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차가 '쌩쌩-', "우리 아이가 위험해요"
상태바
화물차가 '쌩쌩-', "우리 아이가 위험해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용담동 서초교 앞 삼거리, 지나는 화물차에 인도 '움푹'
이석문 교육의원 "문제 심각"...자치경찰대 "안전펜스 설치"

24일 오전 제주시 용담2동 서초등학교 앞. 인근에 위치한 제주대학교 사범대학부설중.고등학교 학생들과 서초교 학생들이 등교에 한창이다.

서초교와 사대부중.고, 그리고 용두암으로 갈라지는 삼거리는 일반 출근 차량과 학생들을 학교에 데려다주는 학부모의 차량으로 분주하다.

일반적인 등굣길 풍경과 다를 게 없어 보이지만, 제주항에서 화물을 가득 실은 대형차량이 삼거리를 지날 때면 가뜩이나 좁은 도로가 더욱 좁아 보였다.

제주시 용담동 서초등학교 앞 삼거리. <헤드라인제주>
대형 화물차가 인도 위 학생을 아슬아슬하게 지나가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문제는 화물차는 물론 일반차량 일부가 서초교 앞에서 용두암 방향으로 우회전하면서 '인도'를 그대로 밟고 지나나고 있다는 점.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인도 위에 서 있던 어린 초등학생들이 놀란 마음에 화들짝 뒤로 물러나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특히 무게가 몇 톤에 달하는 화물차가 인도 위를 지나던 것은 하루이틀 일이 아닌 듯, 인도는 그 무게를 못 이겨 움푹 파여 있었다.

"비만 오면 파인 인도에 비가 잔뜩 고여 통행이 불편하다"는 인근 주민의 말이 이를 설명해 준다.

매일 아침마다 이같은 아찔한 순간이 재연되고 있는 문제는 무엇일까.

# 인도 지나는 화물차, 막을 수단 없나?

서초교 정문 바로 앞 인도에는 어린이보호 펜스가 설치돼 있다. 하지만 화물차들이 우회전 해 용두암으로 향하는 반대편의 인도에는 안전 시설이 전혀 없다.

화물차가 우회전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수단이 아무 것도 없는 것이다. 그나마 등교시간에는 학부모회 등에서 교통지도를 하며 이를 막고 있지만, 하굣길에는 이마저도 없다.

서초등학교 학생이 움푹 파인 인도를 지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서초등학교 앞 횡단보도의 인도가 움푹 파여있다. <헤드라인제주>

서초교 앞인 이 도로가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지만, 운전자에게 어린이 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알려주는 장치도 부족했다.

우선 자신의 차량 운행 속도 몇 km인지 알려주는 표시계가 없었다. 또 일반 도로보다 두껍게 포장돼 과속방지턱 효과와 함께 시각적 효과를 주는 '붉은색 도로' 포장도 돼 있지 않았다.

이 삼거리에 '신호등'이 없다는 점도 화물차에 의한 인도 파손 원인 중 하나라고 지역주민들은 입을 모은다.

김황국 서초교 학교운영위원장은 "여기 신호등이 없기 때문에 제주항에서 화물을 실은 차량들이 다른 신호를 피하기 위해 이 곳을 많이 지나간다"며 "말만 인도지 어린이들의 안전이 전혀 확보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같은 문제를 제기한지 3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바뀌는 게 없다"며 "전형적인 탁상행정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 이석문 의원 "문제 심각"...자치경찰 "안전펜스 설치"

지역주민들의 민원이 제기되자 용담동을 지역구로 하는 제주도의회 이석문 교육의원이 제주시자치경찰대 관계자 등과 함께 현장 확인에 나섰다.

이 의원은 "직접 확인해 보니 다른 초등학교의 도로와는 달리 문제가 심각하다"며 "어린이 안전 확보 차원에서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물차가 인도를 지나지 못하도록 하는 안전장치와 '붉은색 도로' 포장, 그리고 신호등 설치 등을 자치경찰대 측에 건의했다.

현장 확인에 나선 이석문 교육의원(사진 가운데)와 김황국 서초교 학교운영위원장(오른쪽). <헤드라인제주>
서초교 앞 삼거리에는 신호등이 없다. <헤드라인제주>

이에 자치경찰대 관계자는 "어린이의 안전 확보가 최우선이라는데에 공감한다"며 "제주시에서 도로 재포장이나 배수로 설치 등의 공사가 발주된 만큼, 빠른 시일 내로 공사가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화물차가 인도를 지나지 못하도록 하는 '안전펜스' 설치에 대해서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신호등 설치의 경우, "이 곳이 편도 1차선인 관계로 신호등을 설치하게 되면 교통 흐름이 더욱 복잡해 질 것"이라며 난색을 표했다.

결국 신호등 설치에 대해서는 용담2동 주민자치위원회과 학교운영위원회 간 협의를 거쳐 추진키로 했다.

한편 이석문 의원은 학교주변의 환경을 점검해 의정활동에 반영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학교주변 현장점검에 나서고 있는데, 다음주에는 제주 북초등학교 주변의 야간조명실태 점검에 나선다. <헤드라인제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