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범 전 지사, '단식 중단'..."강정주민과 함께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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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범 전 지사, '단식 중단'..."강정주민과 함께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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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경찰에 연행된 양윤모 영화평론가의 '단식 중단을 촉구하는 단식'을 해왔던 신구범 전 제주지사가 27일 단식을 중단했다.

신 전 지사는 이날 단식중단 선언문을 통해 "강정마을 주민들과 야 5당의 단식중단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앞으로 강정마을 주민들과 행동을 함께하기 위해 단식을 끝내고자 한다"면서 "돌연한 단식으로 도민들에게 많은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밝혔다.

서귀포시 강정마을의 중덕해안가 천막에서 10일째 단식을 하고 있는 신구범 전 제주지사. <헤드라인제주>
신 전 지사는 "이번 단식을 통해 강정해군기지 입지선정 과정에서 해군과 제주도가 어떻게 기망과 회유와 조작으로 강정주민들을 분열시켰는지, 또 강정주민들이 지난 4년동안 얼마나 큰 분노와 고통 속에서 지내고 있는지를 알게 됐다"며 "해군과 기송업자가 공사현장에서 얼마나 비인간적이고 비열한 방법으로 주민들을 이간시키고 협박하고 있는지 알게됐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해군기지 건설은 국민을 위한 긴급한 안보사업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는 분노했다"면서 "해군기지 건설은 안보를 빙자해 군 내부에서 자체세력 확장과 이익도모를 기하려는 해군의 몸불리기 사업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제주 땅과 바다에서 정의를 법원도, 도지사도, 경찰도, 해군도, 지식인도, 지도자도 아닌 순박한 강정주민들의 손에 맡겨두고 있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많은 제주도민들이 해군기지 문제에 관심을 갖고 함께 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신 전 지사는 현재 22일째 옥중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는 양윤모 영화평론가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했다.

27일 서귀포시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공사현장을 방문한 야5당 지도부가 신구범 전 지사에게 단식을 중단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한편, 강정마을 주민들과 야5당 지도부는 신구범 전 지사에게 단식을 중단하고 많은 제주도민들에게 해군기지 문제를 알리기 위해 힘써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헤드라인제주>

 

[전문]신구범 전도지사 단식중단 선언문

단식을 마치면서 도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 이 제주 땅과 바다에서 정의(正義)를 법원도, 도지사도, 경찰도, 해군도, 지식인도, 지도자도 아닌 순박한 강정주민들의 손에 맡겨두고 있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입니다 -

도민 여러분, 돌연한 저의 단식으로 도민 여러분께 많은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번 단식을 통해 강정해군기지 입지선정과정에서 해군과 제주도가 어떻게 기망과 회유와 조작으로 강정주민들을 분열시켰는지, 또 강정주민들이 지난 4년 동안 얼마나 큰 분노와 고통 속에서 지내고 있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해군과 시공업자가 공사현장에서 얼마나 비인간적이고 비열한 방법으로 주민들을 이간시키고 협박하고 있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더욱이 해군기지 건설은 국민을 위한 긴급한 안보사업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는 분노했습니다.

해군기지 건설은 안보를 빙자하여 군 내부에서 자체 세력 확장과 이익 도모를 기하려는 해군의 몸 불리기 사업에 불과합니다.

도민 여러분, 이제 저는 강정주민들 그리고 그들과 함께 하고 있는 분들의 간곡한 요청에 따라 저의 단식을 끝내고자 합니다.

그들과 함께 행동하기 위해서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강정주민들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서슴없이 비난까지 합니다.

국가안보사업인데 제주도는 대한민국이 아닌가.

해군기지가 들어오면 인구증가와 경제적 이익이 있다.

화순이 좋으나 이미 강정으로 확정된 일 아닌가.

뭔가 좀 더 뜯어내려고 반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제주도의 최우선 해결 현안이 제주해군기지 문제라는 점에는 다수의 도민들이 동의하면서도 그 진실에 대한 인식은 겨우 이 정도입니다.

도민 여러분, 혹 주위에 위와 같은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 계시다면 꼭 한번 해군기지 건설현장인 강정마을을 찾아가 보도록 권유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도 단식을 통해 강정마을의 진실을 알기 전에는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찬성하는 입장이었습니다.

참으로 제주도민으로서 또한 한 때 여러분의 도지사직을 수행했던 저로서는 너무 부끄럽고 죄송스럽습니다. 사죄드리고 용서를 구합니다.

저의 단식 기간 중 돌보아 주신 강동균 회장님을 비롯한 강정주민들과 그들과 함께 하고 계신 송광호 박사님과 개척자들, 도법스님, 김경일 신부님, 권술용 선생님과 생명평화결사 회원들, 최성희씨, 홍기룡 범도민대책위원장, 김여진과 날나리 외부세력 등 직접 찾아오셔서 위로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또한 무단가출한 무모한 남편을 눈물로 참고 기도하며 기다려준 사랑하는 아내에게 특별한 감사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현재 옥중에서 22일째 단식 중인 양윤모 전 영화평론가 협회장의 단식중단과 조속한 석방을 기원합니다.

도민 여러분, 정말 고맙습니다.

2011. 4. 27.

신구범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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