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함께 동행할 식구가 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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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함께 동행할 식구가 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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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새로운 만남, 장애인 동행팀의 <열 사람의 한걸음>
"장애인 불편요소 사라지는 그날까지 멈출순 없잖아요?"

   
[동영상] 장애인 동행팀의 '행복한 동행'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
"그렇게 먼 곳도 아니었건만,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가야하지? 내가 과연 갈 수 있을까?

두려움 반, 설레임 반으로, 그렇게 첫 만남은 시작되었습니다. 한번, 두 번, 세 번, 벌써 여덟 번을 함께 걸었습니다.

처음엔 정말 어려웠습니다. 가로막힌 벽이 너무도 많았습니다. 그 수많던 벽들은 함께하는 과정에서 많이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혼자서는 여전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다시 함께 길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혼자서도 갈 수 있는 그 날이 오기를 소원하며."

조금 늦더라도 열 사람의 한 걸음씩, 동행 가족들의 새로운 만남은 이렇게 시작됐다.

"반갑습니다. 또 만났네요. 오늘도 서로 기대고, 얘기하며 천천히 걸어봅시다."

다소 쌀쌀한 바람이 몸을 약간 움츠러들게 하지만, 약속시간 하나 '끝내주게' 잘 지키는 동행팀이 모처럼 함께 모인 것은 12일 오전 9시30분.

제주시 종합경기장 앞 광장 한켠에 모여선 이번 동행팀에는 새로운 가족들의 모습이 제일먼저 눈에 띄었다.

바로 제주도청 공직자 중 가장 활발한 봉사활동을 하기로 소문이 자자한 <제주특별자치도청 존샘봉사회>(회장 강은숙) 회원들이 그들이다.

이렇게 해서 인터넷신문 <헤드라인제주>(대표이사 윤철수)와 제주특별자치도청 존샘봉사회, 그리고 제주특별자치도지체장애인협회(회장 부형종)이 공동으로 주최한 장애인 동행팀의 '행복한 동행'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 발걸음은 시작됐다.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 출발에 앞서 참가자들이 제주시종합경기장에서 모였다. <헤드라인제주>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 출발에 앞서 참가자들이 제주시종합경기장에서 모였다. <헤드라인제주>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 출발에 앞서 회원들에게 당부사항을 전하고 있는 강은숙 회장. <헤드라인제주>

#정성들여 구운 빵..."동행팀 반가워요"

출발에 앞서 가진 미팅에는 제주특별자치도 공무원노동조합의 오재호 위원장을 비롯한 임원진들이 격려차 방문했다. 동행팀의 새로운 출발을 격려하는 공무원노조 소속 공무원들은 전날 밤 오랜시간 정성들여 구운 빵을 전달했다.

간식용 빵에서부터 참가한 장애인 가족에게 선물로 전달한 롤케익 등이 한아름 준비됐다.

오 위원장은 "한번의 행사가 아니라, 이렇게 마음을 주고받으며 장애인 권익향상을 위해 함께 하는 모습에 뭔가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어제 저녁부터 늦은 밤까지 공무원들이 정성을 들여 빵을 구웠다"면서 "이런 만남이 오래도록 지속되고, 아직도 사회 곳곳에 남아있는 장애인 불편요소들이 개선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은숙 회장도 첫 만남의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동행에 함께하게 돼 기쁘다"며 "오늘의 동행을 통해 함께 보고, 함께 느끼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음은 물론 장애인들이 일상생활에서 느낌는 불편함이 한걸음씩 개선되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 출발에 앞서 오재호 제주도공무원노조 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 출발에 앞서 강은숙 제주도청 존샘봉사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 출발에 앞서 변종호 제주지체장애인협회 기획부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이어 제주관광의 숨은 주역인 제주특별자치도 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이사장 김승준)에서 제공한 전세버스 2대가 동행팀을 맞았다. 김승준 이사장이 동행팀의 소식을 듣고 선뜻 버스를 무상으로 제공한 것이다.

함께 할 기행코스는 오전에는 제주의 동부권 사설관광지인 코끼리랜드, 그리고 오후에는 한라산 원시림 곶자왈을 달리는 숲속 기차여행지 에코랜드테마파크.

