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의 공로가 인정되고, 공경 받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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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의 공로가 인정되고, 공경 받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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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강연호 서귀포시 녹색환경과장

강연호 서귀포시 녹색환경과장. <헤드라인제주>
보리밥마저 귀하고, 때론 고구마로 끼니를 때웠던 엊그제 같기만 한 어릴 적. 고등학교 다닐 때까지 밥 대신 고구마로 도시락을 채웠던 일 때문에 나는 지금도 고구마 1개를 다 먹지 못한다.

"입에 넣어 씹고 삼키면 될 것을..." 하면서 못 믿을 사람이 있겠지만 진짜로 고구마 1개를 다 먹지 못한다.

20여 년 전인가. 한 TV의 '인간시대'란 프로그램에서 '수잔 브링크의 아리랑'이 방영된 적이 있다. 60년대 말 집안이 너무 어려워 자녀들 중 딸을 스웨덴에 입양시켰는데 그 딸이 성장하여 어머니와 오빠를 찾은 이야기를 다룬 내용이다.

입양된 딸의 어머니와 오빠가 함께 나와서 당시 상황을 설명하던 중 오빠가 누이동생이 입양되기 전, 어느 날인가 배고픔을 못 이긴 누이동생이 도로변에 있는 쓰레기통을 뒤져, 먹다버린 토마토를 주워 먹는 것을 보고, 어린 마음에도 그런 누이동생이 미워 한참을 때렸다고 한다.

그런데 그 오빠는 성장하면서 그 때의 그 일 때문에 토마토를 먹지 못한다고 했다.
 
그 방송을 보면서 나는 오빠의 말에 공감했었다. 말로는 딱히 설명하기가 어려우나 나도 어릴 적 일로 인해 고구마를 먹지 못하기 때문이다. 서두에 이런 얘기를 꺼낸 이유는, 그리 멀지 않았던 과거에 이처럼 먹는 것조차도 힘들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작년도 기준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불을 넘어서고 세계적인 경제대국으로 발 돋음 하고 있다. 불과 40-50여 년 전과 비교할 때 세상천지가 이렇게까지 달라진 원천은 무엇일까?

바로,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 또는 아버지, 어머니 등 어르신들이 후손들에게만큼은 가난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그 동안 무던히도 흘린 땀과 노력, 개척정신과 의지의 결과가 아닌가 생각한다.

어르신들은 오늘날 우리가 존재하는 원천이며, 온갖 역경과 고난을 극복하고, 지역과 나라를 발전시켰으며, 인생의 값진 경험과 고귀한 지혜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지금은 소외감과 함께 핵가족화 등 사회 구조의 변화에 따라 날이 갈수록 어른 공경심은 약해져 가기만 하고 있다.

부모 없이 난 사람이 어디 있으며, 부모가 길러주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는가? 근원의 가치는 언제나 인정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따라서 어른은 옛날이나, 오늘이나, 또한 내일이나 언제나 시대가 바뀌어도 당연히 존경 받아야 할 분이다.

가정의 달 5월을 앞두고 어른들의 지나온 공로가 인정되고, 공경 받는 우리 제주특별자치도이길 소망해 본다. 그 책임은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의 몫이라 생각한다.

<강연호 서귀포시 녹색환경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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