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의 강제철거..."이게 최선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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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의 강제철거..."이게 최선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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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다양한 선택의 기로에서 악수(惡手)를 둔 제주시

제주시가 23일 제주도청 앞에서 121일째 장기농성을 벌이고 있는 노동자들의 노숙투쟁 현장에 대한 강제철거를 시도하면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고, 이 과정에서 민주노총 소속 간부 1명이 경찰에 연행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달 21일 제주지역 노동현안 해결을 촉구하던 제주지역 노동자들의 천막투쟁장 철거에 이은 두번째이다.

첫번째 철거 당시에는 그나마 제주도와 노동조합 관계자들이 지속적으로 대화하며 나름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었다.

노동조합에서는 제주의료원 사태와 도립예술단 문제, 우성아파트 문제와 관련한 요구안을 제주도에 전달했고 요구안은 제주도 관계자를 통해 각각 제주의료원장과 문화진흥원장 등 책임자에게 전달됐다.

요구안을 확인한 책임자들은 지속적으로 대화를 가지며 최대한 합의를 이끌어내겠다는 약속을 했고 사태는 원만하게 해결되는 듯 했다.

그러나 갑작스레 벌어진 제주시의 천막 강제철거는 분위기를 급격하게 냉각시키는 한편, 제주도와 노동조합간의 대화를 단절시키고, 노동조합들이 우근민 제주지사 퇴진운동을 벌이는 계기가 됐다.

그로부터 약 한달이 지난 후 벌어진 2번째 강제철거...첫번째 철거 후 조금씩 회복되던 대화 분위기를 다시금 냉각시키고 그나마 다시 시작된 제주도와 노동자들간의 대화도 중단시켰다.

실제로 두번째 강제철거 과정에서 격렬하게 항의하던 부장원 민주노총 조직부장이 경찰에 연행되면서 이날 오후 예정돼 있었던 제주의료원과 노동조합 관계자들과의 비공개 면담이 연기되기도 했다.

이 면담은 제주의료원 김승철 원장과 노동자들간의 대화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제주의료원 노동문제 해결의 큰 단초를 마련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중요한 면담이었다.

과연 제주시가 행한 두번의 강제철거는 최선의 선택이었을까? 물론 그들이 행한 강제철거는 행정대집행에 의한 것으로 이미 계고장을 통한 여러번의 경고가 이뤄진 상태였고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절차였다.

그러나 제주도와 노동조합간 대화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 노동현안 해결을 위한 다양한 선택지와 변수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강제철거라는 그들의 두번의 선택은 상황을 나쁜쪽으로 몰아가는 분명한 '악수(惡手)'였다.

물론 아직 확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아직은 다양한 경우의 수가 남아있고 그에 따른 선택도 남아있다. 이제 제주시는 심사숙고를 통해 더이상 사태가 악화되지 않을 그런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헤드라인제주>

<김두영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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