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형 고교 지원, 제주도는 '넉넉'...교육청은 '찔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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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형 고교 지원, 제주도는 '넉넉'...교육청은 '찔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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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기숙형 고교 8곳에 5000만원 예산 지원...교장 '반색'
교육청, 운영비 명목 500만원 불과..."형평성 문제 제기돼 난감"

도시와 농촌 간 교육격차를 줄이기 위해 들어선 기숙형 고등학교.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제주도내 8개 고교를 기숙형 고교로 전환했다. 하지만 일부 학교에서는 식비, 프로그램 운영비 등 예산 부족을 이유로 활성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제주자치도가 올해부터 제주도내 기숙형 고등학교 8개교에 예산 5000만원을 지원키로 했다. 반면 교육청 당국은 10분의 1 수준인 500만원만 지원하고 있어, 뒷짐을 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제주도내에서 기숙형 고교를 운영하는 학교는 애월고, 한림고, 대정고, 남주고, 서귀포고, 표선고, 성산고, 세화고 등 8곳. 대부분이 읍.면지역에 분포하고 있다.

이들 학교는 도시와 농촌 간 교육격차를 해소하고, 도시 집중화를 방지하기 위해 학교 내에 기숙사를 지어 일정 학생들을 기숙사에 수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 간 균형적인 교육발전을 이루고, 연합고사를 치르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중압감을 다소나마 해소한다는 목적이다.

제주도는 이같은 취지에 공감, 올해부터 이들 기숙형 고교에 예산 5000만원을 지원키로 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17일 "농어촌 지역에 교육정주 여건을 조성하고, 도시와 농촌 간 학력 격차를 줄여 농어촌 학교의 학력을 높이기 위해 예산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원되는 예산의 용도와 목적은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은 상태로, 내일(18일) 특별자치행정국장에서 해당 고교 대표 등과 면담을 갖고 용도를 정할 계획이다.

이처럼 제주도가 농어촌 학교 살리기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정작 교육 당국은 미온한 태도다.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기숙형 고교에 지원되는 예산은 운영비 명목으로 연간 500만원. 제주도 지원 예산의 10% 수준이다.

한 푼이 아쉬운 해당 학교장은 제주도의 지원 소식에 반색하는 한편, 교육청 당국에는 섭섭함을 전했다.

A모 고교장은 "제주도 지원 예산의 성격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지원되는 자체만으로도 반갑다"면서 "그런데 정작 교육청에서는 찔끔 지원해줘 아쉽다"고 말했다.

제주도의회 문석호 교육의원도 "교육청 당국에서는 기숙형 고교를 설립만 해주고, 모든 것을 학교에 위임해 기숙사 운영의 전반을 수익자인 학생에게 전담해 학생, 학부모, 교원에 이르기까지 원성이 자자하다"고 지적했다.

문 의원은 이어 "대단한 목적을 가지고 많은 예산을 투입해 건립된 기숙사가 예산 지원이 없어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다"며 "교육청은 기숙형 고교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발전될 수 있도록 예산 지원을 비롯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청에서는 제주도의 기숙형 고교 지원 소식이 알려지자, 후속 지원 방안을 찾는데 고심하고 있다.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청도) 돈만 있으면 예산을 주고 싶은데, 그렇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더구나 기숙형 고교에만 예산을 지원하면 형평성의 문제도 제기되기 때문에 난감하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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