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발 말똥게 '몰래 포획', 왜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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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발 말똥게 '몰래 포획', 왜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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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멸종위기종 포획작업하다 '들통'...강정주민 반발
해군 "개체수 적어 옮기려는 것"...주민 "터무니 없는 얘기"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으로 보호를 받고 있는 '붉은발 말똥게'의 서식지를 옮기는 것은 과연 가능한 일일까.

서귀포시 강정 해안가에 해군기지 건설공사를 강행하고 있는 해군이 최근 붉은발 말똥게의 서식지 이전을 위한 포획작업을 벌이는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해군기지사업단은 지난 9일부터 해군기지 건설현장인 강정 해안가에 서식하고 있는 붉은발 말똥게를 약천사 인근지역으로 이전시키기 위한 포획작업을 실시했다.

실제 해군측은 11일 현재 강정 해안가 곳곳에 통발을 비롯한 다양한 포획어구들을 설치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군이 붉은발 말똥게 포획을 위해 서귀포시 강정 해안가에 설치한 통발. <사진제공 강정마을회. 헤드라인제주>
해군이 붉은발 말똥게 포획을 위해 서귀포시 강정 해안가에 설치한 통발. <사진제공 강정마을회. 헤드라인제주>

해군이 약천사 인근으로 붉은발 말똥게를 옮기기로 결정한 것은 지난해 제주대학교에 의뢰해 수행된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 붉은발 말똥게 보호를 위한 연구 및 대책수립' 용역결과를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해군의 한 관계자는 "연구용역 결과 강정 해안가에 서식하는 붉은발 말똥게의 경우 출현빈도수가 적고 숫자가 많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 해군기지 사업현장에 붉은발 말똥게 서식지를 조성하는 것보다는 붉은발 말똥게가 많이 서식하고 있는 약천사 인근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보일 것이라는 용역결과에 따라 영산강유역환경청에 허가를 받아 포획.이전작업을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강정마을 측에서는 해군의 주장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이며, 강정 해안가의 붉은발 말똥게를 옮기는 것은 모조리 죽이겠다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고권일 제주해군기지 강정마을 반대대책위원장은 이날 <헤드라인제주>와의 전화통화에서 "강정 해안가에 붉은발 말똥게의 숫자가 적다는 것 부터가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면서 "강정 해안가에는 습기가 있는 곳은 어디에서나 붉은발 말똥게를 볼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수가 서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강정마을을 방문한 제주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다양한 환경단체들이 수차례에 걸쳐 강정 해안가를 조사한 결과 모두 많은 숫자의 붉은발 말똥게가 서식하고 있다는 결과를 제시했다"면서 "하지만 해군 측에서는 추운 겨울철 빈도수를 조사하고는 개체수가 적다고 말하고 있는데 실로 어처구니가 없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즉, 해군이 용역을 통해 조사했다는 시점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2009년 붉은발 말똥게의 서식을 처음 확인한 제주환경운동연합은 강정 해군기지를 중심으로 해 많은 개체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영산강환경청으로 포획허가를 받았다 하더라도 이 내용을 사전에 마을주민들과 공유하지 않은 해군의 행동도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고권일 위원장은 "강정마을 측에서 수차례 용역결과를 보여달라고 요청했으나 해군 측에서는 이상한 핑계를 대면서 끝까지 용역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가 몰래 포획작업을 시작했다"면서 "도대체 마을주민들과의 갈등을 해결할 의사가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해군기지 공사강행으로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터져나온 붉은발 말똥게의 서식지 이전은 또다른 논란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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