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157억 있으면서 피해자 보상 왜 미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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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157억 있으면서 피해자 보상 왜 미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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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타는 으뜸은행 피해자들, 예금보험공단 항의 방문
예금피해 보상 우선지급과 으뜸은행 조사과정 공개 요구

한때 제주 최고의 우량은행이었지만 지난 2009년 임원들의 수백억원대 불법대출 등의 방만한 경영으로 문을 닫은 으뜸상호저축은행.

당시 돈을 예금했던 피해자들은 다행히 지난해 13%의 계상지급금을 지급받았지만 아직까지 제대로된 보상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피해자들의 보상을 위한 과정에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도 알지 못하고 있어 애만 태우고 있는 실정이다.

으뜸상호저축은행 예금피해자들이 18일 오후 3시 30분 예금보험공사를 방문, 예금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을 우선적으로 조치해 줄 것을 요청했다. <헤드라인제주>
예금보험공사를 방문한 으뜸상호저축은행 예금피해자들. <헤드라인제주>
이에 참지못한 예금 피해자들은 18일 오후 3시 30분 예쓰저축은행을 운영 중인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을 방문, 으뜸은행 예금 피해자들의 대한 보상금 우선 지급과 현재 진행 중인 예금보험공사의 으뜸은행 조사과정에 대한 공개를 요구했다.

특히 이들 예금 피해자들의 경우 현재 예보에서 회수한 으뜸은행 관련 현금이 157억원이 넘어가고 있는데 이를 피해자들의 보상에 우선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며 항의하고 나섰다.

# "피해자 보상 우선하고 나중에 예보가 투자금을 회수해가라"

이날 예금보험공사 소속 양건승 으뜸상호저축은행 제주지역 통합실장과 면담을 가진 으뜸은행 예금 피해자들은 지금까지 예보가 회수한 으뜸상호저축은행의 재산을 이용해 피해자들의 보상을 우선적으로 해 줄 것을 요청했다.

현민준 으뜸상호저축은행 피해자 대책위원장. <헤드라인제주>
현민준 으뜸상호저축은행 피해자 대책위원장은 이날 면담 자리에서 "지금 예보가 회수한 자금만도 157억원에, 앞으로도 가압류와 소송 등을 통해 300억원 이상을 회수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현재 보유하고 있는 157억원으로도 피해자들에게 보상이 가능한데 왜 아직까지 하지 않고 있느냐"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단순히 돈을 내놓으라는 것이 아니고 지금 가지고 있는 현금의 경우 피해자들에게 우선 지급한 후 나중에 가압류 등을 통해 들어오는 자금은 예보가 회수해가면 되지 않느냐"면서 "지금 피해자들의 나이가 평균 65세가 넘고 벌써 2년 사이 2명의 피해자가 돌아가셨는데 언제까지 기다리라고만 할 것이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현 위원장은 "예보 역시 지금 수천억원의 자금을 투자한 것은 알고 있지만 지금 이 곳에 모인 피해자들 대부분이 노후대책자금으로 한푼 두푼 모아온 돈을 송두리채 빼앗긴 사람들"이라며 "현재 자식들의 눈치를 보며 제대로된 생활조차 못하고 있는 형편으로 피해자들의 생계유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예보에서는 회수재산이 327억원이 돼야 2차 보상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우리 중에는 그때까지 기다릴 수 없는 분들이 너무 많다"며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을 우선적으로 해 줄 것을 요청했다.

# "으뜸은행 전현직 임원들의 은닉재산...제대로 조사하고 있나?"

이와 함께 현 위원장은 으뜸은행의 전현직 임원들의 은닉재산에 대한 조사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에 대해 따져물었다.

현 위원장은 "으뜸저축은행 전 회장인 김모 씨를 비롯해 전현직 임원 등의 은닉재산도 수천억원이 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에 대해 왜 예보가 제대로된 조사조차 하지 않고 있느냐"면서 "이들의 은닉재산을 적발해 회수한다면 우리 피해자들의 보상률도 50% 이상 올라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자신들의 재산을 가족이나 친척들의 명의로 빼돌리고 해외로도 유출해 놓은 것을 우리들도 알고 있는데 이를 회수하지 못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라며 "가해자들은 떵떵거리며 잘 살고 있고, 피해자들은 라면하나 사기도 힘든 생활을 한다는 것은 웃기는 이야기"라고 격분했다.

으뜸상호저축은행 예금피해자들이 양건승 으뜸상호저축은행 제주지역 통합실장의 설명을 심각한 얼굴로 듣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으뜸상호저축은행 예금피해자들이 양건승 으뜸상호저축은행 제주지역 통합실장의 설명을 심각한 얼굴로 듣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현 위원장은 "예보에서 국회나 금감원 등에 요청해 이들의 은닉재산을 철저하게 조사해 회수하고 으뜸은행을 파산으로 몰고간 이들이 모두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강력하게 주장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현재 예보가 진행 중인 으뜸상호저축은행 자금회수 과정을 피해자들에게 공개할 것을 요청했다.

# 예금보험공사 "현재 지속적으로 노력 중...조금만 더 기다려달라"

이러한 피해자들의 주장에 대해 양건승 으뜸상호저축은행 제주지역 통합실장은 "현재 피해자들 보상금 지급을 위해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고 으뜸은행 전현직 임원들에 대한 조사도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다"면서 피해자들이 조금만 더 기다려 줄 것을 부탁했다.

양건승 으뜸상호저축은행 제주지역 통합실장. <헤드라인제주>
양 실장은 "우리도 피해자들의 보상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고, 이에 따라 지난해에도 13%의 계상지급금을 지급하기도 했다"면서 "현재 가압류 등을 통해 확보가 예상되는 금액도 140억원으로 추정되는 등 많은 금액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이를 모두 회수한다면 34% 가량의 배당금을 지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지금 당장은 예산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당장 피해자들의 보상금을 지급할 수 없다"면서 "최대한 빠른 시일내 보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현재 진행 중인 으뜸상호저축은행 자금회수 과정의 경우 빠르면 이달 중, 늦어도 다음달에 피해자들을 초청해 공개적으로 설명회를 갖기로 했다.

# "피해자 돕겠다던 도지사와 국회의원들...도대체 지금 뭐하나?"

1시간 30분간의 양 실장과의 면담을 마친 으뜸은행 피해자들은 우근민 제주도지사와 제주출신 국회의원들, 제주도의회 의원들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현 위원장은 "지난해 6.2지방선거에 앞서 당시 후보자였던 우근민 지사가 찾아와 당선되면 물심양면으로 돕겠다고 해놓고 지금까지 얼굴 한번 비치지 않았다"면서 "제주출신 민주당 국회의원들 역시 말만 앞세우고 행동으로 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최근 다른지역에서 발생한 부실은행에 대한 피해자 보상은 그 지역 국회의원들이 앞장서서 이뤄질 수 있도록 했는데 제주출신 국회의원 3명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면서 "선거 전에는 얼굴을 비치다 지금은 발길을 끊은 제주도의원들도 마찬가지"라면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현 위원장은 "우리들도 제주도민이고 다들 심각한 피해를 입어 어려운 지경에 빠져있다"며 "이런 도민들도 돕지 않으면서 도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일꾼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피력했다.

한편, 제주으뜸상호저축은행은 지난 2009년 8월 부실금융기관으로 판정돼 같은해 11월 파산했으며, 으뜸상호저축은행 전 부회장 김모 씨 등 임원들은 최근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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