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양이 녹차밭을 휘젓고 있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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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양이 녹차밭을 휘젓고 있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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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기능성 녹차치즈 개발 나선 초록빛제주 김맹찬 대표
"친환경 녹차와 산양유 혼합한 '녹차치즈' 기대하세요"

녹차밭에 산양 10마리가 휘젓고 다니고 있었다. 흡사 염소처럼 보이는 이 산양(Goral, 山羊) 은 앞으로 녹차와 더불어 '큰 일'을 해낼 책임을 맡고 있었다.

제주시 회천동에 소재한 초록빛제주영농법인(대표 김맹찬).

제법 쌀쌀한 날씨이지만, 이곳을 방문하면 제일 먼저 반기는 것이 어린 산양이다. 사람의 손길이 익숙해져 있는 듯, 방문객들을 조금도 낯설어 하지 않고 반갑게 맞는다.

크기가 조금 작으며, 히말라야 산맥으로부터 동부 시베리아까지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진 산양이 어떻게 이곳까지 오게 된 것일까.

녹차밭의 산양. <헤드라인제주>
초록빛제주의 김맹찬 대표. <헤드라인제주>
녹차밭의 산양. <헤드라인제주>
녹차밭의 산양. <헤드라인제주>

제주 녹차밭의 산양 얘기가 처음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것은 지난달 말쯤.

민선 5기 제주도정이 식품산업 개발에 역점적으로 나서고 있는 가운데, 서귀포시가 제주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녹차를 활용한 건강 기능성 식품개발을 추진키로 했다는 발표가 이뤄지면서다.

친환경 녹차를 활용한 건강 기능성 식품은 바로 '녹차치즈'.

산양유(乳)로 고부가치의 녹차치즈를 만들어 판매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 사업자로 선정된 것이 초록빛제주영농조합.

2006년 출범한 이 영농법인은 무농약 녹차재배기술로 이미 친환경 인증을 받았다.

회천동 녹차밭을 비롯해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 13ha,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에 4ha의 녹차밭을 운영하고 있다. 가장 규모가 큰 가시리 밭을 교두보로 해 이 식품가공사업을 시작한다는 구상이다.

녹차에는 항산화, 항균, 항암 작용을 하는 카테킨이라는 성분이 있으며, 이 성분은 유제품과 함께 먹으면 체내 흡수율이 3∼6배가량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녹차치즈는 그야말로 건강 기능성 식품이다.

녹차 재배지에서 100마리 가량의 산양을 직접 사육하며 건강 기능성 녹차치즈를 연중 생산할 계획이다.

198㎡ 규모의 가공시설을 갖추고 사업화를 시작하면 1년차에는 1일 산양유 200리터와 녹차를 혼합하면 2kg, 연간 6000kg의 녹차치즈를 개발하면서 3억원 정도의 매출이 예상된다.

2년차에는 산양을 추가적으로 확보하면서 산양유 생산량을 늘리면 대량 생산체계가 갖춰지면서 6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녹차재배 면적이 크게 늘면서 판로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1차적으로는 녹차 처리를 원활하게 하고, 2차적으로는 제조가공을 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서귀포시는 이 사업에 총 2억원(보조 1억6000만원, 자부담 4000만원)을 지원키로 했다.

녹차밭에는 산양과 함께 돼지도 방목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초록빛제주의 김맹찬 대표. <헤드라인제주>

젊은 나이에 녹차재배에 올인한 김맹찬 대표(44)가 이 '녹차치즈'라는 식품개발에 나서게 된 이유는 '친환경 유기농재배'가 결정적 계기가 됐다.

"유기농을 하다 보니 녹차에 해(害)를 주지 않으면서 잡초를 처리하는 방법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2006년 처음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넓은 녹차밭에 인력을 투입해 일일이 잡초제거를 하곤 했었는데, 함께 일했던 동료가 뙤약볕에 쓰러질 정도로 정말 힘이 들었죠."

좀더 수월하게 잡초를 제거할 방법이 없을까 골몰하던 그는 염소 4마리를 녹차밭에 사육하게 됐다. 그러나 염소는 '풀'을 가리는 습성으로 큰 도움은 되지 않았다.

제주에서 세계델픽대회가 열리던 2009년 가을쯤, 이곳을 지나던 델픽 홍보위원 호세 디아즈(Jose I.Diaz)가 이곳을 들렀다.

지나가던 중 녹차밭에 있는 염소를 보고 들른 것이다. 그는 "염소 젖을 얻을 수 있느냐"고 물었고, 김 대표는 "이 염소는 젖을 짜기 위한 염소가 아니라 잡초를 뜯게 할 목적으로 방목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호세 홍보위원은 "양을 키워봐라. 양이 염소보다 풀(잡초)을 잘 뜯고, 양 젖을 뽑아서 녹차와 유제품까지 만든다면 엄청난 사업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조언을 했다.

즉석에서 귀가 번뜩 트인 김 대표는 그에게 유럽의 양을 이곳에 들여올 수 있는 방안을 물었고, 그는 흔쾌히 유럽으로 돌아가면 양을 보내주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그러나 구제역 위험이 있어 통관이 쉽지 않았다.

외국에서 양을 들여오기가 여의치 않자, 김 대표는 수소문 끝에 충북 영동의 산양을 알게 됐고 그곳에서 산양을 들여왔다.

"산양 10마리를 갖다놓고 녹차밭에 풀어놓으니 잡초제거의 고민도 한결 덜어줬고, 녹차가 심어져 있는 사이사이의 통행로가 몰라보게 깔끔해졌죠. 그리고 산양 한마리에서 하루 2리터 가량의 젖을 짤 수가 있는데, 바로 여기서 유제품과의 결합이 가능하다는 확신이 생기더라구요."

이 구상은 본격적인 준비로 이어졌고, 만반의 사업준비를 거쳐 이번에 기능성 식품개발사업 대상으로 낙점받게 된 것이다.

"이제 시작이죠. 당장 산양 100마리를 들여올 예정인데, 아마 한 녹차밭에 산양 100마리가 거닐게 되면 이 모습 자체도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게 되지 않을까요?"

녹차밭에는 산양 뿐만 아니라 돼지와 닭, 토끼까지 있다. 엄마 손을 잡고 체험학습을 오는 어린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친환경 녹차재배에 이은 기능성 식품개발.

'발상의 전환'이 가져온 새로운 사업의 현실화에, 요즘 그의 손길이 매우 분주하다. <헤드라인제주>

녹차밭에 사는 돼지. <헤드라인제주>
녹차밭의 닭.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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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김진웅 2011-03-05 14:11:54 | 112.***.***.231
맹찬대표 축하축하~~

산양 이야기 처음알려진 것은 '지난해 말' 정도가 적당할 듯요~~정확한 날짜 표기가 어색합니다^^

치즈라 2011-03-04 11:56:19 | 59.***.***.23
느낌이 좋아요. 녹차치즈 굿!
돈 많이 벌고, 한턱 쏘세요^^

꼬맨 2011-03-04 00:05:15 | 119.***.***.165
봄이 오면 초록빛제주 동물들 만나러 아이들이랑 가려고 했는데... 이런 반가운 소식이^^ 아주 잘 될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홧팅!!

역시 2011-03-03 22:24:07 | 49.***.***.230
대박나세요
초록빛제주의 건승을

이런 2011-03-03 13:55:34 | 59.***.***.23
김맹찬 대표님 아이디어 아죽 쥑입니다. 양 돼지 닭이 거니는 모습이 보기 좋구려 양과 함께 있는 분은 상엽이 형님같은데 폼이 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