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 물러났더니 이름 쏙 빼놓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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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사 물러났더니 이름 쏙 빼놓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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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지사, 오라동 주민과의 대화서 '눈치보는 공무원' 힐책
탐라영재관 거울-4.3평화공원 '우근민' 이름 어디로 갔나?

우근민 제주도지사는 16일 "어디다 이름 새겨 놓아봤자 아무런 의미가 없더라"라며 권력의 무상함을 표하며, 상급자의 눈치를 보면서 행동하는 일부 공무원들을 우회적으로 힐책했다.

우 지사는 이날 제주시 오라동주민자치센터에서 각 지역 자생단체장을 비롯한 30여명의 주민들이 모인 가운데 오라동 주민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주민과의 대화에서 한 주민이 방선문 계곡에 대해 신경써달라며 "조선시대 목사들도 모두 와서 이름을 남겼는데, 우근민 지사 마애명도 남겨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하자, 우 지사는 "어디에 이름을 새겨놓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면서 예전의 섭섭했던 사례를 언급했다.

우근민 제주지사. <헤드라인제주>
우근민 제주지사는 16일 제주시 오라동주민센터를 방문해 주민과의 대화를 가졌다. <헤드라인제주>
우 지사는 "문화관광부에서 예산을 지원받아 서울에 제주도의 학생들이 살 수 있는 '탐라영재관'을 만들었는데, 개관하는 날 현관입구를 보니 거울에 '우근민 제주지사'이름이 붙어있더라"라고 회고했다.

이어 "그런데 지사직에서 물러나있는 동안 어느새 도지사 이름을 빼놓더니 다시 도지사가 되니까 살짝 새겨놓았다"라며 씁쓸함을 표했다.

4.3평화공원과 관련해서도 우 지사는 "지난해에 도지사 선거를 하기전에 4.3공원을 갔는데, 4.3역사의 흔적에 우근민의 이름이 하나도 없더라"라며 섭섭함을 드러냈다.

우 지사는 "지금 들어선 4.3평화공원이 조성될 수 있도록 땅을 샀고, 4.3특별법도 만들었고, 노무현 대통령이 4.3과 관련해 공식 사과하게끔 했는데, 현장에는 우근민 이름이 하나도 없었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4.3이라는 것이 역사를 왜곡하면 안되는 것인데, 누구 눈치보느라 무서워서 이름이나 사진 하나 붙이지 못하는 용기없는 사람들이 가득차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우 지사는 "(탐라영재관의)거울을 없앤 사람도 분명 공직자일 것"이라고 힐책하며 "이렇게 세상이 돌아가서는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탐라영재관이나 4.3평화공원의 사례는 공무원들의 '눈치보기'를 직설적으로 꼬집은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 영주10경 '영구춘화'..."지원해 주셔야죠"

김재익 오라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오라동을 관통하는 한천변 인근에 '오라 올레길'을 조성했는데 지역주민은 물론 애월읍이나 대정읍에서도 찾아오는 주민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미 오라 올레길이 상당한 명성을 지니고 있는데 길이 제대로 만들어져 있지 않아 차량 통행이 많은 제주상공회의소 인근에서 길이 시작되게끔 만들어져 있다"고 토로했다.

오라동 주민들이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우근민 제주지사는 16일 제주시 오라동주민센터를 방문해 주민과의 대화를 가졌다. <헤드라인제주>
그는 "사람들의 접근성이 높은 제주시 종합경기장 부터 출발할 수 있는 길이 나오면 좋을 것 같다"며 "종합경기장부터 올레길까지 연결하는 테크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우 지사는 "제주시에 흐르는 천이 4개 있는데, 천 하나를 따라서 올레길을 만들 계획"이라며 "제주올레 서명숙 회장에게 이야기해서 점검해달라고 말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테크를 조성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선뜻 답할 수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우 지사는 "우리는 올레길 시설을 만들겠다 만들지 않겠다 자체를 대답하지 않는다"며 "예전에 용수포구 인근에서 내려오는 길을 만들어놨는데, 자연을 훼손했다고 인터넷에서 엄청나게 두드려 맞았다"고 말했다.

