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겁한 행정', 적자 난다고 숨을 곳 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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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겁한 행정', 적자 난다고 숨을 곳 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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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논단] 서귀포천문과학문화관 휴관일 조정, 과연 정답일까
활성화 대책 고사하고, '인력감축-개방일 단축' 역발상

서귀포시가 9일 발표한 서귀포천문과학문화관 개관 일정 조정계획은 한마디로 '비겁한 행정'에 다름없다. 운영이 어렵다고 숨을 곳을 찾는 꼴이기 때문이다.

당당한 행정이라면, 막대한 혈세가 투입돼 설립된 이 시설을 좀더  활성화하기 위한 묘안이라도 찾았을 터인데, 서귀포시가 보여준 모습은 쫀쫀하기 짝이 없다.

서귀포시 하원동 산 70번지에 위치한 천문과학문화관은 과학기술문화 창달과 시민들에게 새로운 문화관광명소로 제공한다는 취지로 해 2006년 6월 개관했다.

투입된 예산만 국비 10억을 포함해 20억원이 투입됐다.

400㎜ 주망원경 1대를 비롯해 보조망원경 6대와 천체투영실(8m돔, 40석), 영상강의실(40석), 전시실 등을 갖추고 있으며 6명이 현장근무를 해왔다.

1층에서는 영상강의가, 2층에 있는 천체투영실에서는 디지털 투영기를 통한 우주설명 등 별자리체험이, 천체관측실에서는 망원경 8대를 이용해 우주천체에 있는 별자리 탐구와 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 시설이 마련돼 있다.

서귀포천문과학문화관. <헤드라인제주>
서귀포천문과학문화관의 '봄철 별자리 및 과학체험 행사'. <헤드라인제주>

하지만 운영초기부터 경영적 문제를 떠안게 됐다.

시설은 화려하게 갖췄지만, 실제 이곳을 찾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으면서 매해 막대한 재정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연도별 관람객과 입장수입 현황을 보면 2006년 1만2691명에 254만6000원인 것을 비롯해, 2007년 1만2559명에 286만5000원, 2008년 1만5859명에 514만8000원, 2009년 7349명 590만원, 그리고 지난해에는 1만7517명에 611만4000원이다.

관람객은 한해 평균 1만명 가량이 찾으면서 구색을 갖췄다고 하나, 입장료 수입은 적게는 200만원대에서 많게는 600만원대로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개관 2년째까지는 하루평균 1만원 수입도 안됐고, 그 이후부터는 1만원대 수입에 머물고 있다.

반면 인건비를 포함한 관리비용은 해마다 수억원이 들어가면서 연평균 1억5000만원 정도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액면 그대로 누적적자를 따진다면 지난해까지 약 7억5000만원의 적자가 났다.

과학관의 위치가 서귀포시내에서도 멀리 떨어진 탐라대학교 내에 위치해 있으면서 접근성 취약의 단면이 나타났고, 관측일수 부족 등으로 관람객이 저조한 것이 문제였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매해 행정사무감사 때마다 이 문제를 제기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번듯한 건물만 지어놓은 채 제대로운 운영대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기에 활성화 대책 주문은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말에는 '제주특별자치도과학관 설립 및 운영 조례'까지 개정하기에 이르렀다. 더 이상의 정상적인 운영은 어렵다는 판단하에 과학관 이용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일정 기간 동안 관람객에게 무료관람을 실시할 수 있는 규정을 신설했다.

입장수입을 올릴 수 있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면, 차라리 '무료관람'을 통해서라도 과학관의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하라는 취지였다.

하지만 서귀포시는 엉뚱한 방향으로 '피드백'을 했다. 이달 16일부터 개관일수를 주 6회에서 5회로 단축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매주 월요일에 한해 휴관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월요일과 화요일 이틀간 휴관을 한다.

인력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종전 6명에서 지난해 9월과 10월에 2명을 감축해 현재 4명만 근무하고 있는데, 휴관일을 하루 더 늘어나면서 무기계약직 2명을 추가로 감축해 최종적으로는 2명만 남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 서귀포시의 계획은 과학관을 활성화하기 보다는 더욱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흐를 것이 뻔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가뜩이나 기상관계로 관측일수가 부족한 실정에서 정기 휴관일을 늘린다면 관측일수는 더욱 줄어들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관측일수가 줄어드는 것은 관람객의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서귀포시의 이번 결정은 상황을 호전시키기 보다는 오히려 악화시키는 쪽의 선택을 한 셈이다.

개관일수를 줄이고 만만한 무기계약직 노동자를 감축하면서 운영활성화를 모색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다.

과학관을 바라보는 서귀포시의 시각도 의심스럽다. 진정 도민과 관광객들에게 천문 우주지식 체험기회를 제공하는 측면에서 접근했다면 이처럼 '돈벌이'에 급급해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차라리 몇해 운영해 본 후, 아니다 싶으면 과학기술문화라는 차원에서 전면적 무료개방을 했어야 옳았다. 그래야 명분이라도 얻을 수 있었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상황에서 뒤늦게 인력 감축하고 휴관일을 늘려 가져나가겠다는 구상은 도망갈 구멍을 찾는 비겁한 모습이다. 몇달전 전기세를 절약하겠다며 모구리 야영장의 전기공급을 아예 차단시켜 버린 행위와 사뭇 유사하다. 

이러한 발상이 참으로 한심스럽다. 지난 5년간 고민하고 고민하다 찾은 활성화대책이 고작 이것인가?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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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2011-05-10 21:41:25 | 122.***.***.104
고창후 시장님 그래도 화이팅
하고싶은대로 막 하세요
평생 시장하실것도 아닌데
시행착오 좀 하면 어때요
전임도정 산물이 얼마나 눈에 가시였으면 그랬을까요

딴 사람 2011-05-10 18:06:16 | 211.***.***.191
고창후 시장님 생각이 팜 기발하군요
시민이 중심이 아니라행정관료가 서귀포의 중심이됐군요
시늉이라도 잘 냈으면 좋았을텐데

이런 2011-05-10 12:47:09 | 49.***.***.123
돈 없다며 야영장 전기 자르고 이번엔 사람 자르고 이게 ㅁ 슨 행정이냐
방법을 찾을 생각을 해야지
정말 한심한 일이로다
그러면서 문화관광시설 유치하겠다는 말이 나오나

시장의 마인드 의심 2011-05-10 08:10:53 | 121.***.***.197
행정을 돈벌이로 보는 시장의 마인드가 의심스럽다 행정은 주민들을 위한 서비스이고 복지다. 허튼 데 들어가는 돈은 방치하고 필요한데는 예산줄인다고 하는 천박한 마인드... 모구리 야영장 전기 끊은 것도 마찬가지이다. 마인드의 변화없이 서귀포시의 앞날은 요원하다

토론왕국 2011-05-09 22:22:00 | 119.***.***.72
언제부턴가 토론을 통해 각종 대안을 마련하는 듯 싶던데, 이 문제점도 토론을 해보심이 어떨런지요? 골방에 처박혀 맨날 토론만 하고 쯧쯧...암행어사가 되어 현장을 살피세요. 입만 살아있는 이들의 '토론'만 귀담아 듣지 마시구요.

걱정 2011-05-09 21:02:52 | 119.***.***.141
참모의 문제인지, 가치관의 문제인지????
걱정됩니다

무대책이 상팔자 2011-05-09 16:23:35 | 49.***.***.106
서귀포시가 이런거에 신경쓸 겨룰이 있나
열심히 모금해서 에술대학 등 세워야지
과학관은 아마 전임도정의 흉물쯤으로 생각허겠지
고창후 시장님다운 대책일세 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