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어느날, 노무현 대통령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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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어느날, 노무현 대통령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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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전 대통령 서거 2주기 음악제, '슬픔을 넘어 희망으로'

"5월의 어느날, 노무현이 그립습니다."

벌써 2년이나 지났지만, '노란 물결'은 여전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2주기를 하루 앞둔 22일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이 노란 리본을 단 시민들과, 노란 풍선으로 가득 찼다.

비가 내리는 다소 궂은 날씨에도 시민들은 오후 7시부터 노무현 대통령 2주기 추모제 제주지역위원회의 주최로 열린 추모 음악제 '여러분, 잘 지내시죠! 슬픔을 넘어 희망으로'에 참가하기 위해 어울림마당으로 하나둘씩 모여 들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2주기 음악제가 22일 열렸다. <헤드라인제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2주기 음악제에서 노란 리본을 머리에 꽂은 어린이들. <헤드라인제주>

2주기 추모식은 노 전 대통령의 빈자리를 느끼며 슬픔과 회한 속에서 진행됐던 1주기 추모제와 달리 슬픔을 넘어 희망을 찾는다는 의미로 진행되면서 분향소는 따로 설치되지 않았다. 대신 시민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음악제 형식으로 진행됐다.

음악제에는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시민들을 비롯해 오옥만 국민참여당 제주도당 위원장, 국민참여당 소속 박주희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고희범 제주포럼C 공동대표, 박원철.김명만 의원(민주당), 이석문 교육의원 등이 참석했다.

'최상돈과 함께 부르는 노래'로 시작된 음악제에서 민중가수 최상돈씨는 '동백꽃', '당신 세월' 등의 노래를 통해 다소 엄숙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민중가수 최상돈씨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2주기 음악제에서 공연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2주기 음악제에서 시를 낭독하는 현택훈씨. <헤드라인제주>

이어 시낭송에 나선 제주작가회의의 현택훈 시인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그리움을 시 '남수각'에 담았다.

당신의 여린 뿌리가 뻗은 땅이

눈물로 화분(花紛)을 맺은 성지(聖地)가 되어

오, 뜨거운 계단을 이루는 구나

벼랑 아래로 떨어지는 사람들이여

위태롭게 죽어가는 사람들이여

 - '남수각' 중에서

계속된 음악제에서 무용가 이춘열씨는 애절한 춤사위로 노 전 대통령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표현해 냈다.

무용 공연이 끝난 뒤, 한라중 2학년에 재학 중인 박소영 양은 노 전 대통령에게 쓴 편지를 낭독했다.

"노무현 대통령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가족과 함께 분향소를 찾아 검은 리본을 달고, 한 송이 국화꽃을 드린지도 벌써 2년이 흘렀네요."

박 양은 "저에게는 고민 두 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한가지는 다리가 너무 굵다는 것"이라며 "제 다리를 원망하지만 한편으로는 겉모습만 바라보고 '얼짱', '몸짱'을 만들어낸 사회가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중학교 올라오면서 떨어진 성적도 고민"이라는 그는 "성적이 고민이긴 하지만 일류대를 나오지 않고도 대통령이 된 노무현 대통령님은 저에게 학벌이 중요하지 않다는 공식을 깨뜨려 주셨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님께서 가르쳐 주신 대로 겉모습이 아름다운 사람보다는 건강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되겠다"며 "하늘에서 편히 쉬시고 지켜봐 달라"고 말해 청중을 뭉클하게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편지를 쓴 박소영 학생. <헤드라인제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2주기 음악제에서 무용 공연을 선보인 이춘열씨. <헤드라인제주>

편지 낭독이 끝나자 노 전 대통령의 육성이 스피커를 타고 흘러 나왔다. 생전 즐겨 부르던 노래 '상록수'였다.

"우리들 가진것 비록 적어도 손에 손 맞잡고 눈물 흘리네. 우리 나갈 길 멀고 험해도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

시민들이 함께 부른 노래 '상록수'가 어울림마당을 가득 메웠다. 스크린 속의 노 전 대통령과 한 소절씩 노래를 따라 부르던 한 시민은 결국 눈물을 훔쳤다.

음악제에 참석한 고재현씨(31)는 "노 전 대통령을 기리는 음악제가 아니라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악제였으면 더욱 좋았을 것 같다"며 "함께 하지 못해 가슴이 아프지만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2주기 음악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눈물을 훔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음악제는 임영화.정현미씨의 국악공연과 김세홍 시인의 '다시 부르는 상록수' 시낭송, 가향판소리마당의 '농부가' 공연, 이름없는 악단의 노래 공연으로 이어졌다.

한편 내일(23일) 오후 1시 제주시청 열린정보문화센터 6층 강당에서는 노 전 대통령이 추진한 정책인 '제주특별자치도'에 대해 진단해보고,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토론회가 마련된다. <헤드라인제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2주기 음악제가 22일 열렸다. &lt;헤드라인제주&gt;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2주기 음악제가 22일 열렸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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