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도정 자랑했던 장밋빛 비전은 '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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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도정 자랑했던 장밋빛 비전은 '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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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주 박사 '의정포럼', "국제자유도시 첫 단추부터 잘못"
"전체적 재점검 필요...뱁새가 황새 쫓아가듯 '카피' 해서야"

고려대 교수(법무대학원)인 제주출신 백승주 박사가 바라보는 '제주국제자유도시'는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문제투성이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계획에서부터 현재 진행되고 있는 부문별 사업 전체적으로 재점검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26일 오후 4시 제주도의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5차 의정포럼'에서 특강에 나선 그의 강연주제는 '제주특별법상 제주개발과 환경보존'.

주제가 주제인만큼 많은 의원과 공무원, 환경관련 시민단체 회원 등이 참석했다.

1시간여에 걸쳐 진행된 강연에서 그는 제주개발의 문제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특강을 하고 있는 백승주 박사. <헤드라인제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5차 의정포럼에서 참석자들이 백승주 박사의 강연을 듣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기대가 높았던 중앙정부의 지원과 성원의 부족, 역대도정의 정책적 실패, 무리하게 의도적으로 구축된 시험적인 행정조직에 내재된 있는 여러문제 등이 제주특별자치도의 성적을 '무늬만 특별자치도'라는 자조적 표현을 쓰게 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역대도정의 정책적 실패는 특별행정기관의 재이관 문제, 지방도로의 국도로의 재 환원문제, 기초자치단체의 부활문제, 보통교부세 법정률 조정문제 등을 지적한 것이다.

#"특혜시비 무릅쓰면서까지 '선 개발' 밀어붙이나?"

환경문제에 대한 힐난은 더욱 강했다.

그는 "제주의 천연자연자원 등의 보존에 대해서는 구체적 정책방향이나 충분한 정책적 배려없이 명분론에 집착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특별법의 규정에 따라 '선 보전, 후 개발'을 주창하면서도 실제로는 경제적 실리나 국책사업의 당위성을 내세워, 게다가 특혜시비를 무릅쓰면서까지 '선 개발, 후 보전'의 제주개발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투자유치를 빌미로 환경보존에 심각한 우려의 목소리를 외면하면서 시설개발에 집중하는 행정의 무모함은 그 도를 더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제주개발이 지속가능한 개발이 되지 못할 것임을 행정 스스로 증명해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현행 특별법상 개발과 환경보존간의 충돌사례 검토에서는 해군기지 절대보전지역 해제 취소의 문제에 대한 원고적격성이 도민들에게도 인정돼야 한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백 박사는 "절대보전지역의 지정 또는 변경의 경우 특별법상 도민의 권익침해와 공적 자연환경의 고유한 특성의 침해를 예견할 수 있는 근거규정이 조잰하고 이와 관련해 소송이 제기되는 경우 도민의 원고적격은 인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강정주민에게 '원고자격 없음'이란 하급심 결정에 대한 시민사회의 문제제는 일리가 있다"며 심정적으로 동감함을 피력했다.

환경영향평가 제도와 관련해서는 "개발주체가 누구이든 환경문제가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환경영향평가가 엄격하게 이뤄지는 것이 정도(正道)라고 할 수 있고, 더 나아가 개발만을 위한 개발을 도모하는 형식적인 평가과정도 지양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홍콩 등 모델 '카피'해 자본가 이익 극대화 도모하는 듯한 개발"

현재의 제주개발의 양상과 관련해서는 크게 두가지 차원에서 문제를 제기했다.

