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관광객의 수난사..."제가 뭘 잘못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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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관광객의 수난사..."제가 뭘 잘못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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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고모씨, 몰지각 서비스에 '분노'..."제주관광 실망"
택시운전사 횡포-관광지 해수탕 텃새...'반말에 욕설까지'

"길도 모르는 주제에 왜 운전하냐", "서울X들은 원래 그러냐?", "왜 늦게와서 XX이냐". 부모님과 함께 여행차 방문한 제주에서 고모씨가 불과 5일안에 당한 수모들이다.

지난달 24일 4박5일간의 일정으로 제주를 여행한 고씨는 2일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 때문에 너무나 많은 실망감과 괴리감, 분노를 느끼고 돌아간다"면서 제주의 서비스 정신에 대해 질타하며 제주도에 개선을 요구했다.

제주도가 너무 좋아 최근 5~6년동안 해마다 제주를 방문했다는 고씨는 "비싼 숙박비나 음식값, 실망스러운 숙소나 맛집 등은 얼마든지 이해하겠는데, 제주에 사는 사람들의 엉성한 서비스 정신은 이해할 수 없다"며 실망스러움을 표했다.

# 택시운전사의 텃새..."길도 모르는 주제에"

고씨는 먼저 택시운전사들의 불친절에 대해 꼬집었다.

그는 "운전실력이 형편없는 것은 아니지만 처음가는 길에서 우회전을 해야할지 좌회전을 해야할지 헤매기도하고, 네비게이션이 엉뚱한 곳으로 길을 안내해 우왕좌왕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고씨는 "그럴때마다 항상 택시가 옆에 있었기에 길을 물어봤는데, 돌아오는 대답은 '길도 모르는 주제에 운전을 하고 다니냐?', '네비한테 물어봐라'였다"고 털어놨다.

고씨는 "지금 살고 있는 동네에서도 평생 이런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며 "혼자만 있었으면 크게 신경쓰지도 않았겠지만, 부모님 기분까지 망가뜨리게 되니 즐거웠던 기분이 벼랑끝까지 떨어지더라"라고 토로했다.

택시운전사들의 불친절은 도로에서뿐만이 아니었다.

장애를 안고있는 부모님의 한라산 등반이 어려워 한라산 자락이라도 보여주기 위해 성판악 휴게소를 찾은 고씨. 휴게소 인근에 자리를 잡고 텃새를 부리는 택시기사들 덕분에 제대로된 구경은 커녕 차를 세워보지도 못하고 내려오게 됐다.

고씨는 부모님이 잠시 화장실을 들리겠다고 하자 성판악 관광지로 들어가는 입구 끝자락에 잠시 정차했지만, 근처에 있던 택시기사들이 다짜고짜 반말로 쏘아대는 통에 황급히 자리를 벗어날 수 밖에 없었다.

그는 "택시운전기사들이 '지금 어디로 들어왔어?', '여기다 주차하지말고 저리 가'라는 둥 무슨말인지 알아듣지도 못하는 말로 계속 쏘아댔다"며 "비꼬지말고 '여기에 주차하면 안된다'고 한마디만 설명해주면 되는 것 아니냐"며 분해했다.

고씨는 "성판악휴게소 주차장에는 하산하는 등반객을 기다리는 택시들이 모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 대체 이 주차장은 누구를 위한 공간인지 묻고싶다"면서 "잠시 휴게소를 들린 사람은 아예 주차할 곳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 물 빠진 해수탕..."집에다 탕 만들던가!"

고씨의 수난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마지막 날 숙소가 위치한 함덕리를 찾은 고씨는 어머니와 함께 지친 근육을 달래기 위해 인근 해수탕을 찾아갔다.

오후 9시20분쯤 해수탕에 들어간 고씨는 매표소 앞에 '10시 30분까지 운영한다'고 설명하는 팻말을 보고 오래는 못있어도 잠시 앉았다 나가면 되겠다 생각하며 탕으로 들어갔다.

매표소종업원은 청소를 해야하니 10시 20분쯤에는 나와줘야 한다고 요청했고, 고씨는 흔쾌히 수락했다. 그런데, 고씨 일행이 들어간 해수탕에는 이미 물이 거의 빠져 있었다.

황당한 고씨는 탕 밖에서 청소하고 있는 종업원에게 "들어오기전에 지금 청소중이라 물을 뺏다고 말해 줄수는 없었느냐?"라고 물으며 "알았다면 그냥 숙소에 가서 샤워했을 것 아니겠냐"고 따졌다.

매표소에서 이미 말을 해준 줄 알았다던가 깜박잊고 미리 말을 못했다는 답변을 기대했던 고씨. 이를 무색케하며 돌아온 답변은 "왜 나한테 그래? 나가서 사장한테 얘기해"였다.

오히려 역정을 내며 덤비는 종업원을 보며 당황한 고씨는 일단 옷을 챙겨 입어야겠다는 생각에 뒤로 돌아섰다.

그러자 종업원과 단골로 보이는 손님들은 서로 "저것들이 지금 들어와서 물 뺏다고 XX하잖아"라는 둥, 싸가지가 어떻다는 둥 뒷말을 하기 시작했다.

도저히 못참겠다 싶어 고씨는 "왜 뒤에서 쑥덕거리냐 내가 못한말 한 것이냐"고 따졌고, 이에 종업원은 "그럼 집에다 탕 하나 만들어놓고 목욕하지 왜 여기와서 XX하느냐"고 말했다.

4명 정도가 떼를 지어 위협적으로 덤비는 통에 고씨 일행은 일단 사장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그런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자초지종을 묻기도 전에 사장은 "당신들 뭔데 이렇게 시끄럽게 떠드냐"며 "서울X들은 다 그러냐? 너네 동네 목욕탕은 늦게까지 하냐? 너 돈 많냐?"고 쏘아붙였다.

상황을 전해들은 고씨의 아버지가 목욕탕을 찾아오자 기세등등하던 종업원들은 조용히 사라졌고, 고씨는 더이상 문제를 만들기 싫어 되려 화가 잔뜩난 아버지를 모시고 탕 밖으로 빠져나왔다.

온갖 수난을 겪은 고씨는 "관광지에서 일하고 있는 서비스업체가 이렇게 불친절하고 몰상식해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이번 4박5일간의 일정을 통해 제주도가 참 많이 불친절하고, 외지인에 대한 경계가 많은 곳이라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도민들의 관광지 주인의식도, 서비스정신도 개선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며 "이런 기억을 안고 돌아가지만 제주를 찾는 많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관광지 사람들의 주인의식이 나아져야하지 않겠나"라고 꼬집었다.

고씨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만 그렇다는 것은 잘 알겠지만, 다시는 제주를 찾아올 것 같지 않다"면서 관계당국에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했다. 

한편 고씨의 호소는 현재 제주특별자치도 홈페이지 관광신문고에 접수된 상황이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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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덕배 어린이 2011-03-02 14:03:07 | 211.***.***.89
damn it~
제주도 뭔 망신이냐..택시 기사들 문제 많다. 물론 일부겠지만 욕쟁이 택시기사들은 랩으로 욕을 하더라..그 욕을 듣고 있자니 욕에도 라임이 있다는 걸 알았다.
더 늦기 전에 주기적인 인성교육 통해 수료한 사람에게만 택시자격증을 발급할 때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