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감귤까지 밀려오면 제주감귤 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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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감귤까지 밀려오면 제주감귤 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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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한-미, 한-EU FTA 제주 설명회서 제기된 '제주감귤'의 위기
김동욱 교수 "한-EU FTA, 돼지-감귤농가에 직격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이어 한-EU FTA체결이 진행되면서, 제주 감귤이 미국 오렌지에 이어 유럽산 감귤까지 경쟁해야 하는 위기상황으로 몰릴 수 있다는 심각한 경고메시지가 나왔다.

제주특별자치도는 10일 오후 2시 제주도청 4층 대회의실에서 기획재정부와 외교통상부, 농림수산식품부, 지식경제부 등 정부부처와 합동으로 '한.미, 한.EU FTA 제주지역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에서 '한.미, 한.EU FTA의 제주지역 파급효과와 대응방안'이라는 주제로 발표시간을 가진 김동욱 제주대학교 교수는 이들 FTA 체결로 인해 제주지역 1차산업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10일 오후 2시 제주도청 4층 대회의실에서 정부부처 합동 '한.미, 한.EU FTA 제주지역 설명회'를 개최했다. <헤드라인제주>
#. "현행관세 유지되니까 다행? 그 이면을 살펴봐야"

김 교수는 최근 진행되고 있는 한-EU FTA와 관련해 제주 1차산업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제주도의 산업구조로 봤을 때 FTA가 제주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은 명약관화하다"면서 "특히 감귤과 양돈산업 등에 대해 문제가 크게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김 교수는 한-EU FTA 관세부분에 대해서 잘 살펴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동욱 제주대학교 교수. <헤드라인제주>
그는 "한.EU FTA에서 9∼2월에 생산되는 노지감귤은 144%의 현행관세가 유지되기 때문에 영향을 제한적인 것"이라면서 "그러나 오렌지의 경우 한.미 FTA와 마찬가지로 한.EU 협상에서도 계절관세가 적용돼 시설감귤과 한라봉 등이 본격 출하되는 3∼8월에 유럽산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EU의 오렌지가 가격과 품질 면에서 미국보다 낮기 때문에 큰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으나 스페인이 대량 생산하는 맨더린류의 '클레멘타인'은 가격경쟁력으로 수입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그는 "클레멘타인은 노지감귤인 온주밀감과 같은 만다린 계통으로 껍질이 온주밀감보다 두껍고 일부에서는 까기 쉬운 온주밀감이 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주장도 있으나 오히려 껍질이 두꺼워 저장성이 유리하고 최근 운송기간도 점점 줄어드는 추세를 감안하면 수입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주장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스페인 감귤류가 주로 수출을 목적으로 재배된다는 점, 여기에 온주밀감과 생산시기가 비슷하다는 점 등은 제주감귤에 위협적인 요소"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돼지고기 수입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이번 한-EU FTA에서 냉동삼겹살은 25%로, 냉장 돼지고기는 22.5%의 관세가 적용되며, 수입물량이 급격히 늘어나면 중단시킬 수 있는 세이프가드도 적용된다"면서 "그러나 냉장 돼지고기가 아닌 냉동 돼지고기의 경우 세이프가드를 적용시킬 수 있는 명분이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교수는 "특히 돼지고기의 경우 10년에 걸쳐 25% 수준의 관세가 철폐되기 때문에 수입물량이 점차 증대해 돼지 사육두수가 전국의 5∼6%를 차지하고 있는 제주도는 50∼60억원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 "FTA 예상 피해 산업구조 개편해 경쟁력 강화해야"

김 교수는 FTA로 인해 예상되는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산업구조를 미래형 구조로 개편하는 한편, 우리 스스로 상품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 한.EU FTA 제주지역 설명회'에 참석한 공무원과 유관기관 관계자들. <헤드라인제주>
김 교수는 "한.미 FTA와 한-EU FTA 체결에 따른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제주의 산업구조를 균형잡힌 미래형 산업구조로 개편하는 것이 절실하다"면서 "1차산업 10%에 2차산업 10%, 3차산업 80%의 균형잡인 산업구조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또 "산업의 전문화와 세계화를 통해 산업생산력을 높이고 고부가가치화를 달성해야 한다"면서 "친환경.고품질의 안전한 농식품을 생산하고 제주의 청정, 평화, 친환경 이미지를 이용한 제주만의 글로벌 통합 브랜드를 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김 교수는 수출을 통한 제주경제 활성화를 위해 수출인재 양성과 주력 수출품목 개발, 중소기업 수출지원센터 설치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설명회에서는 김 교수의 발표에 앞서 홍승인 외교통상부 과장이 '한.미, 한.EU FTA 분야별 주요 협정내용'에 대해 설명하는 한편, 김도훈 산업연구원 박사가 '한.미, 한.EU FTA 분야별 주요 협정 내용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안문철 기획재정부 서기관과 김덕호 농림수산식품부 과장이 '한.미, 한.EU FTA 성공을 위한 정부정책'이라는 주제로, 김동욱 제주대학교 교수가 '한.미, 한.EU FTA의 제주지역 파급효과 및 대응방안'이라는 주제발표를 했다.

그러나 정작 농민들의 참석은 저조해 아쉬움을 남겼다.

참석자들 중에서는 마지못해 참석한 듯 꾸벅꾸벅 조는 모습도 보여 눈총을 샀다.  <헤드라인제주>

FTA 설명회장에서 졸고 있는 참석자들. <헤드라인제주>
FTA 설명회장에서 졸고 있는 참석자들. <헤드라인제주>
FTA 설명회장에서 졸고 있는 참석자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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