모두 동행팀 장애인들이 추천한 곳이다. 비장애인들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가볼 수 있는 곳이지만, 지체장애인들은 이동수단의 문제, 장애인통행권 제약 등으로 어려움이 많았다.

주말 관광객이 많은 타이밍에 한번 부딪혀 보기로 했다.

#"애교 넘치는 코끼리에 푹 빠졌어요"

오전 10시30분 공연시간에 맞춰 버스는 코끼리랜드에 도착했다. 많은 자원봉사 경험을 갖고 있는 존샘봉사회 회원들이 능숙한 솜씨로 휠체어 장애인들의 하차를 도왔다.

때맞춰, 서귀포시지역 장애인들도 도착했다. 김순희씨를 비롯한 10명의 동행팀은 먼거리 이동관계로 첫 기행지에서 합류한 것이다.

막 공연관람을 끝내고 빠져나오는 관광객들로 관광지내는 다소 혼잡했지만 손을 꼬옥 잡고, 휠체어를 뒤에서 밀고, 팔짱을 끼고 해서 공연장으로 들어섰다.

이동경로는 비교적 완만했고, 휠체어 장애인이 앉을 공간은 조금 부족한 점이 있었지만 그런대로 큰 무리는 없었다. 다만, 주 입구 통로에서 관람석 방향으로 꺽이는 부분에 기둥이 버티고 있어 휠체어가 자연스럽게 이동할 수 없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윽고 공연시작, 박수가 터져나왔다. 코끼리의 '애교' 넘치는 연기가 나올 때마다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비장애인 참가자 중에서는 한두번씩 방문했었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장애인 가족들은 첫 방문이라는 참가자가 많았다. 그러나 공연시간 만큼은 모두들 흠뻑 빠져 동심으로 돌아간 듯 웃음이 그치지 않았다.

미리 준비해둔 바나나를 건네주는 가족들, 공연 1시간동안 실컷 웃었다. 존샘봉사회팀도 더욱 신이 난 모습이다. 코끼리 안마까지 받고 온 한 자원봉사자의 열정적 모습에 오히려 장애인참가팀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에서 존샘봉사회원이 다리가 불편한 한 장애인을 업은 채 버스에서 내리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의 코끼리랜드 관람. <헤드라인제주>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 첫 코스 코끼리랜드에서 존샘봉사회원이 장애인을 부축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 참가자들이 코끼리쇼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의 코끼리랜드 관람. <헤드라인제주>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의 코끼리랜드 관람. <헤드라인제주>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 참가자들이 코끼리쇼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의 코끼리랜드 관람. <헤드라인제주>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 참가자들이 코끼리쇼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 참가자들이 코끼리쇼를 관람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장애인 동행팀의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 참가자들이 코끼리랜드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장애인 이동권 완전하게 확보되는 날까지, 멈출 수 없잖아요?"

관람을 마치고 버스에 올라서서도 끊이지 않는 웃음소리. 그런 가운데 오늘 만남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얘기들도 오갔다.

원성심 편집팀장이 그간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사실 오늘 만남을 준비하면서 많은 고민이 있었어요. 이 만남이 대회에 뭔가를 보여주기 위한 '행사'로 비춰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컸죠. 동행팀의 만남으로는 아홉번째이지만, 헤드라인제주 창간 후 처음 갖는 공식 만남이에요."

원 팀장의 목소리가 다소 숙연해졌다.

"2007년 처음 소중한 인연을 맺은 후 함께 동행은 여덟번이지만, 언론활동을 통해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나가고 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오늘 동행이 한번의 '행사'를 치렀다가 아니라, 진정성을 갖고 의미있는 일을 지속적으로 추구한다는 것, 그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처음엔 정말 많아 보였던 가로막힌 벽들이 많이 허물어진 것이 사실이나,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음을 느낀다"는 원 팀장은 "장애인들이 혼자서도 얼마든지 길을 떠날 수 있는 그날까지, 장애인 이동권이 완전하게 확보되는 그날까지, 이 만남은 계속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2호차에서도 비슷한 얘기들이 나눠졌다.

