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양도 케이블카, 지역에서 추진할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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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양도 케이블카, 지역에서 추진할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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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근민 지사, 한림읍 주민대화...비양도 케이블카 '불수용'
"돼지분뇨 냄새나는 지역에 누가 찾아오겠나?"

우근민 제주지사가 25일 비양도 케이블카 설치문제와 관련해 "지역주민들이 결정해서 추진할 일이 아니라 제주 전체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판단할 문제"라며 사실상 비양도 케이블카 추진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우 지사는 이날 오후 3시 제주시 한림읍사무소에서 열린 '지역주민과의 대화'에서 비양도 케이블카 설치를 요청하는 지역주민들의 의견에 이같은 뜻을 밝혔다.

주민과의 대화는 한림읍 지역구 의원인 제주도의회 박원철 의원을 비롯해 각 지역 자생단체장 등 관계자 70여명이 참석해 진행됐다.

우근민 제주도지사. <헤드라인제주>
우근민 제주지사는 25일 오후 3시 '한림읍 주민과의 대화'를 가졌다. <헤드라인제주>
주민들과의 대화에서는 비양도 케이블카 문제가 다시 제기됐다.

김영호 한림읍 협재리장은 "연초부터 도지사 면담을 신청했는데 대답이 없어 이 시간을 빌어 발언한다"며 "협재리 마을 주민총회를 거친 결과, 지역 내에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09년 처음 이야기가 나왔을때 협재리 주변의 마을에서 이를 반대하는 바람에 무산됐지만, 지금은 꾸준히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웃 마을에서도 이해하고 있다"고 말한 후, "지사는 케이블카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라는 것은 알고있지만 총회에 참석한 지역 주민들의 97%가 이 사안에 대해 찬성했다"며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우 지사는 "비양도 주민들과 협재리 주민들이 결정해서 추진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우 지사는 "당장에 투자자가 있다고 해도, 이 사업으로 인한 50년 후, 100년 후에는 어떤 결과가 나오겠느냐"라고 되물으며 "공공재의 개념은 도나 한림읍, 개인 사업체를 위한 것이 아닌 제주도를 위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다못해 풍력발전을 돌리고 있는 제주의 바람도 제주도의 것"이라며 "주인이 제주도인 비양도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면 제주에 어떤 영향을 주느냐를 생각해야 한다"고 이해를 구했다.

사실상 비양도 케이블카를 적극 추진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한 대목이다.

김영호 협재리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돼지분뇨 냄새나는 지역에 누가 찾아오겠나?"

앞서 모두발언에서 우 지사는 "축산농가가 많은 한림지역의 경우 가축분뇨 냄새로 인해 방문객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며 "지역을 살리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의지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우 지사는 "돼지 오줌 같은 경우 한 번만 가공을 거치면 훌륭한 비료가 되는데, 쉽게 버려지면서 지역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전제한 후, "한림읍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은 가축 분뇨 냄새에 머리가 지끈지끈하다고 토로한다"며 적정 처리되지 않는 가축분뇨 문제에 대해 꼬집었다.

그러면서 "또 제주도는 지하수가 아주 중요한데 가축분뇨가 쉽게 버려지면서 지하수까지 오염시키고 있다"며 "물론 지하수 자체적인 자정능력이 있지만, 이 같은 행위가 지속되면서 문제시 되고 있다"고 피력했다.

이 지역의 한 골프장의 예를 들며 "관광객들은 골프 라운딩을 하다보면 가축분뇨 냄새 때문에 머리까지 아파 올 지경이라고 호소한다"며 "대규모로 운영되는 축산농가의 경우 적절히 처리할 수 있는 여유가 있을텐데도 소홀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서울만 가도 골프장이 넘쳐나는데, 이런 상황에서 어느 관광객이 일부러 제주를 찾아 오겠나"라며 이 부분은 '자성'이 있어야 함을 강조했다.

#"선물 하나 줘야 할 것 아니냐는 생각은 구시대적인 발상"

우 지사는 이어 행정에 무조건적인 도움을 구하는 것은 '옛 관행'이라며 이를 버릴 것을 주문했다.

그는 "이런 자리에 오게되면 '여기까지 온 김에 선물 하나 줘야될 것 아니냐'는 식의 이야기를 많이 듣게된다"며 "이 같은 생각은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또 "통상적인 관례에서 벗어나 세상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면서 "당장에 인터넷만 제대로 활용해도 3배 이상 받는 채소값을 5배 이상 받을 수 있는 방안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주민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을 거듭 당부했다.