우 지사는 "돌 때문에 사람들이 다치는 곳만 정비하는 것이 올레길이지 함부로 시설을 만들면 안된다"며 "주민들이 요구하는 것 그대로 들어주면 큰 문제가 생긴다"고 피력했다.

오라동 방선문 계곡에서 열리는 '방선문 축제'와 관련한 지원이 부족하다는 하소연도 이어졌다.

이종억 오라동 책읽는주부들의모임 고문은 "제주의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영주십경 중에 방선문계곡이 있는 '영구춘화'만 제대로 만들어져 있지 않았다"며 "이런 것은 오라동 주민자치위원회나 방선문보전위원회가 할 것이 아니라 도에서 지원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보전해야 하는데 도에서 도와주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지역에서 하고 있다"며 "축제의 구상이나 기획, 홍보 등을 제주도나 제주시에서 도와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 "20년전 약속한 도로공사 아직도 시작 안했다"

오라동 주민들은 교통의 불편함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했다.

한 주민은 "많은 제주시민들이 오라동은 도로가 잘 뚫려있다고들 하는데, 오라동에 설치된 도로는 공익을 위해 만들어진 도로지 주민의 편의성에 의해 만들어진 도로가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우근민 제주지사. <헤드라인제주>
제주시 오라동주민센터를 방문한 우근민 제주지사. <헤드라인제주>
그는 주민들이 직접적으로 이용하는 도로는 열악하다며 "오라5거리에서 종합운동장까지 연결되는 도로를 만들어주겠다고 한 지가 20년이 지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해에 1~2억씩 예산을 지원해주다보니 아직 토지보상도 끝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연동에서 이사를 왔다는 또 다른 주민도 거들며 "연동에서 살다가 이 곳으로 와서 생활하니 도로가 제대로 안 돼있어 생활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오라5거리에서 연결되는 길에는 가로등이 하나도 없다"며 "오는 사람들마다 시골도 아니고 별장이 있는 곳도 아닌데 어떻게 도로가 이렇게 돼있느냐고 묻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자리에 있던 제주도 건설과 관계자는 "1~2억씩 지원하다가 지난해부터 5억씩 지원하고 있다"며 "전체 120필지 중 20필지의 보상만이 남았다"고 주민들을 달랬다.

우 지사는 어두운 조명과 관련해 "최근 서울을 다녀왔는데, 그 동네는 다리마다 조명을 잘 해놔서 눈이 시릴정도로 밝더라"라며 "그런제 제주공항에 내려오니 너무 껌껌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라동도 그렇지만 신제주도 껌껌하다보니 관광지가 우범지대가 될 수도 있다"면서 "공항에서 나오는 길부터 신제주 KCTV, 그랜드호텔 인근은 불을 환하케 키겠다"고 밝혔다.

우 지사는 "관공서가 기름을 아끼기 위해서 불을 아끼고는 있지만 정책적으로 몇군데는 불을 밝혀야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 지사는 이날 오라동 주민과의 대화를 마치고 제주시 연동주민센터를 방문해 지역주민과의 대화를 나눴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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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세지감 2011-05-17 16:21:30 | 163.***.***.230
전임 지사 이름은 얼케 되고있을까?
역지사지로 생각해보심이
전임도정 정책은 무조건 비판하며 폐기수순 밟지안았는지
작년까지 공무원들애게 짜증내던 가장 심한 욕이 전임도정 티 못벗었다는 거 아니었어요?

역시 2011-05-17 10:05:23 | 163.***.***.235
현장에서 꺼리 하나를 찾기위해 발품파는 노력이 가상헙니다
헤드라인제주의 차별성이 이런데서 나옵니다

새삼스럽게 2011-05-16 20:44:09 | 119.***.***.72
도청 뜰안에 옛주인이 물러가면서 기념으로 나무를 심어놓았습니다. 그런데 새주인이 오니 시들시들해져간다고 합니다. 사라졌던 이름 석자를 은근슬쩍 노출시키는 거나 옛주인의 나무를 은근슬쩍 돌보지 않는거나 매 한가지인데 새삼스럽게 무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