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노숙투쟁, 드디어 실마리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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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노숙투쟁, 드디어 실마리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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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현안 갈등 노사 대표, 제주도 중재안에 전격 합의
제주의료원 등 4대 현안에 합의...도청앞 농성 정리될 듯

속보=제주의료원 노사갈등 문제 등 제주지역 노동현안과 관련해, 2일 노사 대표가 제주특별자치도의 중재안에 전격 합의했다.

이로써 160여일간 지속돼 온 노동자들의 제주도청 앞 장기농성은 사실상 일단락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달부터는 집단단식 등 강도높은 투쟁을 전개해왔는데, 이날 합의로 인해 '큰 고비'는 넘기게 됐다.

민주노총 제주본부의 고대언 본부장을 비롯한 노동자 대표자와 제주의료원장 및 문화예술진흥원장 등 사용자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제주도청 2층 회의실에서 우근민 제주지사가 배석한 가운데 제주특별자치도가 제시한 '노사갈등 현안 합의문'에 서명했다.

노사 갈등 현안 합의문에 고대언 민주노총 제주본부장이 서명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노사 대표의 합의문 서명이 끝나자 중재에 나선 우근민 제주지사가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노사 갈등 현안 합의문 발표를 위한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이날 합의된 사항은 제주의료원, 도립무용단, 우성아파트1단지, 동서교통 등 4대 현안이다.

합의내용을 보면 제주도립 무용단 문제와 관련해 노사는 "무용단의 기간만료 통보로 인해 재위촉되지 못한 단원들에게 향후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무용단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상호 노력키로 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최대 쟁점이었던 제주의료원 단체협약 문제와 관련해서는 별도의 단체협약문을 개정키로 하는 선에서 합의가 이뤄졌다.

제주의료원을 요양병원으로 전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 간호사 유산관련 조사는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직업환경연구실에 조사를 의뢰키로 합의했다.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조속히 수립해 시행하되, 조사를 하기에 앞서 노조와 긴밀히 협의키로 했다.

임금과 근로조건과 관련한 사항도 상당부분 개정됐다.

 구체적 내용을 보면 생후 1년 미만의 영아를 가진 직원이 영아양육을 위해 휴직을 원할 경우 종전에는 기본급과 기본급의 3분의 1(30만원 한도)을 생계비로 지급키로 했으나, 개정안에서는 고용보험법에 의한 육아휴직 급여와 별도로 매달 30만원을 1년에 한정해 육아지원비로 지급키로 했다.

또 동절기 통상근무시간을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로 정하되 낮 12시부터 오후 1시30분까지는 휴게시간을 제공키로 한다는 현행 협약규정의 경우 낮 휴게시간을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로 30분 단축했다.

근무준비나 업무마감 및 3교대 근무자의 인계인수시간은 실시간과 관계없이 전 직원에게 일괄적으로 적용해 월 8시간의 시간외 수당을 지급한다는 규정도 개정됐다.

개정안에서는 3교대 근무자에게는 월 11시간의 시간외수당을 지급하고 그 외 근무자에게는 부서장의 허가를 받아 실 근무시간을 적용해 시간외수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인사권과 관련한 사항에서는 '조합전임자, 조합임원, 상임집행부 배치전환시 조합과 사전에 협의한다'는 내용의 개정안이 마련됐다. 즉 종전에는 '합의한다'였으나, 개정안에서는 '협의한다'로 완화된 것이다.

부서별 근무형태 변경시 노사 합의규정과 관련해서는, '의료원은 부서별 근무형태 변경시 조합과 사전에 합의한다'는 규정과 함께 '단 5일 이내의 근무를 요하는 헬프제(Help)는 조합과 협의해 시행하고 계속 반복적으로 시행하는 것은 금지한다'는 단서조항을 넣었다.

경영권과 관련한 사항에서는 '임금체계 및 직제개편시, 또는 통폐합시에는 사전에 노조와 협의한다'는 내용이 개정됐다. 이 역시 종전 '합의'에서 '협의'로 바꾼 것이다.

단체협약의 제규정이나 제개정시 사전에 노조와 합의해 시행한다는 부분은 '의료원 인사.경영권에 관한 제규정 제.개정시 노동조합과 협의하되, 임금.근로시간.복지.해고 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사항은 노동조합과 합의한다'로 개정키로 했다.

우성아파트1단지 문제와 관련해서는, '제주특별자치도내 공동주택의 합리적 운영을 위해 다각적으로 함께 노력한다'는 내용으로 합의점이 도출됐다.

서귀포시 동서교통 노사갈등문제와 관련해서는, '노사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제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상호 노력하고, 특히 대중교통 서비스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한 정책적 대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한다'는데 합의했다.

이날 합의된 내용은 당초 노동자측에서 요구해온 수위와 비교할 때 상당부분 낮아진 것이나, 일단 대화의 물꼬를 트고, 해결의 실마리로서 합의점을 찾았다는데 의미가 있다.

# 우근민 지사 "노사합의가 제주발전 위한 전환점 돼야"

이날 우근민 제주도지사는 노사합의가 제주발전을 위한 전환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주도정이 제주의료원이나 도립무용단 등의 발전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사문제에 관심을 가져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우 지사는 "그동안 제주사회의 현안사항이라고 할 수 있는 갈등과 대립이 있어왔는데 이제 상생과 화합으로 바뀌어 제주의 도약과 성장을 위한 전환점이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제주의료원과 관련해서는 "제주의료원은 서민을 위한 병원"이라고 강조하며 "이 병원의 가치는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병원이라 생각하고 경영과 운영 등 모든 것이 정상화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우 지사는 "이번 노사갈등과 관련한 중요 현안들은 발생한 지 워낙 오래된 사안이고 원인의 뿌리가 깊어 원칙과 기준을 두지 않으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특히 노사갈등을 노사가 자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서로를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나서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노사갈등 해결을 위해서는 법과 정책을 통해 문제해결에 접근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면서 "노사는 동반자로서 합께 사야하며, 어느 일방이 승리하는 제로서 게임으로는 노사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우 지사는 "앞으로 노사가 지역사회의 책임있는 구성원으로써 바람직한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제주도정에서는 제주의료원이나 도립무용단 등의 발전을 위해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마련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 나가겠다"고 말했다.

# 고대언 "노동자들의 입장 대변해 줄 수 있는 전담부서 필요"

고대언 민주노총 제주본부장은 제주도에 노동자들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전담부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고 본부장은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지금이라도 합의가 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특히 이번 161일간의 투쟁을 통해 노동조합이 투쟁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면 것을 증명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 본부장은 "특히 이번 투쟁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입장을 대변해 주고 중재해 줄 수 있는 도정 측 전담부서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게 됐다"고 강조했다.

강영애 공공서비스노조 의료연대 제주지부장의 경우 요양병원 합의는 전환했지만 공공의료가 훼손되지 않도록 의료연대가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강 지부장은 "제주의료원은 서민의 병원이자 제주 공공의료의 중심축으로 제주지역의 공공의료를 어떻게 가져가야할 지에 대한 관점에서 봐야할 것"이라면서 "이번 투쟁 과정에서 공공의료가 훼손되는 것을 지켜본 만큼 앞으로 이런 부분에 대해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지부장은 "제주의료원을 어떻게 양질의 공공의료를 위한 중심축으로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도와 논의해 나가야 할 것 같다"면서 "의료원을 경영적인 측면으로 보면 공공의료가 훼손될 수 밖에 없으며, 앞으로 노조의 보다 적극적인 개입과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피력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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