"오늘 동행은 '행사'가 아니라 소중한 인연을 이어나가는 지속적 만남의 과정입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동행 이후의 활동입니다. 동행의 인연을 소중히 해 나가면서 함께 고민하고, 함께 개선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앞으로는 장애인에 대한 '배려'라는 측면보다는 '권리적' 측면에서 함께 해 나갈 생각입니다."

#점심시간에 마련된 새끼줄 꼬기 깜짝 이벤트

잠시 얘기들이 오가는 사이 도착한 곳은 점심식사 장소는 서귀포시 성읍리. 존샘봉사회에서 준비한 '흑돼지 불고기'가 오늘의 점심메뉴.

맛있게 식사를 하는 사이, 한두명씩 자리를 뜨더니 식당 앞 광장으로 가기 시작했다.때마침 초가의 지붕을 동여맬 새끼줄 꼬기가 한창이었던 것.

급한 마음에 새끼줄 꼬기를 직접해보는 동행팀. 생각하지도 못했던 깜짝 이벤트가 마련된 셈이다. 한바탕 웃음과 함께 소통의 시간이 이뤄졌다.

자원봉사자와 존샘봉사회의 비장애인 식구들이 소개되고, 이어진 장애인 가족팀별 소개에서는 자녀들의 노래솜씨도 잠깐씩 뽐내며 분위기를 돋웠다. 77명의 동행팀이 이제는 스스럼없이 부탁하고 가까워진 모습이다.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 참가자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 참가자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 점심식사 후 새끼줄 꼬기 깜짝 이벤트가 열렸다. <헤드라인제주>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 점심식사 후 새끼줄 꼬기 깜짝 이벤트가 열렸다. <헤드라인제주>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 점심식사 후 새끼줄 꼬기 깜짝 이벤트가 열렸다. <헤드라인제주>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 참가자들이 점심식사에 이은 소통의 시간에서 뇌병변 장애 이성복 수필가가 인사를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 참가자들이 점심식사에 이어 소통의 시간을 갖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열차 속 원시림 곶자왈 탐험..."전용열차라구요?"

오후 1시40분쯤, 드디어 오늘의 마지막 코스인 제주시 조천읍 대흘리 에코랜드테마파크에 도착했다.

에코랜드 테마파크는 1800년대 증기기관차인 볼드위기종을 모델화해 영국에서 수제품으로 제작된 링컨기차로 30만평의 곶자왈 원시림을 기차로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출발에 앞서 들른 화장실. 개장한지 얼마되지 않는 곳이라 깔끔하면서도 남, 여 별도의 장애인 화장실을 갖추고 있었다.

그런데, 잠깐 문제가 생겼다. 동행팀 중 휠체어 장애인과 1급 장애인들이 있어, 4.5km의 기차여행 구간 중 호수를 감상할 수 있는 <에코브리지 역> 구간에서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였다.

에코랜드테마파크 측에서 동행팀을 위한 '전용 열차'를 배정해주면서 편의는 확보됐지만, 호수주변 관람교를 통해 걷기 체험을 할 경우 시간이 오래 지체되다 보면 다른 관람객들이 탄 다른 열차의 연이은 정체가 발생할 것이라는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대신 다른 열차가 오더라도 비켜설 수 있는 3번째 역에서는 마음껏 거닐 수 있는 시간적 배려가 가능하다고 했다. 결국, 2번째 역을 포기하고 4번째 역인 <피크닉가든역>에서 산책시간을 갖기로 했다.

