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일제 딱 걸렸으니, 옆골목에 세웠을 뿐이고~
상태바
요일제 딱 걸렸으니, 옆골목에 세웠을 뿐이고~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장] 공공기관 '차량 요일제'에 숨바꼭질하는 공무원 차량
골목길 마다 '공무원 차량'...막말 공무원 "이게 당신 땅이야?"

국제유가가 폭등하면서 정부가 에너지 위기를 '관심' 단계에서 '주의경보'로 격상시키고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공공기관이 차량요일제를 시행하고 있으나, 실질적 차량 운행 감축으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009년부터 차량 5부제인 '끝번호 요일제'가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제주특별자치도와 행정시에서는 이번주부터 공무원에 한해서는 선택한 해당요일에 차량을 운행할 수 없도록 하는 '차량 요일제'를 시행하고 있다.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5부제는 공공기관에 따라 통제하는 정도가 다르나,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차량 요일제'는 강제적으로 이뤄진다는 것이 특징이다.

운행을 하지 않겠다고 선택한 요일이 기재된 스티커를 차량에 부착하도록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러나 차량 요일제가 시행된 후에도, 공무원 차량의 운행을 감축시키는 효과는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관공서 주변의 인근 골목길에 차량을 슬쩍 세워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근한 것처럼 걸어서 청사로 이동하는 공무원들의 모습이 많아지고 있다.

제주도청 후문에 위치한 직원주차장. 이곳에서는 '요일제' 위반 차량을 찾아볼 수 없다. <헤드라인제주>
제주도청 인근 도로에  빼곡히 주차된 차량들. 이 중에는 공무원들의 차량도 상당수 보였다. <헤드라인제주>

# 수요일에 도청 뒷편에 세워진 '수' 스티커 차량

16일 오후, 수요일인 이날은 '수'라고 씌어진 스티커가 부착된 차량은 운행을 하지 말아야 한다.

'감시'가 심한 제주도청 주차장에 이 '수'라는 스티커가 부착된 차량은 전혀 없었다.

문제는 청사 인근 골목길.

청사 뒷편의 골목길로 들어서자 '수'라는 차량들이 여기저기서 쉽게 볼 수 있었다. 분명한 공무원 차량이다.

'끝번호 요일제'에 해당하는 일반 차량들도 즐비해 있었다.

이번주부터 차량 요일제에 대한 단속을 실시해 과태료를 부과하겠다고 밝히자, 이러한 현상은 더욱 두드러졌다.

제주도청 뒷골목에 세워진 '요일제' 스티커가 부착된 공무원 차량. <헤드라인제주>

차량 앞에 부착된 차량요일제 스티커에는 수요일에 운행을 쉬기로 표시돼 있으나, 청사 인근에 주차돼 있었다. <헤드라인제주>
# 속상한 상가주민 항의에, "이 땅이 당신 땅이야?"

피해는 당연히 골목길 주택가 시민들과 상가로 이어진다.

가뜩이나 모자란 주차공간에 공무원 차량들이 인근 골목길로 주차를 해대는 바람에, 공무원 근무시간 중 인근 골목길에 차를 주차할 수 있는 골목길은 찾기 어렵다.

도청 후문쪽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A씨는 이에대한 불만이 컸다.

"예전에도 가게 앞에 주차된 차량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더 늘었다"는 그는 "차를 세우는 공무원에게 불만을 제기해 보지만 공무원은 오히려 '이 땅이 당신 땅이냐'면서 큰소리를 치기도 했다"고 하소연했다.

"솔직히 가게 앞에는 주문한 물건을 받기 위해서 차량들이 정차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알만한 공무원들이 되레 무단주차를 하고 큰 소리를 치고 있으니..."

그는 "이런 문제로 도청에 가서 이야기도 해봤지만 달라지는 것이 없다"면서 "특히 이 인근 가게들의 경우 대부분의 손님들이 공무원인데 손님 떨어질까봐 섣불리 신고하기도 힘든 형편"이라고 말했다.

"솔직히 공무원들이 에너지를 아끼겠다고 하면서 차량요일제를 하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주변 사람들에게는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이 우선 아니냐?"면서 "도청에서는 위반차량이 없으니 요일제가 잘 되고 있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이는 '눈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라고 핀잔을 줬다.

제주도청 인근 골목길에 주차된 또 다른 공무원 차량. 차량요일제에 따라 이날(16일, 수요일) 운행을 쉬어야 하나 단속을 피해 청사 인근 골목에 주차돼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도청 인근 도로에 주차된 차량들. 이 중에는 공무원들의 차량들도 있었다. <헤드라인제주>

#시청 인근 골목길은 주차 차량들로 매일 '만원'

제주시청 인근 골목길은 문제가 더 심각하다.

공무원 출근시간만 되면 청사 뒷편과 정문 앞 골목길은 물론이고, 옛 제주보건소 건물 주변 인근 골목길까지 주차된 차량들로 넘쳐난다.

특히 제주시청 정문 앞에서는 공무원 뿐만 아니라 민원인 차량들의 경우에도 요일제에 해당하면 진입을 막고 있기 때문에 인근 골목길 주차난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제주도 "청사외부 단속 어려워"...2부제 시행된다면?

상황이 이런데도, 제주도당국은 청사 외부의 비양심적인 공무원 차량에 대한 단속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제주도의 한 관계자는 "이번주부터 차량선택요일제를 직원들에게 강제로 적용키로 함에 따라 아침 출근시간에는 청사로 진입하는 출입구 3곳에서 청원경찰들이 단속을 벌이고 있고, 일과시간 중에도 주차된 차량을 대상으로 단속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차량요일제 스티커를 붙이지 않은 직원차량에 대해서는 절대 청사내부에 주차할 수 없도록 하는 한편, 직원 차량번호과 휴식요일에 대해 모두 기록해 단속에 적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단속을 피해 청사외부에 주차된 차량에 대해서는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차량요일제가 제대로 지켜지기 위해서는 결국 공무원들이 스스로 협조하는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공무원들에 한해 시행되고 있는 차량요일제가 미온적으로 시행되는 가운데, 제주자치도는 앞으로 에너지 위기단계가 '경계'로 격상될 경우 제주자치도는 차량 2부제 도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공무원 차량의 요일제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실정에서, 2부제를 도입한다면 어떻게 될까. 관공서 인근 상가 주민들의 볼멘 목소리만 커질 전망이다. <헤드라인제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2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딴지 2011-03-17 16:33:32 | 122.***.***.150
주민들 차량은 낮시간에도 골목길에 온종일 주차한답니꺼?
스티커 붙인차량 그리고 민원실쪽 입구도로 차량은 공무원 차가 절반은 될것임

도민 2011-03-17 14:52:54 | 211.***.***.220
공무원들 정신차리세요.요일제 하기로 했으면 지켜야지 항상 보면 뒷골목에 차들세워놓고. 쯧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