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의 '제주 웹사이트', "한글판도 생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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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의 '제주 웹사이트', "한글판도 생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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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人제주] (26) '뱅가드 엘리먼트' 사이트 운영자 윌킨
"혼자 알기 아까운 정보 홈페이지에 공유"...홍보 역할 '톡톡'

세상이 어찌나 좁은지 '지구촌'이란 말이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됐다. 통신 기술의 발달로 지구 반대편의 친구와도 언제든지 대화를 나눌 수 있고, 운송 수단의 발달로 지구 대부분의 곳을 방문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인터넷'의 발달은 지구촌을 우리 곁에 가져다 놓았다. 원하는 정보를 얼마든지 얻을 수 있고,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무한대로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났다.

'http://www.vanguardelement.com'는 제주에서 원어민 교사로 재직하고 있는 미국 출신 윌킨 브루터스(Wilkine Brutus, 27)의 홈페이지다.

윌킨은 제주에서의 경험을 글, 동영상, 사진 등으로 이 사이트에 실으면서, 제주를 전세계에 알리고 있다.

# 제주 문화, 특징 등 사이트 게재...홍보 역할 '톡톡'

윌킨 브루터스. <헤드라인제주>
사이트 이름은 '뱅가드 엘리먼트'. 윌킨의 해석을 빌리자면, '시간과 감정의 선봉'이라는 뜻이란다. 굉장히 추상적인 뜻인데, 사이트를 들여다보면 말 그대로 윌킨의 시간과 감정이 고스란이 엿보인다.

사이트에는 제주의 문화, 특징, 환경 등 윌킨이 제주에 오기 전, 수개월 동안 제주를 공부한 흔적이 녹아있다. 서귀포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경험, 올레 걷기, 성산 일출제, 들불 축제 등 추억들도 베어있다.

어떤 것들은 사진으로, 또 다른 어떤 것은 글로 표현해 냈다. 놓치기 아까운 풍광이나 장면 등은 동영상에서 살아 움직인다.

시(詩), 에세이 등 문학적인 글도 눈에 띈다. 그가 선호하는 영화, 음악, 예술가 등의 정보도 실려 있어, 지극히 개인적인 홈페이지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그리고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와 연계되면서 파급력이 대단하다. 하루 방문자 수도 수백명은 족히 된다고 했다.

"딱히 제주를 알리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던 것은 아니었어요. 제주에서 보고 느끼고 들은 다양한 경험들을 혼자 가지고 있기 아깝다는 생각에 홈페이지를 운영하기 시작했죠."

외국에 있는 그의 친구들도 사이트 단골이다. 친구들은 윌킨의 사이트를 통해 제주를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제주를 상상한다고 했다.

윌킨 개인적인 기쁨과 재미를 위해 선보인 사이트였지만, 본의 아니게 제주를 알리는 홍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었다.

윌킨이 웹사이트 '뱅가드 엘리먼트'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 제주 생활 1년째...제주사람들과의 '마음 소통'

그가 이처럼 능수능란하게 인터넷을 활용하는데는 그만한 배경이 있었다. 윌킨은 미국 플로리다의 한 대학에서 멀티미디어를 전공한 뒤, 위성통신 기술자로 안정된 삶을 누리고 있었다.

그런데 무료하고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그는 여태껏 가보지 못했던 아시아로의 여행을 계획했다. 여행을 겸한 직종으로는 '영어 교사'가 1순위였다.

그렇게 그는 번듯한 직장을 접고, 아시아에서 영어 교사를 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남은 일은 목적지 정하기였다.

"제가 살던 마이애미에는 한국인이 극히 드물었습니다. 어쩌다 만나는 아시아인은 열에 아홉은 중국인이었고, 마이애미에서 한국인의 비율은 2% 정도였으니까요. 그래서 한국이란 나라는 과연 어떤 곳일까 하는 호기심이 생겼어요."

우연이었을까. 그는 당시 한국의 모 전자회사가 만든 휴대폰을 쓰고 있었다. 그 휴대폰이 한국 제품이라는 것을 알자,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호기심이 점점 커졌다.

호기심은 이내 결심으로 굳혀졌고, 지난해 2월 그는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원어민 교사로 제주에서 근무하게 된 그는 제주 땅을 처음 밟은 순간을 잊지 못했다.

"제 고향에서는 어딜 가나 야자수가 많았어요. 그런데 제주국제공항에 내려서 봤더니 야자수가 있어서 마치 고향같다는 감동을 느꼈죠. 그래서 더욱 제주에 애착이 가고 좋았는지 몰라요."

제주 생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 윌킨. <헤드라인제주>

제주에 오지 않았다면 꿈틀대는 산낙지도, 레게머리를 신기해하는 초등학생들도, 불거져 나온 돌하루방 눈도 경험해보지 못했을 것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던 윌킨.

"제가 근무하는 초등학교의 아이들은 저에게 영어를 배우면서 태어나 처음으로 흑인을 봤어요. 어떤 아주머니들은 레게머리라는 것을 처음 접했지요. 처음엔 소통이 어려웠지만 점점 마음이 열리고 가까워지는 걸 보면서 제주사람들이 좋아졌어요."

제주사람들을 이해하고 그들과 더욱 가까워지고 싶다던 그는 요즘 한국어 공부에 열심이다. "언젠가 제 사이트에 한글로 쓴 글이 올라가고 오타가 많더라도 너그러이 이해해주세요."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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