첫째는 제주개발행정 엘리트집단 또한 현안에 대한 중앙의존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제주 홀대론'에 안주하면서 현안처리에 대한 무책임성의 정도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행정 실무적으로 제주의 랜드마크인 천혜의 환경에 대한 보존문제가 체계적이면서도 미래지향적으로 충분히 고려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제주 내외의 여건과 능력을 감안하지 않고 용역전문기관에 의해 제시된 개발안에 호불호(好不好)하며 무분별한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며 "이러한 개발안의 명분론에 집착해 '뱁새가 황새 쫓아가듯' 싱가포르, 홍콩, 마카오 등을 제주개발 모델로 상정해 이들을 복사(copy)해 도민의 이익보다는 자본가 이익 극대화를 도모하는 듯한 소위 '제주주식회사'를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제자유도시개발이라는 명분으로 외지자본에 의한 시설개발을 위한 장기계획이 구체적 비전제시 없이 반복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지난 제2차 제주개발종합계획 작성 용역기관의 중간보고서에서도 '현재의 방식과 속도로는 국제자유도시 실현이 불가능하다'는 사망판정을 내림으로써 그간의 역대도정들이 자랑했던 장밋빛 비전은 환상에 불과했음을 증명하기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외지자본 의존에서 벗어나 '자연환경' 장점을 아우르는 개발 필요"

그는 이러한 평가 속에, 바람직한 제주개선 세계적.외국적 외지자본의 의존개발에서 벗어나 세계자연유산 등재의 취지를 살리는 의미에서, 특히 자연환경 보존문제를 최우선 고려하는 지속가능한 개발의 원칙을 준수할 것을 당부했다.

한국적.제주적인 자립형의 제주개발을 실현하는 쪽으로 나아가자는 제안이다.

두번째로는 개발모델 또한 시설관광 개발 등 인위적 개발을 최우선시하는 것에서 벗어나 자연환경 등 제주의 모든 장점을 충분히 아우를 수 있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백 박사는 "현재 그 산업구조나 내수시장의 인구규모가 제주와 유사하거나 경쟁모델로 삼기에 적합한 나라 또는 도시를 새로운 개발모델로 상정하는 차원에서의 제주개발 기본계획의 변공을 신중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번째로는 현재의 토지매각을 중심으로 한 외지자본유치 차원의 땅을 파는 제주개발을 지양하고, 설령 느림보 전략이 될지라도 기존 제주산업의 전반적인 경쟁력을 배가할 수 있는 전략과, 새로운 산업을 혼합한 도민중심의 개발전략을 동시에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5차 의정포럼에서는 백승주 박사의 강연이 있었다. <헤드라인제주>
#"2050년의 제주비전 재구성...제주의 '리관유' 인재육성 필요"

결론적으로 그는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완성시점 목표를 '2020년'이 아니라 '2050년'으로 상정해 전반적인 계획을 재구성할 것을 주문했다.

소위 제주비전의 2020년은 첫단추부터 잘못 끼웠고, 단기적인 성과만을 의식한 종합계획의 주기가 현실적으로 맞지 않아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을 잘 상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백 박사는 "어떻든 지금 제주개발의 새로운 방향설정으로서, 제주비전의 수정은 불가피하다"며 "파헤치는 제주개발과 지금의 물량적 총량적 개발실적에 안주하는 수동적 자세에서 벗어나, 요동치는 국내외 개발여건 변화를 감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후변화, 불가피한 지속적 FTA상황 등 내부환경의 변화에 대한 대안설정이 요구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지금의 싱가포르는 대충하여 된 것이 아니라 독립운동을 하듯 진두지휘했던 '리관유'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한 백 박사는 "제주가 한국의 싱가포르가 되기를 원한다면 제주의 '리관유'를 육성하기 위한 장기 인재육성 프로그램 개발도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서귀포시 출신인 백 박사는 고려대 법과대학원(법학박사)을 졸업했으며, 현재 고려대학교 교수와 C&C 국토개발행정연구소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행정법총론>, <토지공법>, <지방자치쟁송법> 등이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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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ll 2011-04-27 08:37:23 | 119.***.***.126
될수도되어도안될 홍가폴 억지꿈을 깨야합니다 가장제주적인것이 세계적인걸
찾읍시다 일본의 유후인이라는 시골마을이 일본 최고관광자원입니다
세계3관왕이 콘크리트에서 나왔는가? 올바른지적 리관유... 박수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