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출퇴근 큰 마음 먹었다가 포기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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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출퇴근 큰 마음 먹었다가 포기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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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야속하기만 한 시외권 버스운영 체계, '버스가 너무해'
적은 운행횟수에 툭하면 '시간 어기기'...제주도 "뾰족한 수 없어"

치솟는 기름값으로 자가용을 몰고다니는 것에 부담을 느낀 직장인 배모씨.

그는 얼마전 큰 마음을 먹고 직장을 버스로 출근했다.

그러나 그의 시도는 단 이틀에 그쳤다. 버스이용이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불편했기 때문이다.

"사전에 노선표까지 알아보고, 가장 가까운 정류장도 미리 알아놓았지만 헛수고였다"는 그는 "40분 간격으로 온다던 버스는 도착 예정시간 15분이 지나도 보이질 않았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혹시 버스가 오지 않는 것인지 불안해하면서 기다리다보니 15분이 아니라 30분은 기다린 것 같았다"며 "원래 시외에서는 버스가 제 시간에 오지 않는가?"라고 되물었다.

또 "직장 근처까지 가는 버스 노선이 없어, 인근 정류장에 내려 다시 동료와 카풀해야 한다"며 "기다리고 있던 동료를 보니 배의 노력을 들여가며 이럴 필요가 있나 싶었다"고 털어놨다.

배씨는 "물론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개인 차량을 이용하는것 보다 불편하다는 점은 감수했던 부분이지만, 딱 이틀해보니 그냥 비싼돈 들여서라도 차를 타고 다니는게 속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결국 그는 버스이용을 이틀만에 포기하고, 다시 자가용 출근을 하고 있다.

#운행횟수 적은데다, 제시각 도착하지 않는 경우 허다

휘발유값이 리터당 2000원대에 육박하는 국제유가 폭등으로 인해 많은 직장인들이 자가용 차량운행에 부담을 느끼고 있지만, 곧바로 대중교통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시내버스의 경우 비교적 노선도 다양하고 운행시간 간격도 좋은 편이라 이용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읍.면지역 거주자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배차간격이 큰데다 제시각 도착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낭비되는 에너지를 줄이기 위해 차량 5부제를 시행하면서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는 제주도당국의 경제캠페인이 무색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문제는 읍면지역의 허술한 버스운행체계가 수년째 개선의 여지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 "버스 없어 지각하는 우리아이, 방법 없나요?"

읍면지역 주민들의 경우 대중교통 불편문제는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서귀포시 표선면 하천리에 살고있는 학부모 박모씨는 "중산간 지역에 살고있는 학생들은 버스시간 때문에 본의아니게 지각을 하게된다"며 15일 제주도에 호소했다.

박씨는 "학교에서는 8시까지 등교하라고 하는데, 중산간 버스는 6시43분에 도착하고, 다음 버스는 8시 3분에 도착한다"면서 "새벽차량은 손님이 없어 그냥 지나치는지 6시30분에 기다리고 있어도 이미 지나가버려 못타는 경우가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아이가 처음 몇달은 6시30분 차를 탔지만, 학교에 일찍가도 춥기만하고 졸기 일쑤라 이제는 그냥 지각하고 늦어진만큼 벌을 받더라도 8시 버스를 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씨는 "벌을 받는 것이 무섭다기보다는 아이가 지각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까봐 걱정"이라며 "앞으로도 몇 달을 지각하고 벌을 받아야 하는데 그냥 지나칠 일은 아니지 않은가"라고 이야기했다.

박씨는 "가정에서 차를 태워다주는 것도 한계가 있다"며 "버스시간 변경이 어렵다는 것은 알지만 중산간지역 학생들을 배려해달라"고 요청했다.

# 제주도 "수요적은 읍면지역 노선 추가-변경 쉽지않아"

상황이 이런데도, 제주도 관계자는 읍면지역의 버스운행 시스템을 섣불리 변경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 관계자는 "버스 노선의 변경이나 추가는 최우선적으로 교통수요를 감안해야 한다"며 "여러가지 여건으로 보아 노선의 확충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내버스는 물론, 시외버스, 읍면순환버스 등 고정적으로 타는 인원을 바탕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현재 많은 이용객이 없는 노선에 대해서는 추가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또 운행시간을 변경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가장 큰 문제는 버스가 한 정거장에 몰리는 것을 피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전체적인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버스 운전기사들도 사람이다보니 기사의 복지적인 측면도 살펴야 한다"며 "출.퇴근 시간나 종점과 기점에서의 시간활용 문제도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제 시간을 지키지 않는 버스에 대해서는 교통여건을 감안하면 10분정도의 시간 이격은 발생할 수 있다는게 그의 변명이다.

신고가 들어오거나 지도.점검으로 고의적인 지연사실이 적발될 과징금을 물리기도 하지만, 비고의적이라면 이런 제재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외곽지 거주 시민들의 대중교통 이용은 아직 요원해 보이기만 하다. 시외곽지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마음 편히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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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해결방법 2011-03-16 17:23:19 | 61.***.***.112
6~70년대처럼 학교옆, 직장옆에 방을 빌어 걸어서 통학 또는 출퇴근하세요.
그래야 걸으니 건강하고, 유가소비가 줄고, 자연적으로 녹색제주가 되고 차량이 줄어 드니 교통사고도 줄어 든다. 이 방법을 안 택하면 아무리도로를 잘 만들어 놓아도 늘어 나는 것이 교통복잡 및 사고증가. 기름소비증가, 공해유발, 도로파괴 등 불합리적인 많을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