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기지 유치, 나도 화순항이 좋겠다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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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기지 유치, 나도 화순항이 좋겠다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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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지사, 예래동주민 대화서 '해군기지' 선정 뒤늦은 회고
"강정마을 조건부 수용 번복하며 신뢰 깨져" 섭섭함 토로

우근민 제주지사는 18일 해군기지 건설 문제와 관련해 "나도 강정 앞바다 보다는 화순항에 해군기지를 유치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었다"며 뒤늦은 회고를 했다.

우 지사는 이날 오후 4시30분께 서귀포시 예래동주민센터에서 '주민과의 대화' 자리를 마련하고 해군기지 건설지역 선정 과정을 되짚으며 이 같이 밝혔다.

주민과의 대화에는 제주도의회 현정화 의원을 포함해 예래동 지역 자생단체장, 지역주민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의견을 피력하는 우근민 제주지사. <헤드라인제주>
우근민 제주지사는 18일 예래동주민센터를 방문해 주민들과 대화시간을 가졌다. <헤드라인제주>

이 자리에서 한봉수 전 중문농협조합장이 해군기지, 롯데관광단지 조성, 컨벤션센터 앵커호텔 건설 등 서귀포시의 전반적인 현안에 대해 묻자 우 지사는 해군기지에 대한 개인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우 지사는 "조금 전에 해군기지 문제 2심(절대보전지역 해제 무효확인 소송)이 기각됐다"면서 "아직도 해군기지로 싸우고 있는데, 이는 '정통성'의 문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우 지사는 "강정마을에서 처음 해군기지 유치를 결정할 때는 찬성하는 사람들만 모여있던 것이 싸움의 발단이 됐다"면서 "해군기지를 의논하는 과정에서 정통성이 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잘못됐다기 보다는 미흡한 것에 대해서는 제주도가 사과를 해야한다"며 "제주도와 도의회가 미흡했던 것을 인정하고 풀어야만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 지사는 지난해 10월 있었던 해군기지 입지 재선정 논의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당시 강정마을은 마을 총회를 통해 화순항이나 위미 등 다른 지역에 해군기지 추진의사를 물어보고, 그들이 모두 반대한다면 강정에서 해군기지를 건설할 수 있도록 수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 지사는 "함부로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사실 그 제안을 들었을때는 '잘됐다' 싶었다"면서 "솔직히 말해 나도 해군기지를 유치하는 곳은 화순이 적절하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금도 제주사람들에게 물어보면 70%정도는 해군기지 유치 지역을 화순이라고 생각하고, 육지사람들도 화순이 적절하다는 이야기를 많이한다"고 말했다.

제안을 듣고나서 화순항으로 해군기지가 옮겨졌을 때를 대비한 그림도 머릿속으로 그렸었다고 밝혔다.

우 지사는 "해군이 강정에 해군기지를 유치하기 위해 땅을 보상하고, 해녀들에게 지원금을 주는 과정에서 300억원이 넘는 예산을 소비한 상황이었다"고 말한 뒤 "그래도 해군이 소비한 예산을 채워주고 제주도가 강정 땅을 맡을 계획이었다"고 피력했다.

우 지사는 "강정이 경치도 좋기 때문에 350억원짜리를 1000억원으로 만들면 되겠다 마음을 먹고 있었다"면서 "이후부터 화순을 자주 찾아가 주민들에게 '후회없는 결정을 해달라'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우근민 제주지사. <헤드라인제주>
우근민 제주지사는 18일 예래동주민센터를 방문해 주민들과 대화시간을 가졌다. <헤드라인제주>

하지만, 당시 화순이나 위미 등의 후보지역에서는 최종적으로 해군기지를 유치하지 않겠다고 답변했고, 곧 이어 강정마을은 "후보지역의 마을총회가 정당한 절차로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조건부 수용 불가 방침을 밝히면서 해군기지 문제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바 있다.

이에 대해 우 지사는 "조건부 수용을 하겠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강정마을이 나중에는 결정을 번복하면서 신뢰가 깨졌다"며 섭섭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서울에 가서도 할 이야기가 없다"며 "국무총리를 만나 조건을 내걸고 해군기지 추진 문제를 논의했는데, 얼마 지나지도 않아 수용을 못하겠다고 입장을 바꾸니 신뢰가 깨져서 말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우 지사는 "이제 대다수의 도민들이 '이제는 해야하지 않겠나'라고 이야기 할때까지 문제를 풀 수 있도록 현명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지역 돈벌이가 되면 인구도 자연스레 늘어날 것"

이 밖에도 우 지사는 롯데관광단지 문제와 관련한 입장도 피력했다.

우 지사는 "지금 롯데단지가 조성되려는 대지가 600m고지쯤인데, 제주의 경우 600고지 이상으로 건물이 올라가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도지사가 아니었을 때 일어난 일인데, 그 곳에 건축을 허용하면 앞으로 다른 곳도 건축을 허용해달라고 하면서 야금야금 올라가지 않겠나"라며 "도의회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WCC총회를 앞둔 가운데 앵커호텔 건설과 관련해서는 "건설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을 잘 구슬리고 달래서 건축물을 지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예래동 주민과의 대화에 참석한 주민들. <헤드라인제주>
우근민 제주지사는 18일 예래동주민센터를 방문해 주민들과 대화시간을 가졌다. <헤드라인제주>

한 주민이 "예래동이 7~8년전까지만 하더라도 인구수가 4200명이 넘었는데 지금은 700명이 줄어 3500명밖에 되지 않는다"며 대처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집들도 많이 들어서고 관광지도 넓혀가는데, 인구는 줄어들고 있다"면서 "10명의 사람이 들어와도 12명의 사람이 나가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우 지사는 "지역에서 돈벌이가 안되면 인구가 줄어들고, 돈벌이가 되면 인구가 늘어날 것"이라며 지역의 경제를 살리는 것에 주안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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