뜻하지 않은 '특별 예우'를 받으며 전용열차에 올라탄 동행팀은 2시간에 가까운 곶자왈 탐방으로 또다른 기쁨을 나눴다. 피크닉가든역에서 제일 신난 팀은 참가가족 자녀들.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시설도 갖춰져 있어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뛰어놀기에 바빴다. 숲속 맑은 공기에 절로 상쾌한 기분에 도취된 듯, 팔짱도 자연스럽게 끼어졌다.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 <헤드라인제주>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 두 번째 코스인 에코랜드 테마파크에서 장애인, 비장애인들이 함께 걸음을 옮기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 두 번째 코스인 에코랜드 테마파크에서 존샘봉사회원이 휠체어 장애인의 이동을 돕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 두 번째 코스인 에코랜드 테마파크에서 장애인, 비장애인들이 함께 걸음을 옮기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 참가자들이 두 번째 코스인 에코랜드 테마파크에서 기차에 탑승해 곶자왈을 둘러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 참가자들이 두 번째 코스인 에코랜드 테마파크에서 기차에 탑승해 곶자왈을 둘러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 두 번째 코스로 에코랜드 테마파크를 방문했다. <헤드라인제주>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 두 번째 코스인 에코랜드 테마파크에서 기차에 탑승해 곶자왈을 둘러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 두 번째 코스인 에코랜드 탐방. <헤드라인제주>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 두 번째 코스인 에코랜드 탐방. <헤드라인제주>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 두 번째 코스인 에코랜드 테마파크에서 변종호 지체장애인협회 부장이 장애인의 이동을 돕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 두 번째 코스인 에코랜드 탐방. <헤드라인제주>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 두 번째 코스인 에코랜드 탐방. <헤드라인제주>
장애인 동행팀의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 참가자들이 에코랜드테마파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아들과 처음 나들이...혼자서는 막막했는데..."

오후 4시쯤, 돌아오는 길은 아쉬움 속에 오늘의 만남을 정리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몸이 불편해 몇번이고 망설이다 참가했다는 장애인 가족 오복수씨(70. 여).

"솔직히 장애인이 밖으로 나다니가 힘든데 오늘 이렇게 나들이를 갔다 오니까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은 날아갈 것 같아 오늘 정말 즐거웠고 고마웠습니다."

그는 장애를 바라보는 사회적 편견도 많이 사라졌음을 얘기했다.

"어렸을 때는 장애에 대한 편견이 심해서 너무 힘들었지만 지금은 사회의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오늘 돌아보니까 아직 부족한 부분도 있었지만 앞으로 더 좋아지지 않겠어요? 오늘 참석하신 분들이 장애인들에게 많은 희망을 안겨줬어요. 정말 고마워요."

어린 아들과 함께 동행한 배희순씨(52.여).

"솔직히 제주에 살면서도 장애로 인해 나오기가 힘들었는데, 오늘 아들과 함께 처음으로 동행에 참가하게 돼 너무 좋았어요. 제주에 이렇게 아름답고 좋은 곳이 많은 것을 몰랐어요."

첫 나들이를 한 그는 "막상 나와보니까 오늘은 자원봉사자들이 있어 힘이 들지 않았지만, 혼자서 가보라면 막막할 것"이라며 "제주에 사는 내가 제주에 대해 많은 것을 알아야 다른 사람들에게도 얼마든지 설명해 줄 수 있는데, 오늘 오기를 너무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애 2급 배희순씨의 아들인 김지훈 어린이도 한마디했다.

"엄마랑 여행을 자주 다니지 못했었는데 오늘 오랜만에 같이 나와서 너무 좋았어요"라고 해맑게 웃는 그는 "코끼리쇼가 최고였어요"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 "오늘이 제 생일...정말 특별한 생일이었어요"

버스가 종착지인 제주종합경기장 앞 광장으로 도착한 때에는 힘이면 힘, 분위기면 분위기에서 단연 압도적으로 동행을 주도한 존샘봉사회 회원들의 소감도 이어졌다.

제주도청 자치행정과에서 근무하는 송은미씨.

"복지와 관련해 공부를 하고 있는데, 오늘 행사에 참가하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사회, 그런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를 몸소 이해하는 좋은 계기가 됐던 것 같아요."

온종일 '힘을 쓰는 일'을 마다하지 않으면 열정적 자원봉사를 보여준 오봉식씨.

"오늘 만남을 통해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특히 장애인들이 관광을 하는데 있어 차량이나 교통이 가장 불편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관광버스에 휠체어 등을 싣고 내릴 수 있는 리프트가 있으면 장애인들도 보다 편하게 관광을 다닐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지금 당장 그것을 구비하라는 것은 어렵겠지만, 앞으로 그런 사회환경이 꼭 갖춰져야 하겠죠?"

