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미년의 함성...제주에 퍼진 "대한독립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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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미년의 함성...제주에 퍼진 "대한독립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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궂은 날씨 '만세대행진'..."나라 잃은 설움만 하겠어요"
3.1절 조천만세동산에 모인 시민들이 함께 만세를 외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아무리 날씨가 좋지 않아 고생한들 나라 잃은 설움만 하겠습니까."

거세게 몰아치는 비바람도 이들의 함성을 막을 수 없었다. 3.1절을 맞이한 1일 제주에서는 92년 전 기미독립운동을 기리는 만세함성이 울려퍼졌다.

기미독립운동 92주년 기념 제19회 만세대행진 및 3.1절 기념식이 제주시 조천읍 일대에서 거행됐다.

조천청년회의소(회장 고영식)와 조천읍연합청년회, 조천읍새마을부녀회, 조천읍민속보존회가 주최하고, 제주청년회의소 주관으로 진행된 이날 만세대행진에서는 두 무리로 나뉘어진 군중이 각각 신촌초등학교와 함덕초등학교를 기점으로 해 태극기를 들고 기미년 당시 조천만세운동을 재현했다.

만세동산에서 만난 이들은 다함께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며 그날의 감격을 함께하며 선열의 넋을 기렸다.

조천만세동산 일대에서 열린 만세대행진. <헤드라인제주>

오전 8시 신촌초등학교 운동장에는 관내 초등학생부터 중.고등학생, 자생단체 회원들과 독립유공자까지 수백명의 시민이 무리를 이뤘다.

유난히도 쌀쌀한 아침공기에 얄궂은 비까지 떨어지는 날씨, 게다가 바람까지 거세게 부는 통에 주최측은 잠시 행진을 진행해야하는지의 여부를 고민했다.

행진을 이끄는 횃불도 강한 바람에 꺼지고, 펄럭이는 태극기를 드는 것도 쉽지 않았던 것이다. 또 40분 이상 걸어야 하는 조천만세동산까지의 거리가 그리 가깝지만은 않았기 때문에 혹시 모를 안전사고가 생기지 않을까도 우려됐다.

하지만 이내 행사를 강행키로 결정하고 급한데로 미리 준비한 우비와 장갑을 참가자들에게 나눠주며 행진을 시작했다. 출발을 알리는 "대한독립만세"가 터져나오자 무리들은 줄지어 대형 태극기를 따르기 시작했다.

행진에 참가한 시민들이 "대한독립만세"를 외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신촌초등학교를 나선 만세대행진. <헤드라인제주>

군중이 운동장 밖을 나서고 몇 분이 채 되지 않자 비가 뚝 그치고, 바람도 다소 잠잠해졌다. 무리중의 한 시민은 "선열들이 우리의 행진을 도와준다"며 기뻐하기도 했다.

누군가가 선창하면 한 목소리로 만세를 외치며 행진은 40여분간 이어졌다.

기미년의 '독립만세'는 간절한 염원을 담은 외침이었다면 오늘의 '독립만세'는 이미 그들의 희생으로 이뤄낸 자주독립의 기쁨을 만끽하는 외침이었다.

함덕중학교 조창호 학생은 "봉사활동 때문에 참가하기는 했지만 막상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니 느낀점이 많다"며 "그 분들 덕분에 우리가 이렇게 살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영은 어린이(10)는 "많이 춥기는 한데, 직접 와보니 의미있고 참 좋은 것 같다"면서 "나도 유관순 언니같은 사람이 되고싶다"고 말했다.

6.25 참전용사로 국가유공자가 된 오승만(82)씨는 "나라를 지킨 날인데 당연히 참석해야 한다"며 긴 발걸음을 마다하지 않았다.

대형 태극기가 조천만세동산을 오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조천만세동산 앞 마당에서 풍물공연이 벌어졌다. <헤드라인제주>
일제당시 우리 민족의 수난을 그려낸 퍼포먼스. <헤드라인제주>

곧 신촌교와 함덕교에서 출발해 조천만세동산에서 만난 두 편의 무리는 각자 자리를 잡았다.

일제당시 우리 민족이 당했던 수난에 대한 연극이 펼쳐지고, 결국 광복을 쟁취하는 내용으로 극이 끝나자 참가자들은 다시한번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

고영식 조천청년회의소 회장은 "과거에 선조들이 미밋동산에서 투쟁한 독립운동을 재현하기 위해 궂은 날씨에도 행사를 강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후손들이 선조들의 독립 정신을 계승하고, 또 후대에 알릴 의무가 있다"고 말하며 이후에도 행사를 이어나갈 것을 밝혔다.

한편, 이날 만세행진에 이어 조천체육관에서는 제92주년 3.1절 기념식이 열렸다. 기념식에는 우근민 제주도지사를 비롯한 각급 기관.단체 관계자, 도민들이 모여 순국선열에 대한 넋을 기리고 함께 만세삼창을 외쳤다.<헤드라인제주>

1일 제주시 조천체육관에서 열린 3.1절 기념식. <헤드라인제주>
1일 제주시 조천체육관에서 열린 3.1절 기념식. <헤드라인제주>
부익재 광복회 제주도지부장이 독립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3.1절 기념식에서 광복회원들이 묵념을 하고있다. <헤드라인제주>
1일 제주시 조천체육관에서 열린 3.1절 기념식. <헤드라인제주>


1일 제주시 조천체육관에서 열린 3.1절 기념식. &lt;헤드라인제주&gt;
1일 제주시 조천체육관에서 열린 3.1절 기념식. <헤드라인제주>

학생들도 함께 외친 &quot;대한독립만세&quot;. &lt;헤드라인제주&gt;
학생들도 함께 외친 "대한독립만세".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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