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김황식 국무총리 4.3위령제 추모사
상태바
[전문] 김황식 국무총리 4.3위령제 추모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제주도민과 4.3 유가족 여러분, 그리고 자리를 함께 하신 내외 귀빈 여러분,

63년 전, 4.3사건으로 무고하게 희생되신 분들의 영전에 머리 숙여 애도의 뜻을 표하며 삼가 명복을 빕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슬픔을 가슴에 안고 살아오신 유가족 여러분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제주 4.3사건은 굴곡진 우리 현대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빚어진 큰 비극이었습니다.
그러나 반세기가 넘도록 억울하다는 말도 못한 채 통한의 세월을 살아오신 유가족과 제주도민 여러분의 한(恨)은 아직도 온전히 씻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 뒤늦게 그동안 행방불명인 채로 땅속에 묻혀있던 396구의 유해를 봉안관에 모셨습니다만, 이렇듯 우리 가슴 속에 4.3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지난 2000년 ‘제주 4.3특별법’이 제정된 이래 정부 차원에서 진상규명과 희생자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월, 국무총리가 위원장으로 있는 제주4.3위원회를 열어 희생자 결정과 평화공원 3단계 사업 추진계획안을 의결하였습니다.

저는 이번 위원회를 통해 그동안 지연되어 온 희생자 결정을 마무리 할 수 있게 된 것을 매우 뜻 깊게 생각합니다. 오랜 시간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주신 유가족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려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정부는 앞으로도 4.3의 진실을 밝히고 가신님들의 넋을 기리는 일에 온 정성을 다해 나갈 것입니다. 4.3 원혼들의 억울한 죽음이 헛되이 잊혀지지 않도록 그 정신을 기리고 계승하는 일에도 힘쓰겠습니다.

4.3 유가족과 제주도민 여러분,
오늘 이 위령행사가 열리고 있는 이곳 제주 4.3평화공원은 평화와 인권의 성지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곳에서 세계의 냉전과 민족의 분단이 빚어낸 우리 현대사의 비극을 화해와 상생으로 극복해낸 제주도민의 위대한 정신을 보고 있습니다.

현대사의 아픔을 딛고 제주 또한 평화와 번영의 섬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대립과 갈등을 관용과 화합으로 승화시켜 제주의 풍요로운 미래를 열어가고 계십니다.

이제 제주는 우리나라 유일의 특별자치도(道)로서 고도의 자치권을 가지고 모범 지자체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을 비롯한 모든 도민이 더욱 힘을 모아 나간다면 제주는 우리가 꿈꾸는 선진 일류국가 건설의 소중한 본보기가 될 것입니다.

정부도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는 제주가 세계 속의 제주로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데 최대한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다시 한 번 4.3 영령들을 추모하며, 제주도와 도민 여러분의 앞날에 밝은 미래가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