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팡질팡' 공항 교차로, "어쩌라는 신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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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팡질팡' 공항 교차로, "어쩌라는 신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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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공항 교차로, 헷갈린 신호체계에 당황하는 관광객
안내 미흡 직원주차장 진입로 혼란 가중..."뾰족한 수 없어"

6일 오후 제주국제공항 앞 교차로. 정체된 차량들 사이에서 경적소리가 요란하게 울린다.

관광객으로 보여지는 렌트카 차량 운전자가 헷갈린 신호체계에 갈팡질팡하며 서있었고, 곧 줄 지어 있던 뒷 차량들이 경적을 울려댔다.

결국 공항이 아니라 신제주방면 길을 타게 된 렌트카. 최종 행선지가 공항이었는지 확실치는 않으나, 적잖이 당황했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였다. 공항에 종종 드나드는 시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 같은 일은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제주공항 앞 교차로의 신호체계로 운전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공항 앞 교차로. <헤드라인제주>
제주공항에 들어서는 진입로의 도로와 신호체계가 혼란스럽게 돼있어 일부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직진, 우회전 신호가 명확치 않을뿐더러 직원주차장 진입로의 표시도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들어 렌트카를 이용한 개별관광객이 급증했고, 이들의 경우 대부분 비행편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제주의 관문인 공항 앞 신호체계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 "우회전? 직진? 저 신호는 어디로 가라는 거죠?"

용담동 먹돌새기 방면에서 바라보는 공항 진입로. 2차선 도로의 신호등은 4개의 신호를 표시하고 있다. 빨간불과 노란불, 좌회전 신호와 우회전 신호까지 총 4개다.

그런데 직진신호가 없다. 분명 공항으로 들어서기 위해서는 직진신호를 받아야 할 것 같은데 신호가 없으니 초행길 운전자들은 당황하기 일쑤다.

우회전으로 들어갈 수 있는 도로도 따로 있기에 더욱 당황스럽다. 이날 오후 교차로에서 울렸던 경적소리도 이 같은 이유로 혼란스러워하던 운전자에 의해 발생한 것이었다.

공항 진입로의 교차로는 6갈래의 길로 나뉘어져 있다.

먹돌새기에서 바라보는 길을 기준으로 90도로 우회전하면 직원주차장이 있다. 120도 가량 비스듬히 만들어진 길을 타면 비행기가 출발하는 여객청사로 들어가게 되고, 그보다 더 정면에 위치한 길로 들어가면 도착하는 여객청사가 나온다.

좌회전하는 길은 신제주 방면으로 접어드는 길이고, 좌회전 도로보다 비스듬히 만들어진 길은 공항에서 나오는 차량들이 사용하는 도로다.

그러나 신호는 좌회전과 우회전, 달랑 두 개 뿐이고 그마저도 육안으로 봐서는 어느 길로 우회전 하라는 것인지 헷갈리게끔 만들고 있다.

좌회전과 우회전만을 표시하는 신호등. <헤드라인제주>
제주공항 앞 교차로의 신호체계로 운전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차선도 문제다. 먹돌새기방면 2차선 도로는 왼쪽차선은 좌회전만, 오른쪽 차선은 우회전만 가능하게끔 만들어져 있다. 공항으로 가려해도 멋모르고 왼쪽 차선을 타면 신제주로 들어서는 도로에 올라 영락없이 600-700m를 달려야 하고, 그 길을 도로 되돌아와야 한다.

평소 공항을 오가는 제주도민들의 경우 자연스럽게 운행하는 길이지만, 관광객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고장에서는 보지도 못했던 신호가 곤혹스러울 뿐이다.

# 잘못 들어선 직원주차장...하루에도 수십대

직원주차장의 진입로도 제대로 안내되지 않아 문제시 되고 있다. 공항 건물 옆에 딱 붙어있는 직원주차장은 공항 직원이나 관계자들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있고, 공항 이용객들이 사용할 수 있는 주차장은 공항 전면에 조성돼 있다.

관광객들은 이 길마저 헷갈리기 그지없다. 가뜩이나 헷갈린 신호체계에 더해 혼란을 가중시킨다.

신제주 방면에서 달려오는 차량에게는 작은 입간판이 이를 안내하고 있지만, 야간시간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멋모르고 직원주차장 진입로에 들어선 차량들은 불법U턴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연휴를 맞아 제주도를 방문했다는 부천시민 박모씨는 렌트카를 타고 직원주차장 진입로로 들어섰다가 아차싶은 마음에 황급히 차를 돌렸다. 박씨는 "우회전 신호가 켜지길래 일단 들어왔는데 뒷차량들을 보니 여기로 들어오는게 아니구나 뒤늦게 느꼈다"고 말했다.

직원주차장을 안내하는 간판은 쉽게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헤드라인제주>
직원주차장 진입로로 잘못 들어서며 불법U턴하는 차량. <헤드라인제주>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제주시민들의 성토의 목소리도 들려왔다.

시민 강모씨는 지난 4일 "신호때문에 당황스러워하는 차량이나 직원주차장 방면으로 진입했다가 다시 유턴해 빠져나가는 차량이 하루에도 수십번씩 목격되고는 한다"며 이를 개선할 것을 제주시에 요구했다. <헤드라인제주 4일자 보도 '헷갈리는' 공항 앞 신호등..."어디로 가라고요?">

강씨는 "제주도의 관문인 제주공항에서 작은 부분에 불편을 끼치지 않고 돌아가게 하는 것이 제주관광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겠나"라고 제언하기도 했다.

# "도로 구조 바꾸지 않는한 뚜렷한 방법 없어"

이에 대해 제주도 교통항공과 관계자는 "신호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은 이전부터 계속돼왔다"며 "직진표시나 좌회전 표시 등 수 차례 변경해봤으나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예 도로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신호는 직진신호를 사용하건, 우회전 신호를 사용하건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도로 사정을 안내하는 입간판을 설치하는 것도 좋은 해결책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도로에 안내판을 설치하는 경우 운전자들의 시야가 분산될 수 있기때문에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이를 개선하기 위해 경찰과 도로교통공단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과 함께 다음주 중에라도 현장을 방문, 혼란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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