 전에 제주에서 계획을 수립해 올리라고 한 시간적 촉박함에 얽매인 듯 하다.

주변지역 발전계획의 경우 당초 지난 5월 용역에 착수해 9월 최종결과를 납품받는다는 계획이었으나 아직 착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소 6월 중에는 용역에 착수해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우 지사는 '경제적 실리를 찾자'는 쪽으로 도민설득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 지사의 '실속 찾자'는 설득논리는 적지 않은 논란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해군기지 반대주민들이나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이번 우 지사의 공사중단 어렵다는 발언을 매우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경제적 실리를 찾자는 호소로 강정주민들을 설득할 수 있을까.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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