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한 뉘앙스', "지하수는 돈 버는데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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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뉘앙스', "지하수는 돈 버는데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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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지사 조천주민 대화, "식수는 담수화로...지하수는 수익사업화"
"농심보다는 제주물품 잘 팔아주는 업체에 삼다수 유통 맡길 것"

우근민 제주도지사는 4일 "제주의 지하수가 지니고 있는 경제적 가치는 단순계산으로 한해 78조원에 달한다"면서 "지하수를 '돈 버는 사업'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우 지사는 이날 오후 3시 제주시 조천읍사무소에서 '지역주민과의 대화'를 가진 자리에서 "제주도의 지하수를 프리미엄 브랜드로 만들겠다"며 지하수를 활용한 수익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피력했다.

이날 지역주민과의 대화에는 조천읍 지역구 의원인 제주도의회 손유원 의원을 비롯해 각 지역 자생단체장 등 관계자 80여명이 참석했다.

조천읍 주민과의 대화에서 발언하는 우근민 제주지사. <헤드라인제주>
우근민 제주지사는 4일 조천읍사무소를 방문해 '조천읍 주민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헤드라인제주>

이 자리에서 우 지사는 "제주도의 자원이 부족해 돈 벌 것이 없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활용하기에 따라서 제주의 바람이 석유보다 낫고, 제주의 약초가 석유보다 나을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히 제주의 지하수는 제주도가 적극 개발해야 할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우 지사는 "현재 제주지역에서 사용하고 있는 물 중 허드랫 물이나 농업용수, 공업용수, 빨랫물 등 모든 곳에서 지하수가 사용되는데, 사용되는 지하수의 양을 계산하면 1년에 약 3억톤이 사용된다"며 "이 3억톤을 삼다수 가격으로 팔면 얼마가 나오나 계산해보니 1년에 78조원에 달하는 수익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지하수를 돼지주는 물이나 스프링쿨러 등의 허드랫 물로 사용되는 양이 상당하다"며 "먹는물을 제외한 물은 '해수 담수화 시설'을 활용해 사용하고 지하수는 돈 버는데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 지사는 담수화 시설을 활용하는데 있어 현재 행원-월정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스마트그리드 사업과 연계하는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우도 주민들은 지금도 담수화 시설을 이용해 식수를 사용한다"면서 "현재 담수화 시설을 이용하면 1톤의 물을 생산하는데 1100원 가량이 소비되지만 스마트그리드 사업과 연계하면 700원정도면 물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우 지사는 "현재 제주지역의 1년 수입은 9조원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며 "지하수로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인 78조원 중 20조원만 벌어도 대한민국에서 제주도가 가장 잘 사는 지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우 지사의 발언은 최근 한국공항(주)의 지하수 증산문제를 기점으로 해 '공수화' 개념이 무너지고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어떻게 보전할 것인가 하는 문제보다는 제주 지하수의 '수익화' 부분만 지나치게 강조함으로써 묘한 느낌을 갖게 했다.

발언하는 우근민 제주지사. <헤드라인제주>
우근민 제주지사는 4일 조천읍사무소를 방문해 '조천읍 주민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헤드라인제주>
자리에 참석한 제주도의회 손유원 의원. <헤드라인제주>

# "제주상품 많이 파는 기업에 삼다수 유통권 넘길 것"

또 우 지사는 삼다수를 활용해 제주 특산품의 유통을 늘리는 방안에 대해 제시했다.

우 지사는 "제주삼다수를 유통하면서 농심이 많은 돈을 벌었다"며 "이제 제주도의 물건을 많이 팔아주는 업체에 삼다수의 유통을 맡기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우 지사는 "국내에 홈플러스나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가 많은데, 이 기업들 중 제주의 돼지고기, 고등어, 갈치, 옥돔 등을 많이 팔아주는 업체에게 삼다수를 팔 권리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도 현대나 롯데 등의 대기업 유통업체들이 먼저 와서 제주의 특산품을 판매하는 코너를 만들겠다고 제안하고 있다"며 "올해 말이면 이 같은 사업의 윤곽이 나올 것 같다"고 피력했다.

