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는 '대한항공' 얘기..."줄 것은 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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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는 '대한항공' 얘기..."줄 것은 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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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지사 용담2동 대화, "대한항공 항공기 제주등록 부탁"
"우리 것은 안주면서 얻어오려고만 하면 살겠나?"

우근민 제주지사가 26일 대한항공 대형기종의 제주 등록문제와 관련해, "우리 것은 안주며 얻어오려고만 하면 어떻게 살겠나?"라며 항공기 제주 등록유치에 있어 '뭔가'를 내줘야 하는 현실적 문제를 토로했다.

이 언급은 한진그룹 계열사인 (주)한국공항의 지하수 취수량 증산 허용 문제가 연일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과 묘하게 오버랩됐다.

우 지사는 이날 오후 5시 제주시 용담2동주민센터를 방문, 제주도의회 소원옥 의원과 김영심 의원을 비롯한 지역주민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주민과의 대화를 가졌다.

우근민 제주지사. <헤드라인제주>
용담2동 주민과의 대화 시간을 갖고 있는 우근민 제주지사. <헤드라인제주>

이 자리에서 우 지사는 한진그룹의 조양호 회장과 군생활을 함께 했다는 옛 이야기를 꺼내들며, "그러나 이제는 내가 막 부탁을 하고있다"면서 "다시 도지사가 되고나니 (한진그룹과) 제주도와의 관계가 너무 나빠졌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A380기 한대 정도만이라도 제주로 들여오면 많은 돈이 떨어진다"면서 항공기의 제주등록 유치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길이 72.8m, 날개 폭 79.8m인 A380기는 약 400여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초대형 비행기다. 대한항공은 오는 2014년까지 A380기 10대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들 항공기가 제주로 등록할 경우 지방세 수입이 늘어날 수 있다.

우 지사는 "이런 비행기 5대를 유치할 수도 있는데, 국토해양부에서 허가를 안해준다"며 아쉬움을 피력했다.

그는 "국토해양부가 A380의 날개가 너무 길어서 김포공항과 인천공항 밖에 안된다고 하는 바람에 곤란한 상황"이라며 "그래서 A300기 5대 만이라도 제주도로 돌려달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 지사는 "우리 것은 안주고 달라고만 하면 안되는 것 아닌가"라며 "무얼 하더라도 떳떳하게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대한항공으로부터 뭔가 달라고만 하면 안된다는 말 속에서,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한국공항(주)의 지하수 증산 문제와 연결됐다.

# "시끄러워 살 수가 없어요" 공항 소음하소연

주민과의 대화에서는 공항 소음문제와 관련한 하소연이 줄을 이었다.

지역주민 고원호씨는 "용담2동의 가장 큰 현안사항은 비행기 소음"이라며 "이로 인해 지역주민과의 갈등, 신경성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주민들의 정서적인 면이 다른 지역보다 좋지 않다"고 토로하며 주민들에 대한 지원을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함께 "소음 측정을 할 때 측정날짜와 장소 등을 주민들에게 미리 알려줘서 주민 대표 몇명이라도 꼭 측정과정을 봐야 나중에라도 불평이 없을 것"이라고 요구했다.

고씨는 "제주시에서 가장 아파트값이 싼 곳이 용담동"이라며 "공항 소음때문에 가격이 전혀 오르질 않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지역주민도 "젊은 사람들은 자녀교육 때문에 동네가 시끄럽다고 다 나가는 것 같다"며 소음문제를 해결해달라고 거들었다.

공항 소음 문제와 관련한 대책을 호소하는 주민들. <헤드라인제주>
우근민 제주지사. <헤드라인제주>

현재 용담2동 각 마을을 대상으로 방음용 이중창이 지원되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은 날이 더운 여름날이 되면 창문을 열어놓고 살아야 하는데, 그럴때면 방음창이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일부 마을에는 에어컨도 지원되고 있지만, 예산 문제로 지원되는 가정수가 한정돼 있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이에 대해 우 지사는 "예전에 도리초등학교를 가봤는데 아이들이 목소리가 굉장히 크더라"라면서 "사정을 듣고보니 비행기 소리 때문에 애들이 고함을 지르면서 이야기를 해서 그랬다"고 말했다.

우 지사는 "그날 오후 하루종일 교실에 앉아 있었는데, 그날따라 바람의 방향이 바다쪽에서 불어오는 통에 비행기 소음이 크게 들리지 않더라"라며 옛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막상 '내가 직접 들어보니 너무 시끄럽더라'라고 이야기를 했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다"면서 "기준을 정하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 소음 측정할때 주민이 참석한다는 생각은 매우 좋다"고 말했다.

# "신공항 유치...힘 없어서 강력하게 말 못해"

이어 우 지사는 신공항 관련 계획과 관련한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기존공항을 확장할 것인가, 신공항을 만들 것인가 논의되고 있는데 정부에서는 공항이 2030년까지 괜찮다고 하더라"라며 "2030년까지 괜찮다는게 무얼 말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우 지사는 "비행기가 내릴 수 있다고 사용가능한 것이 아니잖은가"라며 "가고 싶을때 가지 못하고, 오고 싶을때 오지 못하는 비행장이 무슨 비행장이냐"고 주장했다.

하지만, 우 지사는 이 문제에 대해 강력하게 요구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군 생활 당시의 이야기를 꺼내며 "신참내기 소대장으로 부대를 갔는데 이유없이 대대장이 나를 아껴주더라"라면서 "어느날 대대장에게 왜 내게 잘해주냐고 물었더니 '너네 중대장이 참 잘해서'라고 답해줬다"라고 말했다.

우 지사는 "도지사가 거칠게 나가면 제주사람들이 손해를 보기 때문에 거친 이야기를 하고 싶어도 참는다"면서 "우리는 힘이 없으니 우리끼리 떠들어봐야 소용없다"며 중앙절충력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헤드라인제주>

용담2동 주민과의 대화 시간을 갖고 있는 우근민 제주지사. <헤드라인제주>
용담2동 주민과의 대화 시간을 갖고 있는 우근민 제주지사.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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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도야지 2011-05-26 21:52:42 | 211.***.***.13
발품을 열심히들 파시면서 취재하시네요
기자님들 화이팅

도민 2011-05-26 21:33:11 | 121.***.***.164
객관적인 수치(이익,손해)를 기준으로
얘기하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