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최저임금, 이래서야 먹고 살겠어요?"
상태바
"시간당 최저임금, 이래서야 먹고 살겠어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간당 최저임금 4320원, 노동자 평균임금 32% 불과
민주노동당, '5410원으로 인상' 전국 서명운동 선포

제주도내 모 기업체에서 청소일을 도맡아 하는 박모 씨(53, 여). 일주일에 닷새를 8-9시간씩 일해도 한달에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100만원이 조금 안된다.

제주시청 인근의 한 고깃집 서빙 아르바이트를 하는 고모 씨(21)도 사정은 마찬가지. 대학 수업이 끝난 저녁시간대부터 새벽까지 일을 하지만 70만원 안팎의 월급으로는 대학 등록금을 내기도 벅차다.

최근 집세, 밥값, 기름값 오르지 않은 게 없으니, 생활고를 물가 탓으로 돌리기도 한다. 그렇지만 물가만을 탓하기에는 손에 잡히는 돈이 너무 적다고 하소연했다.

일자리가 많은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일을 하면서 벌어들일 수 있는 돈의 최저치 올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즉 최저임금이 올라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법에서 정한 우리나라의 최저임금은 지난해 시간당 4110원에서 210원 오른 4320원. 하루에 8시간씩 일주일에 5일을 일하면 90만2880원을 벌 수 있는 셈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4인 가족 기준 가구당 평균 생계비는 300만8280원. 가정에 노동이 가능한 한, 두명이 법정 최저임금만 받고 일해서는 생계를 꾸리기 벅차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에따라 최근 민주노동당을 중심으로 최저임금을 더욱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물론, 최저임금을 조금 올린다고 해도 당장 생계에 큰 보탬이 되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나온다. 하지만 '최소한'의 생계 유지를 돕는 차원에서라도 최저임금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민주노동당 제주특별자치도당(위원장 현애자)은 30일 오후 2시 제주시청 조형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저임금 현실화 서명운동을 선포했다.

민주노동당 제주도당은 30일 최저임금 현실화 서명운동을 선포했다. <헤드라인제주>
민주노동당 제주도당의 최저임금 현실화 서명운동에서 한 시민이 서명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 민주노동당 "최저임금 4320원에서 5410원으로 인상해야"

민주노동당 제주도당은 시간당 최저임금이 현행 4320원에서 1000원 정도가 오른 5410원은 돼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애자 위원장은 "최저임금은 임금의 최저 수준을 보장해 생활안정과 노동력의 질을 높이는데 목적이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올해 최저임금으로는 생활필수품 물가 상승을 감안할 때 정말 최소한의 기초적인 생계조차 꾸려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 위원장에 따르면, 지난 2008년 기준 우리나라의 최저임금은 노동자 평균 임금의 32%에 불과하다. OECD국가 21개 가운데 17위로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현애자 민주노동당 제주도당 위원장. <헤드라인제주>
또 국제노동기구 소속 국가 99개 가운데 우리나라의 1인당 GDP 대비 최저임금 비율은 중국이나 베트남보다 낮은 57위에 머물렀다.

더구나 법으로 보장된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지난해 기준 노동자 8명당 1명꼴인 210만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현 위원장은 "이처럼 뼈 빠지게 일을 해도 입에 풀칠하기 힘든 사람들의 삶을 바꿔줘야 한다"며 "최저임금이 정말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할 정도는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최저임금에서 1000원 정도인 5410원으로 올리면 노동자 평균 임금의 절반 정도가 되고, 말 그대로 최소한의 생계 유지를 할 정도가 될 수 있다"며 "최저임금을 현실화해야만 양극화 해소의 길이 열린다"고 말했다.

# 전국민 서명 운동...법 개정도 착수

민주노동당은 '최저임금 현실화 운동본부'를 설치, 최저임금 5410원 인상 운동을 전국적으로 전개해 나갈 방침이다.

우선 다음달까지 전 국민 대상 설문조사를 실시한 뒤, 5월에는 최저임금 정책 토론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와함께 서명운동을 꾸준히 전개해 '최저임금 현실화'에 동참하는 국민들의 여론을 결집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서명 운동에 동참한 전국민의 마음을 국회에 청원하고, 나아가 최저임금법 개정까지도 추진하기로 했다.

현 위원장은 "한나라당이나 일부 배부른 국회의원들이 반대할 소지가 있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국민들의 의견을 모으는 게 중요하다"며 "올해는 무슨 일이 있어도 저임금 노동자들의 삶을 개선하는 것에 모든 것을 걸겠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

민주노동당 제주도당의 최저임금 현실화 서명운동에서 한 시민이 서명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수정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