우 지사는 "이제는 제주도의 위상이 달라졌다"며 "예전에는 우리가 돈이 없으니 외국사람들을 찾아다니며 투자해달라고 부탁했는데, 우리나라 사람도 투자를 안하는데 누가 왔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주 사람들이 로비력도 부족하고 자금력도 부족해 괄시돼 왔지만, 이제 세계적인 기업인 포스코가 제주도에 대한 투자를 약속했고 대형 유통업체들도 제주에 관심을 갖는 등 예전과 상황은 다르다"고 역설했다.

"이제 제주의 땅을 파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우 지사는 "3700억원이 투입되는 해상 풍력발전기가 들어오더라도 땅을 파는 방식이 아니라 제주에 일정 주식을 달라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 지역주민들 "유해조수 피해대책 마련해달라"

이어진 대화에서 조천읍 주민들은 유해조수로 인한 피해에 대해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호소했다.

한 시민은 "여기저기 날뛰며 농작물에 피해를 입히는 노루를 잡아달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전기목책이나 화학약품을 사용한 노루 퇴치법이 이뤄지고 있는데, 노루는 줄어들지 않고 농장이 위험해지기만 했다"고 토로했다.

질문하는 조천읍 주민. <헤드라인제주>
'조천읍 지역주민과의 대화'에 참여한 주민들. <헤드라인제주>

그는 "노루를 포획하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강한 어조로 주장하며 "지금처럼 특별한 방법이 없이 방치되면 이제 곧 노루세상이 올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에 대해 우 지사는 "물론 노루를 포획하는 방법이 제일 좋을 것 같기는 한데, 일부 시민들과 환경단체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일단 내년에 치러지는 WCC(세계환경보전총회)가 끝날때까지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이효선 새마을협의회 조천읍지회장은 "까치로 인한 피해가 만만치 않다"며 "까치가 입히는 농작물 피해는 보상해주고 있지만 실질적인 피해에 대한 보상은 이뤄지지 않는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이 지회장은 "제주시에서 까치틀을 공급해줘서 현재까지 80마리에서 100마리의 까치를 잡아놓고 있는데, 이 까치에 대한 사료값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또 "까치가 농작물을 파먹기 위해 비닐하우스의 비닐을 뚫으면서 3~4년 사용해야 할 비닐이 2년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고기원 조천읍노인회장은 경로당에 지원되는 사업비 중 간식비나 연료비 등으로 사용되는 금액을 유동성 있게 사용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우 지사를 대신해 답변에 나선 오홍식 제주시 부시장은 "유동성 있게 사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또 다른 시민은 "현재 운행되고 있는 공항버스가 삼양까지만 도착하고 조천지역까지는 들어오지 않는다"며 해당 노선을 연장시켜줄 것을 요구했고, 우 지사는 해당 버스회사와 합의해 방안을 마련할 것을 약속했다.

# 다문화 가정, "한국말 못한다고 초등학교서 입학 거부했다"

함께 자리한 다문화가정 주민들에게도 발언권이 돌아갔다. 중국 연길에서 왔다는 한 주민은 "아이를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우리 아이들이 차별 없이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꺼냈다.

이에 우 지사는 "제주에 1000여명의 다문화 가정이 있는데, 대부분 농어촌지역에 살면서 검질메고, 농사짓고, 대화가 통하지 않는 시어머니를 모시며 살아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이들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 지사는 "국내 어느 대학을 나온 이가 다문화가정 사람들보다 중국말을 잘하겠느냐"며 "이들을 활용해 칠성로, 동문시장, 중앙로 등에 '기동타격대'를 구성, 중국 통역을 적극적으로 맡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질문하는 조천읍 주민. <헤드라인제주>
우근민 제주지사는 4일 조천읍사무소를 방문해 '조천읍 주민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헤드라인제주>

또 다른 다문화가정 관계자는 "아이들을 데리고 필리핀에서 살다 온 조천읍지역 다문화가정 주민이 있는데, 아이들이 오랫동안 외지에 나가있다보니 한국말을 잊었다고 지역내 초등학교에서 받아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조천읍의 초등학교에서는 아무데서도 받아주지 않아 결국 아이들이 외도초등학교까지 통학해야 했다"면서 어떻게 된 일인지 답을 요구했다. 우 지사는 "이 문제는 교육현안이라 지금 밝힐수는 없을 것 같다"며 추후에 답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우 지사는 이날 조천읍 주민과의 대화를 마치고, 조천읍 와흘리 소재의 '제주비료'를 방문하고 일정을 마쳤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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