대학생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던 고지운씨(23)는 "사촌누나가 권유해서 참가했는데, 정말 보람도 느끼고,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이 말을 하던 와중, 오늘이 생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평생 잊지 못할 특별한 생일을 보낸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며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꼭 다시 오겠다"고 약속했다.

동행에 많은 참여경험을 갖고 있는 김지은 자원봉사자도 소감을 피력했다.

"올때마다 많은 점을 느껴요. 이젠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불편함을 느끼는 장애인들은 여전히 많아요. 오늘 관광체험을 하면서 느꼈던 점들을 갖고, 앞으로 하나하나 개선해 나가는 과정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평소에 무심코 넘어갔는데, 작은 문턱에서도 많은 생각을..."

제주도청 스마트그리드과에서 근무하는 존샘봉사회의 정순씨.

"제가 장애인이 아니라서 생각하지 못했던 많은 부분을 오늘 장애인들과 함께 이곳 저곳을 다니다 보니 많은 것을 느끼게 됐어요."

"특히 오늘 방문했던 곳을 비롯해 많은 곳에 장애인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지만 아직까지 시정해야 할 부분이 많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그는 "앞으로 일을 하면서 장애인들이 차별을 느끼지 않도록, 그들의 당연한 권리를 찾아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라고 말했다.

함께 동행하며 할머니 휠체어를 도맡았던 정순씨의 딸 고운비양(15)도 소감을 피력했다.

"힘들었지만 그만큼 보람이 있었어요. 휠체어를 밀고 가는데 문턱 같은 곳이 있으면 밀고가기가 너무 힘들더라구요. 평소에는 이런 부분에 대해 무심코 넘어갔었는데 오늘은 이런 사소한 부분에서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됐어요."

버스에서 내린 후 마지막 인사를 대부분 헤어진 후, 모두들 돌아갔나 싶었는데 주차장 한켠에 휠체어 장애인과 함께 4명의 모습이 보였다. 존샘봉사회의 송은미씨도 있었다.

"오늘 동행했던 분을 태우고 갈 차가 아직 안왔는데, 차에 타는 것을 확인하고 가려구요."

동행팀의 새로운 만남의 시작에서 공유된 생각, 이는 지속적으로 전개해야 할 사회캠페인의 과제를 던져주고 있었다. <헤드라인제주>

<글=조승원 / 김두영 기자, 사진=김환철 사진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039;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039; 출발에 앞서 참가자들이 제주시종합경기장에서 모였다. &lt;헤드라인제주&gt;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 출발에 앞서 참가자들이 제주시종합경기장에서 모였다. <헤드라인제주>

&#039;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039; 첫 코스인 코끼리 랜드에서 공동주최 단체이자 자원봉사활동을 위해 참가한 제주도청 존샘봉사회 회원들이 참가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lt;헤드라인제주&gt;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 첫 코스인 코끼리 랜드에서 공동주최 단체이자 자원봉사활동을 위해 참가한 제주도청 존샘봉사회 회원들이 참가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헤드라인제주>

&#039;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039; 참가자들이 코끼리쇼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lt;헤드라인제주&gt;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 참가자들이 코끼리쇼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039;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039; 첫 코스 코끼리랜드. &lt;헤드라인제주&gt;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 첫 코스 코끼리랜드. <헤드라인제주>

&#039;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039; 첫 코스 코끼리랜드. &lt;헤드라인제주&gt;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 첫 코스 코끼리랜드. <헤드라인제주>