그러면서, 제주도 예산상의 한계로 인한 지역사업 지원의 한계에 대해 토로했다.

우 지사는 "선거때까지만 해도 이것저것 다 해주겠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막상 이 자리에서 보니 무엇을 해주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돈을 어디서 구해와야 하는지가 문제"라고 말했다.

우 지사는 "2009년에 4000억원이 있었는데 지난해에는 3000억원, 올해에는 2000억원으로 떨어지다보니 무슨 사업을 하더라도 조마조마할 수 밖에 없다"며 "무슨 사업을 시작할 때 새로운 사업에 대한 고민과 구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사업을 시작해야하나 말아야하나를 고민해야 하는 현실"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우근민 제주지사는 25일 오후 3시 '한림읍 주민과의 대화'를 가졌다. <헤드라인제주>
'한림읍 주민과의 대화'에서 함무창 한림읍주민자치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이어 아직 바뀌지 못한 경제사업과 관련한 부분에 아쉬움을 피력했다.

우 지사는 "작년까지 15kg에 2만원대에 팔리던 양파가격이 올해는 3000원대로 급락했다"며 "이는 전년도인 2009년 양파가격이 급등하자 다른 밭작물을 키우던 농가들이 일제히 양파농사에 뛰어들면서 발생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에는 수박가격이 폭등하게 될 것"이라며 농산물 생산량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한데 대한 아쉬움을 피력했다.

또 해운 물류와 관련해, "20년전까지만해도 제주에서 일본으로 도착하는 수출경로가 있어 하루만에 동경까지 물품이 도착했는데, 최근에는 부산을 들러서 거기서도 3-4일 지연된 후에야 일본으로 들어간다"고 말했다.

우 지사는 "제주의 수출품은 야채나 광어 등 주로 생물들인데, 일주일 이상 걸리면 상품가지가 어떻게 되겠나"라며 "해운이 돈 들어간다고 마다할 것이 아니라 세상 돌아가는 흐름 상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 "게이트볼장 정비- 해녀지원사업 적극 돕겠다"

대화에서 함무창 한림읍주민자치위원장은 "한림종합운동장 옆에 노인게이트볼장이 있는데 전천후 게이트볼장으로 이전하면서 지금은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활용방안을 마련해줄 것을 요청했다.

함 위원장은 "한림읍에는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 없어 행사를 치를때 다른 시외지역으로 까지 찾아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며 "이미 설치된 건물을 리모델링하면 다용도로 쓸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에 우 지사는 "다가오는 전국체전과 연계해서 시설을 정비해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임명호 한수풀해녀학교장은 "해녀학교 박물관이 지난해까지는 관광국 소속이었는데 올해부터 수산국 소속이 됐고, 그러다보니 학교를 운영 프로그램이 다소 약해졌다"며 "행정에서 학교를 운영하는 아이디어와 프로그램의 개발을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우 지사는 "해녀가 중심이고 관광은 부수적인 것이다보니 소관 업무가 이전됐다"고 설며하며 "학교 운영 프로그램은 물론 해녀의 문화, 건강까지 충분히 보장받을 수 있도록 책임지겠다"고 답변했다.

변수방 전 한림양돈농협 조합장은 "국.공유지에서 임대해 준 토지에 감자나 더덕을 심는 바람에 목초지가 없고, 비가 많이오는 날이면 흙이 쓸려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불만을 털어놨다.

변 전 조합장은 개인 사유지도 아닌 국.공유지로 인해 피해를 입는 상황이라며 따졌고, 우 지사를 대신해 답변에 나선 조덕준 제주도 축정과장은 "국.공유지를 이 같은 용도로 빌려주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우 지사는 주민과의 대화를 마치고 한림읍 금릉농공단지내 사업체를 시찰하며 일정을 마무리 지었다. <헤드라인제주>

'한림읍 주민과의 대화'에서 발언하는 시민. <헤드라인제주>

지역주민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는 우근민 제주지사. <헤드라인제주>
한림읍 주민과의 대화를 마친 후 금릉농공단지를 방문한 우 지사. <헤드라인제주>
한림읍 주민과의 대화를 마친 후 금릉농공단지를 방문한 우 지사.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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