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난 결혼 이민자, "왜 상품취급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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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난 결혼 이민자, "왜 상품취급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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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민 여성들, 우 지사에 '생색내기' 행사 하소연
우 지사 "한국 문화 보급하는 프로그램 만들겠다"

"결혼 이민자들이 상품 취급을 당하고 있는 것 지사님 알고 계세요?"

한국에 온 지 이제 4년이 조금 넘었다는 고옥경씨. 중국 용정에서 태어난 그녀는 한국인 남편을 따라 제주도에 자리 잡았다.

나름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고씨는 별다른 문제없이 지내고 있다면서도, 아직 많은 다문화가정 여성들과 자녀들이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도2동 주민과의 대화에 참석한 주민들. <헤드라인제주>
우근민 제주지사는 17일 이도2동주민센터를 방문해 주민과의 대화시간을 가졌다. <헤드라인제주>

우근민 제주지사는 17일 오후 4시30분께 이도2동주민센터에서 주민과의 대화를 갖고 지역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전해들었다. 이날 주민과의 대화는 제주도의회 김명만 의원과 강경식 의원, 각 지역 자생단체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우 지사가 다문화가정의 어려움을 듣고 싶다고 청하자 고씨는 "내가 다문화 가정을 대표하지는 못하지만 다문화 가정이 실질적으로 겪고 있는 어려움을 이야기 하겠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다문화가정을 위해 여러가지 행사나 이벤트를 해 주는 것은 정말 고마운데, 실질적인 혜택이 오는 것은 없다"고 하소연했다.

고씨는 "하는 행사마다 일회성 행사에 그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요리프로그램, 체험프로그램을 열지만 항상 행사를 연 것으로 끝난다"며 연속성이 없는 행사에 대해 꼬집었다.

그러면서 "다문화가정이 같은 주민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마치 '상품 취급' 당하는 것 같아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털어놨다.

즉, 어느 행사나 이벤트를 가도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앞에 세워놓고 사진을 찍는 등 '생색내기식' 행사가 진행된다는 것이다.

고씨에 따르면 사진을 찍을때면 제일 얼굴이 검은 아이들, 가장 외국인 같이 생긴 아이들을 억지로 앞쪽에다가 세워놓고 사진을 찍는다고 말했다.

"아이들도 이제는 그런 행사를 가라고 하면 창피해서 안간다고 말한다"는 고씨는 "아이들이 왜 자기네만 사진을 찍냐고 물어보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고씨는 "예전보다 다문화가정에 대한 지원이 많이 좋아지고, 많은 혜택을 주고는 있지만 인식은 그대로"라고 지적하며 "다문화가정의 2세까지 지속적으로 자리잡고 당당하게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았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우근민 제주지사. <헤드라인제주>

우 지사는 고씨의 하소연에 "다문화 가정의 모든 이들이 한국 문화를 알게하고, 자식까지 이를 배울 수 있도록 현재 서울 고려대학교와 협의해 '사이버 대학'을 만드는 준비를 하고있다"고 밝혔다.

우 지사는 "처음에는 제주도 예산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후원자들을 모집해 사업을 시행하고, 한국의 문화를 알려주도록 만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 지사는 "사진 한번 찍고 '다문화가정 뭐 했습니다' 하는 것은 맞지 않지만 일단은 고맙게 생각해줬으면 한다"고 양해를 구하며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제주도의 자손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 "제주시청사 이전계획 아직 없다"

계속된 주민과의 대화에서 가령골에 사는 함민행씨는 "도로명 주소로 바뀌고 있는데, 우리 마을 이름이 '가령마을'인데도 새 주소에는 '가령마을'이름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함씨는 "시에서 담당직원과 이야기를 했는데도 달라지는게 없다"며 "동네사람들도 가령마을을 그대로 되살리자고 건의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고 토로했다.

이에 우 지사는 "정서상 옛 이름이 그대로 사라지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도로명 주소 밑에 '가령마을'이라고 따로 표시하는 방안은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우 지사는 "비슷한 사정에 처한 마을을 알아보고 가능하다면 도로명칭에 따로 마을이름을 표시하는 방식을 검토해보라"고 관련 부서에 지시했다.

이도2동 주민과의 대화에 참석한 김명만 의원, 우근민 지사, 강진호 동장, 강경식 의원(왼쪽부터). <헤드라인제주>
의견을 피력하는 이도2동 주민. <헤드라인제주>

이도2동 주민 고민국씨는 "지금 놀이터의 안전점검을 육지부의 기관을 불러다가 하고 있는데, 그 비용을 주민들이 부담하게끔 돼있다"고 말했다.

고씨는 "어차피 안전점검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육지부의 인력을 부르며 교통비까지 지불할 바에는 제주도의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라고 물었고, 우 지사는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성기준씨는 "제주시청 인근에 사는 주민들은 시청사가 도남동 복지타운으로 옮기는 것에 대해 큰 걱정을 하고 있다"며 "지사님은 그 개요를 갖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우 지사는 "아직 예산이 없어서 시청사 이전과 관련한 특별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 "시청 인근 대학로에 공연시설 만들겠다"

시청 인근의 대학로와 관련한 정비가 필요하다는 요청도 이어졌다.

김성훈 대학로상인회장은 먼저 대학로의 명칭에 대한 정확한 표시가 있어야 한다고 요청했다.

김 회장은 "택시를 타고 대학로로 가달라고 말하면 기사들이 어리둥절한다"며 "지금 대학로로 불리는 시청 인근에 아치형 간판과 함께 야간 조명시설을 늘려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거리가 너무 어두워서 청소년들의 야간 탈선장소로 이용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 회장은 "조명이 어두운 곳에 가보면 담배꽁초가 굉장히 많이 떨어져 있는데, 대학생들이 어두운 곳에서 담배를 피웠다고 생각치는 않는다"며 "우리의 자식이나 조카들의 탈선장소로 이용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두운 곳에 야간 조명을 환하게 설치하면 미리 예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김 회장은 "대학로가 대학로답게 되려면 젊은이들을 위해 공연할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됐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우근민 제주지사는 17일 이도2동주민센터를 방문해 주민과의 대화시간을 가졌다. <헤드라인제주>

우 지사는 "아치 시설과 조명 시설 등은 관련 부서에서 현장을 찾은 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젊은이들을 위한 공연시설을 확충할 계획에 대해 넌지시 밝혔다.

우 지사는 "예전에 한라체육관을 지나가는데 젊은애들이 처마 밑에서 라디오를 틀어놓고, 격렬한 춤을 추더라"라며 "그 아이들에게 무엇을 원하냐고 물었더니 대회를 열어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그 해 탑동에서 대회를 열게해줬다"고 말했다.

우 지사는 "이제는 어떤 것이라도 하나만 잘하면 되는 시대"라며 "시청과 신제주 연동 차없는 거리에도 공연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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