&#039;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039; 두 번째 코스인 에코랜드 테마파크에서 장애인, 비장애인들이 함께 걸음을 옮기고 있다. &lt;헤드라인제주&gt;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 두 번째 코스인 에코랜드 테마파크에서 장애인, 비장애인들이 함께 걸음을 옮기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039;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039; 두 번째 코스인 에코랜드 테마파크에서 장애인, 비장애인들이 함께 걸음을 옮기고 있다. &lt;헤드라인제주&gt;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 두 번째 코스인 에코랜드 테마파크에서 장애인, 비장애인들이 함께 걸음을 옮기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039;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039; 두 번째 코스인 에코랜드 테마파크에서 장애인, 비장애인들이 함께 걸음을 옮기고 있다. &lt;헤드라인제주&gt;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 두 번째 코스인 에코랜드 테마파크에서 장애인, 비장애인들이 함께 걸음을 옮기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039;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039; 두 번째 코스인 에코랜드 테마파크에서 장애인, 비장애인 모두 함께 걸음을 옮기고 있다. &lt;헤드라인제주&gt;
'열 사람의 한 걸음, 함께하는 제주기행' 두 번째 코스인 에코랜드 테마파크에서 장애인, 비장애인 모두 함께 걸음을 옮기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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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움 2011-03-20 19:00:58 | 49.***.***.177
항상 치열하게 고민하며 사회적 약자 를 위한 정론직필 하는 기자들을 잘알기에 이런 동행도 더욱 의미있게 와닿습니다
고운 마음에 감동 ㅡ 존샘공무원분들도

굿잡 2011-03-20 17:51:35 | 112.***.***.176
헤드라인 제주...화이팅
늘 약자편에서 마음으로 위로해주는 기상 힘을 얻습니다

화이팅 2011-03-16 13:47:52 | 59.***.***.23
좋은 생각이 좋은 일을 하게 됩니다. 한번의 행사를 치르는데 급급하면 취지는 반감되게 마렵입니다. 헤드라인제주 분들은 좋은 생각을 갖고 있기에 이러한 만남은 영원할거라 믿습니다. 다음에는 꼭 참석합니다.

최고 신문 2011-03-14 14:38:55 | 59.***.***.23
사진만 보아도 웃음이 나고, 정말 기분이 좋아지네요.
헤드라인제주 아주아주 잘하고 있어요.
꼭 대박나세요.

은주연주아빠 2011-03-14 07:58:39 | 124.***.***.47
즐거운 하루
가족과 함께 나들이 하니 재미있고 유쾌한 하루였고 우리 장애인들을 위해 고생하신 제주도청 봉사단과 헤드라인 직원들에게 감사하단 말을 보냅니다.
다음에도 꼭 참석하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좋은 생각 2011-03-13 20:07:56 | 1.***.***.65
존샘도 존샘이지만 글에서 느껴지는 기자들의 마음이너무 바르고 순수해보입니다

2011-03-13 17:27:58 | 49.***.***.115
기사만 읽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사진의 얼굴들이 넘 밝은데 좋은일 하는 사람들의 공통적 모습이겠죠?

동행 참가자 2011-03-13 15:48:16 | 122.***.***.150
정말 감동받았습나다. 헤드라인제주
기자들의 말 한마디한마디에 스며있는 좋은 생각 제주언론의 귀감입니다
행사 참가했다는 저의 말이 무안함 느낄정도로 ㅡㅡ고생많았구요 앞으로 승승장구의 무한한 힘 확실히 느껴씁니다 화이팅

행복한동행 2011-03-13 12:32:30 | 119.***.***.72
살아가면서 다양한 만남을 갖게 되는데, 이번 장애인 동행팀과의 만남은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을 소중한 만남이 될 것 같습니다.

조언 2011-03-12 23:43:31 | 1.***.***.209
약진하는 모습이 눈에보일정도로 정말 빠른것같습니다
행사에 집착하지 않고 내용을 중심으로 가져나가는게 바람직합니다
평소 장애인 인권이야기나 장애인 불편사항에 보도를 지속해온만큼 더욱 심도있는 접근 가능하라라 봅니다
열사람의 한걸음 타는 목마름으로 정신으로 화이팅하길

조언 2011-03-12 23:43:30 | 1.***.***.209
약진하는 모습이 눈에보일정도로 정말 빠른것같습니다
행사에 집착하지 않고 내용을 중심으로 가져나가는게 바람직합니다
평소 장애인 인권이야기나 장애인 불편사항에 보도를 지속해온만큼 더욱 심도있는 접근 가능하라라 봅니다
열사람의 한걸음 타는 목마름으로 정신으로 화이팅하길

스마일 2011-03-12 20:56:57 | 119.***.***.209
즐거운 시간을 보내 즐거웠습니다.. 기사를 읽다보니 (때마춰-때맞춰) 오타가 눈에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