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촌스럽고 건방진 표현이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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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촌스럽고 건방진 표현이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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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김영보 교사가 교육청 앞 '1인 시위' 나선 까닭은?
"제주어 소멸위기는 교육청 잘못...학교내 '사투리' 허용돼야"

노동단체의 길거리 투쟁과, 전교조 등 시민단체의 정당후원 교사 징계 철회촉구 집회 등으로 어수선함을 보인 25일 오후 제주도교육청 정문 앞.

한 남자가 교육청 정문 앞에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자, 주변의 관심이 집중됐다.

노동단체 소속의 노사갈등 문제일까, 아니면 교사 징계문제에 대한 항의일까.

그러나 이 예상은 빗나갔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사투리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였다. 이 '1인 시위'를 벌인 사람은 현재 모 고교 상업선생인 김영보 교사.

학교내 사투리(제주어) 허용을 요구하며 '1인 시위'에 나선 김영보 교사. <헤드라인제주>
김영보 교사가 학교내 사투리(제주어) 허용 요구'1인 시위'를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김영보 교사의 학교내 사투리(제주어) 허용 요구 '1인 시위'. <헤드라인제주>

'학교에서 제주어 사용을 허용하고 적극 추진하라'라는게 그의 요구사항이다. 제주어가 소멸될 위기에 처한 데에는 교육청의 책임이 크다고 항변했다.

제주어를 '촌스럽고 건방진 사투리'라며 40년 이상 학교 내에서 사용하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제주어가 소멸될 위기에 처한 것은 학교 내에서 '사투리'라며 쓰지 못하도록 한 교육청의 책임이 매우 크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그는 "상황이 유네스크에 소멸위기 언어로 등록될 만큼 심각한데도 교육청은 이 잘못된 교육정책을 바로 잡으려 하지 않고 있다"고 힐난했다.

"위기에 처한 언어로 등록된다고 하더라도 언론에 몇번 보도가 나왔을 때 잠시 뿐, 아무도 심각하게 생각하려 하지 않아 더욱 화가 나요. 지금의 할망 하르방들이 죽고 나면 누가 제주어를 이어 나가겠어요? 아마 사라지고 말테죠."

"국어선생도 아닌 상업선생이 오죽 답답했으면 이러겠어요?"

"저는 국어선생도 아니고 상업선생인데, 오죽 답답했으면 이 자리에 섰겠어요?"라는 그는 지금 이 상황을 잘 넘기려면 학교 내에서 '제주어' 사용을 허용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교과용 도서가 표준어로 돼 있는 것은 학생들이 표준어를 체계적으로 배우기 위한 것이고, 국가 공동체 구성원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한 것이기 때문 아니에요?"

그러나 이 표준어 교육정책을 제주도교육청은 잘못 받아들였고, 제주어에 대한 도를 넘었다고 주장했다.

"표준어 교육 정책이 교과용 도서는 표준어로 만들어 사용하지만, 지역어를 사용하지 말라고 까지 했던 것은 아니다"는게 그의 해석이다.

"우리 세대는 학교에서는 수업 시간은 물론 교사와 학생 간의 대화에도 제주어를 사용하지 못하게 했어요. 제주어를 사용했다간 촌스럽고 건방지다는 질책을 들어야 했고, 때론 매도 맞았죠. 학교에서 교사에게 체벌을 받고 있는 학생이 어쩌다 무심코 제주어를 사용했다간 한 대 더 맞았지 않아요? 촌스럽고 건방지다는 이유 때문이죠."

#"학교내 제주어 사용은 금지시키면서, '제주어 보전' 노력한다고?"

학교 내에는 학생들간에도 '제주어'를 절대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교육청 당국이 제주어 살리기에 노력하고 있다는 이중성을 보이고 있는 문제도 지적했다.

그의 말처럼, 제주도교육청은 '제주어 말하기 대회'를 비롯해 '제주어 동요부르기', '제주어시화전', '제주어축제' 등의 행사를 개최하거나 지원하고 있다.

교육청 당국은 이 행사 지원 이에도 학교 내에서 제주어 교육이 이뤄지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제주어 사용'은 금지시키고 있다.

교육청 당국의 답변을 듣고도 이날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인 김 교사는 바로 이 점 때문이다.

김영보 교사의 학교내 사투리(제주어) 허용 요구 '1인 시위'. <헤드라인제주>

"이런 저런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죠. 평상시 제주어를 자연스럽게 사용하도록 유도하지 않는 이상, 다음 세대에서는 아마 제주어가 소멸되고 말 겁니다."

결국 외형적으로는 제주어 살리기를 한다고 하면서, 또다른 한편으로는 '제주어'를 통제하고 있는 교육청당국의 이중적 플레이가 김 교사로 하여금 '1인 시위'에 나서도록 한 셈이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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