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동수치 90~100dB, "충격 완충장치 불충분 때문"
속보=통행하는 사람마다 심한 '떨림 현상'으로 불안함을 호소했던 제주시 용담동 용문로터리 동쪽의 한천교다리와 하천 복개지 구간의 진동정도는 일반 도로에 비해 2배에서 많게는 3배까지 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달 9일 <헤드라인제주>가 보도한 <'덜덜덜~' 불안한 다리, "이거야 원, 무서워서~">과 관련해, 제주시는 급하게 관련업체에 용역을 의뢰하고 16일 점검에 들어갔다.
이날 점검에 나선 용역사 부성이엔씨는 우선 이 다리 구간과 하천을 복개해 아스팔트로 포장한 지점의 진동정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해당 구간의 진동수치는 90~100dB(V)로 나타났다. 높게는 110dB에 육박하기도 했다.
그동안 이곳을 오가는 시민이나 차량 운전자들이 제기했던 불안감이 이유가 있었다는 것이다.
점검 관계자는 "이정도 수치면 진작 보수했어야 하는 수준"이라며 조심스레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 다리가 떨리는 이유 "지면 높낮이-완충장치 불충분"
부성이엔씨 관계자는 진동이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를 경사면의 기운 정도인 '구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리와 다리를 잇는 이음새의 구배가 들어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진동이 가장 심하게 느껴지는 구간의 다리 이음새 부분을 보면 연결된 지면과 지면의 높낮이 차이를 확연히 구분할 수 있었다. 땅의 높낮이가 다르기에 '덜컹'거리는 차량으로 진동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이유로 처음 시공할 당시부터 충분한 완충장치를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원래 다리를 설치할때는 도로면과 교각 사이에 고무판 등의 완충장치를 마련해놓아야 하는데 이 시설이 설비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당시 공사를 진행할때 한천교를 '교각 시설물'로 본 것이 아니라 '복개 시설물'로 보고 공사를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마지막 이유로 도로면과 도로면을 잇는 이음새의 이격구간이 비어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보통 하나의 다리가 설치될때 한 개의 슬라브로 도로를 쭉 잇는 것이 아니라 길이에 따라 교각을 4~5군데로 나눠서 시공하게끔 돼있다. 그리고 계절이 바뀌면서 도로면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기 때문에 나눠진 교각 사이를 5cm에서 10cm정도 떼어놓는다.
떼어놓는 것 까지는 좋았는데 이 이음새의 완충물질이 없기 때문에 차량으로 인한 진동이 더욱 심해진 것이다.
실례로 최근 새롭게 시공한 20m가량 떨어져 있는 구간의 이음새는 고무 등의 물질로 메워져 있었고, 이 곳의 진동수치는 60~70dB에 그쳤다.
# 점검 관계자 "다리 새로 보수 해야할 것"
점검을 시행한 관계자는 "앞으로 어떻게 정비를 해야하는지 살펴보기 위해 점검하는 것"이라면서 "용역을 수주받은 만큼 먼저 시에 보고해야하는 것이 맞지 않겠나"라며 직접적인 답변은 피했다.
그러나 현재 한천교 다리시설이 "위험한 수준일 수도 있다"며 "보수는 분명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구배를 맞추고 완충설비를 하려면 도로를 다시 깔아야 하는데, 만만치 않은 작업이 되겠다"면서 "추가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윤곽이 나올것 같다"고 설명했다.
당시 제보한 시민들은 차량이 신호를 대기하며 다리 위 구간에 멈춰섰을 경우, 혹은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서 있을 경우, 마치 지진이 난 것 처럼 상하로 심한 떨림이 나타난다며 긴급점검을 해줄 것을 호소했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