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의 백비를 일으켜 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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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의 백비를 일으켜 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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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남녕고등학교 3학년 김민아

남녕고등학교 3학년 김민아. <헤드라인제주>
제주 4.3이 올해로 63주년을 맞았다. 4.3특별법이 제정된 지도 벌써 십여 년이 흘렀다. 은폐와 조작으로 감춰져있던 역사가 뒤늦게야 수면 위로 떠오른 현재, 우리는 4.3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영화 ‘르완다 호텔’에서 종족 간 대량학살을 취재한 외신기자 잭은 말한다. “그들이 티비에서 이 학살 장면을 본다면 경악을 하고 불쌍하다 말할 거예요. 그리고 다시 저녁을 먹겠죠.”‘그들’, 즉 르완다 밖의 세계인들에게 있어 학살은 피부로 느낄 수 없는, 제3세계의 비극일 뿐이다.

4.3에 대한 대다수의 인식은 ‘그들’과 비슷하다. 우리는 수많은 희생자를 낳은 4.3이 제주도민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아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그 이상으로 이를 인식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과거에 대한 안타까움만을 표출할 뿐, 그 내용을 정확히 인지하고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지는 않는다. 수십 년간 은폐되고 조작된 역사니만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문제에 제대로 접근하기 어려운 것은 당연하지 않는가.

이렇듯 상황적 당위성을 지닌 4.3에 대한 불완전한 인식의 재정립을 위해서 국가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국민의 정서와 의식의 변화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으므로 정부 주도의 꾸준한 진상규명과 되새김이 요구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피해보상과 유해발굴 사업의 지속적 추진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들의 인식 전환을 위한 4.3 교육과 홍보가 필요하다. 더불어 4.3 관련 출판,공연,행사 등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서도 국민의식의 전환을 기대할 수 있다.

4.3은 ‘화해와 상생’의 의미다. 이 의미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4.3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접근이 필요하며, 이는 적극적인 국가의 노력을 전제로 확립된다.

정부는 4.3 문제에 대한 정치 이념적인 측면에서의 접근을 배제한 채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을 해나가야 한다. 그 성과로 국민 인식이 전환됐을 때야 비로소 평화공원에 누워있는 4.3백비를 일으켜 세울 수 있다.

<남녕고등학교 3학년 김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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