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가 승리하는 꿈을 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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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가 승리하는 꿈을 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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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송강호 평화운동가 / 개척자들 전 대표

송강호 평화운동가 / 개척자들 전 대표. <헤드라인제주>
주일 아침입니다. 중덕 앞바다에서 기도를 드리고 나니 동편 범섬 앞바다에 붉은 태양이 떠오릅니다. 태양은 어두운 절망의 바다 속에서 희망을 가득 담고 힘차게 솟아오르는 것 같습니다.

강정마을에 와서 배운 것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힘있는 자는 아무 짓이나 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들은 너무나 불법을 밥먹듯이 저지르는 나머지 법과 정의가 무엇인지 조차 생각할 수 있는 기능이 마비되어 버린 듯 합니다.

정치가들은 자신들이 국민의 공복이라고 입이 닳도록 허튼 소리를 해대지만 정작 이들이 두려워하는 사람은 그들을 뽑아준 국민이 아니라 출세를 위해 매어 달릴 자기 보다 더 힘이 세고 권력 있는 사람들입니다.

바른 판결을 내려야 할 사법부도 힘있는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기에 바쁩니다. 무엇보다 현 대통령이 국정의 최고 목표로 삼는 경제 살리기의 진의가 가난한 사람들을 희생양으로 삼아 탐욕스런 재벌들을 더욱 배불리기 위한 것이었음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처음에 대통령을 뽑을 때부터 우리 국민들은 우리나라를 정의롭고 평화로운 미래로 이끌 지도자를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우리를 더 부유하고 편안하게 살도록 해주리라고 약속한 지도자를 뽑았습니다. 그는 기독교인이긴 하지만 정직한 사람도 아니고 법을 존중하는 사람도 아닙니다. 그는 단지 사람들의 뱃속 깊이 잠들어 있던 돈에 대한 욕심을 자극하여 대중적인 지지를 얻어냈고 우리도 그를 따르면 부자가 될 수 있으리라는 환상에 홀려 그를 지도자로 뽑는 실수를 저지른 것입니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온통 공사판이 되었고 자연은 파괴되었습니다.

인공적으로 꾸며진 공원을 더 고상한 자연이라고 세뇌를 시키지만 그것은 이미 있는 그대로의 자연도 아니고 청정하지도 않습니다. FTA협정이란 것도 알고 보면 농민과 어민을 희생시켜 자동차와 핸드폰 수출을 하는 재벌들에게 돈다발을 안겨주자는 협정입니다.

현대나 삼성이 더 부자가 되면 결국 강원도 산골에서 감자 심고 배추 심는 농민들이나 서울역 앞 노숙자들도 결국 형편이 나아지리라는 가정에 터한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이 그러한가요?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한 사람이 되는 것이 우리 나라의 현실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바보는 위정자들 밖에 없습니다.

자신들이 상생해 나가야만 하는 중소 납품업체들 조차도 잡아 먹으려 드는 탐욕스런 대기업들이 국민들의 호주머니에 이익을 남겨주리라는 기대는 너무나도 낭만적입니다.

지난 9일 해군기지 건설현장에서 차량 앞을 가로막으며 해군기지 공사중단 시위를 벌이는 송강호 시민운동가. <헤드라인제주>
현 대통령은 자신도 수행하지 않은 군복무를 젊은이들에게 강조합니다.

마치 군기피자라는 딱지를 감추려는 듯이 군부의 눈치를 보고 보수 우익 단체들을 끼고 정치를 하려 듭니다. 저는 한국 사회의 그런 부조리가 총체적으로 집결된 곳이 강정마을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주도의 작은 마을 강정에서 여러분은 우리 사회의 권력층의 최상층부를 차지하고 있는 군대와 재벌의 무소불위한 힘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와서 강정주민들의 의사는 물론이고 제주도민의 의사를 대변하는 도의회의 결정도 전혀 무시한 채 아름다운 자연과 깨끗한 환경으로 인해 절대 보전 지역으로 지정된 범섬 앞바다를 파괴하는 해군과 삼성 대림의 위력을 보십시오.

천연 기념물들과 멸종 위기에 놓인 희귀 생물들, 수 만년을 제주도와 함께 해온 샘솟는 바위들이 행렬해 있는 아름다운 구럼비를 지키고 싶어하는 주민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불법적으로 진행하는 정부의 국책사업은 대한민국의 주권이 국민에게서 나온다는 헌법의 근본정신을 파괴하는 반국가적인 행위입니다.

나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자신의 힘을 믿고 강정주민들과 제주도민들의 정당한 주장을 묵살하고 있는 소위 이 힘있는 분들이 마침내 국민의 힘에 무릎을 꿇는 기쁨의 날을 바라봅니다.

강정마을의 투쟁은 단지 해군기지 건설 중단에 그쳐서는 안됩니다. 시멘트 구조물들을 바다까지 운반하기 위해서 깨뜨려버린 구럼비 위에 쌓아 놓은 더러운 돌덩어리들을 모두 거둬낼 때까지 싸워야 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바다 속에 던져 넣고 있는 거대한 삼발이들입니다.

이 삼발이들을 투하할 때 마다 아름다운 강정 바닷속은 처참한 모습으로 파괴되고 있고 바닷속의 생물들은 아무도 보지 못하는 수면 아래에서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며 죽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삼성과 대림이 자신들의 돈을 들여 다시 이 삼발이 들을 수거해갈 때까지 이들을 돌려보내서는 안됩니다.

삼발이를 수거해 가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저는 이미 투하된 삼발이를 크레인으로 끌어내기 위해 이 삼발이에 고리를 거는 일을 위해 자원해서 잠수를 하겠습니다.

다시금 바닷속까지 원래의 모습으로 복구할 때까지 절대로 이 무례하고 불법적인 해군과 삼성 대림을 그냥 돌려 보내서는 안됩니다.

저는 정의와 평화는 환희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저는 강정마을의 투박하고 인정 많은 주민들이 머지않아 불의한 해군을 쫓아내며 큰 기쁨의 축제를 즐기게 될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 제가 양선생님에게 들었던 가장 아름다운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길 겁니다. 정의가 반드시 이길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불법과 불의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반드시 쓰라린 대가를 지불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합니다.

나는 정의의 하나님을 믿습니다. 맑고 상쾌한 주일입니다.

<송강호 평화운동가 / 개척자들 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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